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질환 최초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당뇨병성 황반부종에도 효과
라니비주맙·애플리버셉트 한계 극복…긴 투약기간으로 편의성 개선

기존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의 한계를 개선한 안과질환 최초의 이중특이항체(Bispecific antibody) 치료제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가 4개월에 1회 투여라는 장점을 내세우며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1월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바비스모는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의 발병 경로인 혈관내피성장인자-A(VEGF-A)와 안지오포이에틴-2(Ang-2)를 모두 표적해 보다 포괄적으로 발병 요인을 차단한다. 

한국로슈는 지난 7일 신생혈관성(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nAMD)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치료제 바비스모의 국내 허가를 기념하는 온·오프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바비스모의 임상적 가치를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바비스모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김안과병원 김재휘 교수가 참석해 nAMD와 DME 치료의 현주소와 함께 새로운 치료 옵션 바비스모의 임상적 혜택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재휘 교수에 따르면 연령관련 황반변성(AMD)은 50세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시력 저하의 주된 원인으로 망막 부르크막(Bruch’s membrane)과 망막 색소 상피(retinal pigment epithelium) 및 맥락막 모세혈관 복합체에 발생하는 변성 질환이다.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발생하는 만성·진행성 질환인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구분하는데, 건성의 경우 시력 저하가 크지 않지만 습성은 비정상적인 혈관(신생혈관)이 자라며 삼출물과 혈액 등이 흘러나와 황반에 손상을 입힘으로써 중심시력이 나빠지게 된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김재휘 교수는 “nAMD와 DME 모두 나이와 상관관계가 있으며, 연령의 증가에 따라 유병률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만큼 앞으로 질병 부담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적절히 관리하지 않는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인 만큼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 전략이 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두 질환의 주요 치료법으로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 VEGF) 유리체강 내 주사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시력향상 및 해부학적 개선을 유지하기 위해 장기간 정기적인 주사 투여가 필요해 환자들의 신체적·심리적·경제적 부담이 높다"면서 "따라서 효과 및 안전성 프로파일과 함께 치료 효과가 보다 오래 지속돼 투여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있었다”고 전했다.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항혈관내피성장인자의 유리체강 내 주사는 미국안과학회에서도 골드 스탠다드 치료방법으로 권고되고 있다. 현재 습성 연령관련 약물로는 ▲라니비주맙(제품명: 루센티스) ▲애플리버셉트(제품명: 아일리아) ▲브롤루시주맙(제품명: 비오뷰)이, 당뇨병성 황반부종에는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가 사용되고 있다. 

김 교수는 그러나 "기존의 이같은 치료제들은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에 제한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이같은 제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비스모가 기존 치료제의 제한점을 보완한 약물임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바비스모는 VEGF-A와 Ang-2에 동시에 작용하여 신속한 초기 부종 소실 효과를 보이며,  16주 간격의 긴 투여 간격으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와 유사한 효과와 안전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는 환자 및 의료진의 치료에 대한 부담을 경감하고 장기적으로 치료에 따른 사회 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바비스모는 총 3,000명 이상의 nAMD 및 DME 환자가 참여한 4건의 대규모 글로벌 임상연구를 통해 최대 4개월(16주)까지 치료 간격을 넓히고, 최소 연 3회 투여를 통해 효과적인 시력 유지 및 개선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nAMD 치료 관련 임상연구(TENAYA 및 LUCERNE)와 DME 치료 관련 임상연구(YOSEMITE 및 RHINE)에서 모두 치료 2년 차에 바비스모 투여 환자의 5명 중 3명(약 60%)은 4개월의 투약 간격을 유지했다. 

또한 치료의 기준이 되는 해부학적 변화에서도 빠른 개선을 나타냈다.

안과 질환에서 황반중심두께(CST; central subfield thickness) 등을 포함한 해부학적 지표는 시력과 연관성이 높은 지표로, 망막 내 삼출물으로 인해 황반중심두께(CST)가 두꺼워지면 더 큰 시력 저하를 야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nAMD 치료 관련 임상연구(TENAYA 및 LUCERNE)의 통합 분석 결과, 초기 2회 투여 이후 환자의 75%에서 망막내액(IRF; intra-retinal fluid)/망막하액(SRF; sub-retinal fluid)이 소실되었으며, 4개월(16주) 간격 치료 1년 차에는 환자들의 황반중심두께(CST)가 애플리버셉트 투여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DME 치료 관련 임상연구(YOSEMITE 및 RHINE)에서도 초기 4회 투여 이후 환자의 75%에서 325um 미만의 황반중심두께(CST)를 보이며, 빠른 시력 및 해부학적 개선을 확인했다.

모든 임상연구에서 새로운 또는 예상하지 못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애플리버셉트와 비교했을 때 유사한 수준의 안구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국내에 라니비주맙이 들어온 지도 오래됐다. 약 10년 전에는 애플리버셉트가 들어와 현재 국내 환자 대부분 라비니주맙과 애플리버셉트로 치료받고 있다”며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증명한 바비스모가 황반변성 환자 치료에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로슈 닉 호리지 대표는 “이번 바비스모 허가를 통해 VEGF-A와 Ang-2를 동시에 타깃하는 차별화된 기전의 새로운 안과질환 솔루션을 국내 의료진 및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로슈는 앞으로 보다 많은 nAMD, DME 환자들이 바비스모의 치료 혜택을 통해 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실명을 예방할 수 있도록 환자 접근성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