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성균관대 약학대학·한국혈우재단 등 공동연구
헴리브라, 병용치료에도 심각한 혈전질환 발현 보고 없어

세상을 바꾼 신약으로 일컬어지는 A형 혈우병 신약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의 혈전 이상사례 보고율이 기존 치료제인 8인자제제의 2.83배라는 데이터가 나왔다. A형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 가운데 제8인자가 부족해 출혈 위험이 높은 희귀병이다. 

헴리브라는 혈우병 환자의 몸속에 부족한 혈액응고 제8인자를 모방하는 혁신 신약으로, A형 혈우병치료제 중 유일하게 기존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항체 환자와 비항체 환자 모두 사용 가능한 장점이 있으며, 최대 4주 1회 피하주사로 출혈 빈도를 낮추는 효과가 뛰어난 약으로 평가받는다. 8인자제제는 반감기가 짧아 정맥주사로 매일 혹은 2일에 한 번씩 주사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 이상 반응이 항체 발생이다. 

GC녹십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이상사례보고시스템(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 FAERS)에 보고된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의 혈전 이상 사례를 분석한 이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열린 미국출혈장애학회(Bleeding Disorders Conference, BDC)에서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미국혈우병재단(NHF)에서 올해 75번째로 주최하는 미국출혈장애학회는 출혈 장애에 대한 전문가들이 모여 관련 지식과 최신 연구를 공유하는 국제 학회로 17~19일(현지시각) 메릴랜드주에서 개최됐다.

이번 연구는 GC녹십자 데이터사이언스팀 최봉규 팀장과 성균관대 약학대학 신주영 교수, 한국혈우재단 부설의원 유기영 원장 등 산학연 공동연구의 결과물이다. 연구팀이 지난 5년간(2018년~2022년) FAERS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이상 사례 총 2,383건 중 혈전 이상 사례는 97건으로 전체 이상 사례의 4.07%를 차지했다.

실제 헴리브라의 임상시험(HAVEN1~4 연구)에 따르면, 헴리브라 투여 환자 중 대부분의 부작용은 경미한 주사부위 발현(ISR)이었다. HAVEN1 연구에서 일부 환자에게 혈전사건(TE) 또는 혈전성 미세혈관병증(TMA)이 관찰됐으나, 이는 혈장유래 복합제제와의 병용에 따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반면, 가장 많은 이상 반응이 항체 발생인 '8인자제제'는 전체 이상 사례에서 혈전 이상 사례가 1.44%였다. 즉,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 투여군 각각의 전체 부작용 대비 혈전 이상 사례를 비교했을 때 헴리브라의 혈전 이상 사례 보고율이 8인자제제보다 2.83배 높게 나왔다는 것인데, 이는 약제 간 이상반응이 서로 다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앞서 지난 3월 유럽의약품안전관리시스템 데이타베이스(Eudravigilance database)를 이용한 연구에서도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혈전 이상 사례 보고율도 EHL 8인자제제(반감기연장제제)보다 약 2.77배 높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만한 점으로 우회제제(BPAs)와 병용을 제외한 헴리브라 단독 투여군에서도 8인자제제 대비 혈전 이상 사례가 약 1.84배였다고 덧붙였다.

최근 연구에서 헴리브라와 활성형 프로트롬빈 복합체(aPPC) 등 우회제제(BPAs)와 병용했을 경우 심각한 혈전 질환이 발현됐다는 임상 결과는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헴리브라 관련 혈전 이상사례 총 97건 중 우회제제(BPAs) 병용이 없는 혈전 이상사례가 총 62건으로 우회제제(BPAs) 병용이 있는 혈전 이상사례 35건 보다 더 많았다는 것이 추가로 확인됐다.

한국혈우재단 유기영 원장은 “미국 FAERS에 보고된 리얼월드데이터(RWD)를 이용해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의 부작용 사례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다양한 혈우병 신약 출시를 반기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혈전 이상 사례를 포함한 실제 의료현장에서 혈우병 신약의 안전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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