IVIG 바닥 난 아동병원…3차병원, 대체치료 준비
학회-식약처-제약사 회동에도 해결책 못 찾아
“약가 인상 등 정부 적극적 해결 노력 필요하다”

면역글로불린제제(IVIG) 국내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소아 환자 치료에도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헌혈 감소로 면역글로불린을 만드는 원료 감소와 낮은 약가 등이 공급난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면역글로불린제제(IVIG) 국내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소아 환자 치료에도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헌혈 감소로 면역글로불린을 만드는 원료 감소와 낮은 약가 등이 공급난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면역글로불린제제(IVIG) 국내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소아 환자 치료에도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헌혈 감소로 면역글로불린을 만드는 원료 감소와 낮은 약가 등이 공급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아동병원의 면역글로불린 물량은 이미 바닥이 난 상황이며, 공급이 막힌 대학병원도 재고가 떨어졌을 때를 대비한 면역글로불린 대체 치료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면역글로불린 품절 사태 해결을 요청하며 지난 24일 면역글로불린 제조업체인 녹십자, SK플라즈마 등과 만나 공급 개선책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제조업체들은 대한적십자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혈장을 받아 면역글로불린을 만든다. 그런데 국내 헌혈 자체가 감소하면서 원료가 부족해졌고 이에 따라 수입 혈장 의존도가 올라갔지만 크게 오른 수입 혈장 가격 대비 국내 약가가 낮다보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헌혈 건수는 260만4,437건으로 2020년 261만1,401건 보다 6,964건이 감소했다. 지난 2019년 279만1,092건과 비교하면 18만6,655건이나 줄었다. 이에 따라 국내 혈장분획제제용 혈장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수입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국내 혈장분획제제용 혈장 공급량의 국내 사용량은 지난 2016년에 56만8,040L(81.4%)였으나, 지난해 47만4,103L(45.6%)로 감소했다. 반면 해외수입 혈장량은 2016년에는 12만9,753L에 그쳤으나 지난해 2022년 56만4,822L까지 증가하면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 최용재 부회장은 “우리 병원에서도 면역글로불린이 떨어져 마지막 환자에게 사용한 게 며칠 안 됐다”며 “이제 약이 없어서 못 쓴다. 제약회사에서는 국내에서 약을 만들어 유통하면 손해니 우리나라에서 쓸 약도 없는데 해외로 수출한다고 하니 답답한 실정”이라고 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은병욱 보험이사는 “소아청소년과 입장에서는 지금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며 “부족한 면역글로불린을 어떻게든 꼭 필요한 아이들에게만 쓰는 방향으로 아껴 써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수급이 어려워 7~9월까지 (치료를 받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은병욱 보험이사는 “아동병원 쪽에서는 물량이 거의 다 소진된 걸로 알고 있다. 대학병원에서는 부족하지 않고 지나갈 수 있을 정도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방역이 완화되면서 가와사키병이 다시 늘고 있다”며 “수요는 점점 증가하는데 (치료제) 공급이 안 되니 면역글로불린 대체치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은 보험이사는 “혈장분획제제 공급 문제에 수가까지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해결책을 찾는 다는 게) 어려웠다”며 “더욱이 해외로 수출하면 더 많은 돈을 받는다고 하니 제약사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에 넉넉하게 공급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병욱 보험이사는 “식약처에서는 혈장분획제제 제품 판매 전 국가에서 검정하는 기간을 단축시켜 준다는데 사실은 현 사태 해결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수가가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식약처는 물론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다같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줘야 한다”고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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