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인구의 약 65~85%에서 관찰될 만큼 흔한 심장판막질환인 '삼첨판막 역류증'이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되는 원인 2가지가 밝혀졌다. 고령에서 다발하는 대표적 심장질환 '심방세동'과 더불어 우심방이 많이 늘어나 있을수록  중등도 이상의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삼첨판막 역류증은 우심방과 우심실 사이 관문인 삼첨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심장 수축 시 우심실에서 우심방으로 피가 역류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심장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데, 경증 환자의 경우 이 질환이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중등도 이상의 삼첨판막 역류증은 우심실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 질환이다. 

서울대병원은 이 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빈 교수·곽순구 전문의(현 군의관) 연구팀이 2007~2019년 심장초음파 검사에서 확인된 경증의 삼첨판막 역류증 환자를 대상으로 심방세동과 우심방 변형이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의 진행과 예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 연구 결과를 이같이 8일 발표했다.

삼천판막 주변 구조물의 변형 탓에 나타나는 삼첨판막 역류증의 하나인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은 심방의 구조적 변형이 초래돼 삼첨판막 폐쇄 장애가 나타나 발생한다. 그러나 이 병의 발생기전과 위험인자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치료와 관리 방법이 확립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연구팀은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 진행의 위험인자를 찾고 우측 심장의 구조적 변형과의 연관성을 규명하며 나아가 중등도 이상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 환자들의 예후를 확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07~2019년 서울대병원에서 심초음파 검사를 통해 경증의 삼첨판막 역류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1년 이후 추적 검사를 시행한 환자 833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심방세동과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의 연관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다른 일차성 및 이차성 삼첨판막 역류증 원인이 있는 환자들은 모두 제외했다. 연구 대상자 중 약 35%에 해당하는 291명에서 심방세동이 있었다. 

이후 약 4.6년의 추적 기간 동안 약 4%에 해당하는 33명의 환자에서 중등도 이상의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이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33명 중 대다수인 30명은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였다. 실제 분석 결과 심방세동이 있는 경우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이 발생할 위험비가 약 8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심방세동이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 발생의 강력한 위험인자임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심장초음파 지표 중 우심방의 크기가 클수록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심실의 크기에 비해 우심방이 더 뚜렷하게 확장된 경우에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이 호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중등도 이상의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이 발생한 경우 사망, 심부전, 판막질환으로 인한 수술을 포함한 심혈관계 예후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빈 교수는 “경증의 삼첨판막 역류증 환자에서 심방세동이 진단된 경우, 특히 우심방의 확장이 동반된 경우 중등도 이상의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 발생 위험이 높았다”며 “이번 연구 결과와 후속 연구를 통해 심방 기능성 삼첨판막 역류증의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면 이들에 대해 보다 면밀한 추적 심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적절한 시기에 진단·교정이 가능해져 환자들의 예후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심혈관 영상저널(JACC Cardiovasc Imaging)’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