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급여 적정성 심의…노바티스 "기준설정 과정서 입장차 못좁혀"
실명퇴치운동본부 "비급여 이해안돼…유전자 치료제 개발의지 꺾는 것"
아토피치료제 '시빈코정'·혈당조절 보조제 '엔블로정'은 조건부 인정

한국노바티스 유전성망막질환(IRD) 최초의 원샷 유전자치료제 '럭스터나(보레티진네파보벡)'가 급여 문턱을 넘는데 실패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일 제3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한국노바티스의 IRD 치료제 '럭스터나', 한국화이자제약의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빈코정',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식사 및 운동요법 보조제 '엔블로정'에 대한 급여 적정성을 심사했다. 심사결과 한국노바티스의 '럭스터나'는 급여 문턱을 넘지 못하고 비급여로 결정됐다. 

노바티스 유전성 망막질환 유전자 치료제 '럭스터나'
노바티스 유전성 망막질환 유전자 치료제 '럭스터나'

럭스터나는 유전성망막질환 발생 원인 중 하나인 RPE65 유전자가 결핍되거나 결함이 있는 경우 단 1회 투여만으로 정상적인 유전자로 대체해 시기능을 개선시키는 유전자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1년 9월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했지만, 9억5,000만원이라는 약가 허들 때문에 론칭이 미뤄지고 있었다.

한국노바티스 측은  빠른 시일 내 급여권 진입에 재도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심평원과 회사 양측 모두 럭스터나의 급여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급여기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비급여 판정을 받게 됐다"며 "하지만 국내 RPE65-IRD 환자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럭스터나 급여 등재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약평위에서 럭스터나가 급여권 진입에 실패한 데 대해 IRD 환자들의 실망도 적지 않다. 럭스터나는 이중대립유전자 RPE65 돌연변이로 실명에 이르는 유전성 망막질환 환자들에게 대체약제 등의 치료옵션이 없는 유일한 유전자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실명퇴치운동본부 박효순 기획실장은 코리아헬스로그와의 통화에서 "RPE65 유전자의 이중대립형질 돌연변이로 인한 유전성 망막 질환 치료에 승인된 럭스터나의 경우 사실 환자 수로 보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럭스터나가 급여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후속으로 개발될 수 있었던 모든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기대를 꺾은 것이라는 점에서 실망감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유전자 치료제가 희귀질환을 타깃해서 나오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만큼 분명한 유전자 변이가 있기 때문에, phenotype하고의 연결성이 분명했기 때문"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약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결과는 비단 희귀질환의 유전자 치료제 발전 방향만이 아니라 암이나 여러 질환들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의 방향성, 개발의지를 꺾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심평원은 이날 한국화이자제약의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청소년의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빈코정(아브로시티닙) 50·100·200밀리그램'과 대웅제약·한올바이오파마·대웅바이오가 신청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식사요법 및 운동요법 보조제 '엔블로정(이나보글리플로진) 0.3밀리그램 등 3품목에 대해서는 '평가금액 이하 수용시'라는 조건 하에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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