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피지훈·팽진철 교수 연구팀 첫 규명
핵의학검사 통해 '메티오닌 대사' 수준으로 예측 
대사 활발 시 부분절제 아닌 '전절제술'로 위험↓

왼쪽부터 피지훈 교수, 팽진철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피지훈 교수, 팽진철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소아 희귀 뇌종양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DNET)' 첫 치료 전 재발 위험을 예측해 바뀐 치료 전략으로 재발 위험을 낮출 길이 열렸다. 

29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소아신경외과 피지훈 교수·핵의학과 팽진철 교수 연구팀이 1997년부터 2021년 사이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DNET 환자가 수술 전에 한 핵의학검사 매티오닌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MET-PET)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 같은 방법을 제시했다.

DNET는 소아·청소년에게 주로 발병해 경련을 유발하는 희귀한 뇌종양으로, 통증이 없고 진행이 느리며, 수술 후 종양이 일부 남아있더라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일명 ‘얌전한’ 종양으로 불린다. 예후가 좋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빈번하게 재발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술 받은 DNET 환자의 20~30%에서 재발이 일어났다는 해외 보고가 있다. 5명 중 1~2명이 수술 뒤 종양이나 경련을 다시 겪는 것이다. 

연구팀은 재발성 DNET에는 다른 종양과 구별되는 대사적 특징이 있다는 가설을 세운 뒤, 뇌종양 핵의학검사기법의 하나인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MET-PET) 검사로 종양의 대사 활동을 분석했다.

MET-PET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메티오닌’ 기반의 방사성 약품을 주입하고, 이 약품이 분포된 모습을 촬영한다. 종양세포는 MET-PET 영상에서 주변에 비해 밝게 보이는데, 종양에서 메티오닌을 많이 흡수해 대사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DNET의 메티오닌 흡수량과 수술 후 조절 불가능한 경련 재발·종양 성장·종양 출혈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수술 받은 환자의 MET-PET 검사 데이터 27건을 분석했다. 종양과 종양 주변의 위성병변(satellite lesion)을 모두 제거한 '전절제술' 데이터 10건과 위성병변 또는 종양 일부가 남은 '불완전절제술' 데이터 17건 등이다. 

분석 결과, 종양의 메티오닌 대사가 활발했던 환자 중 ‘전절제술’로 종양이 완전히 제거된 환자는 아무도 수술 후 재발이나 경련을 겪지 않았다.

​​[그래픽 설명] 7세 DNET 남아의 MRI와 MET-PET 영상. 수술 전부터 MET-PET 영상에서 메티오닌 대사가 활발한 모습. 이 환아는 부분절제술 1.7년 후 경련이 재발·악화해 전절제술을 다시 해야 했다. 그래픽=서울대병원 제공
​​[그래픽 설명] 7세 DNET 남아의 MRI와 MET-PET 영상. 수술 전부터 MET-PET 영상에서 메티오닌 대사가 활발한 모습. 이 환아는 부분절제술 1.7년 후 경련이 재발·악화해 전절제술을 다시 해야 했다. 그래픽=서울대병원 제공

불완전절제술을 받았지만 메티오닌 대사가 낮거나 보통 수준이었던 27%의 환자가 재발이나 경련 등을 겪었다. 불완전절제술을 받았으며 종양의 메티오닌 대사가 활발했던 환자의 경우에는 100% 모두 수술 후 경련 또는 종양의 재발을 경험했다. 

메티오닌을 많이 흡수해 종양의 대사가 활발한 환자는 수술 후 종양이 남아있을 경우 재발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커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피지훈 교수는 “이번 연구로 MET-PET 영상에서 확인되는 메티오닌 대사 활동을 활용해 DNET 환자의 수술 예후를 예측하고, 전절제술이 필요한 케이스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종양과 구별되는 희귀한 종양인 DNET에 대한 이해를 한 층 높일 수 있었으며, 향후 유전체 분석 기술과 이 결과를 접목한 심도 있는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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