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고혈압 4번째 新 계열 치료 옵션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PAH) 치료 분야에 새로운 계열의 신약이 등장해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MSD가 개발한 액티빈 신호 억제제 '소타터셉트'가 그것이다. 

소타터셉트는 역 리모델링(reverse remodelling)을 통해 PAH 환자에서 폐혈류의 정상 회복을 목표로 하는 치료 패러다임의 시작을 알린 약제다.

지난 6일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23/WCC)에서는 '소타터셉트'의 3상 임상연구(STELLAR 연구) 결과가 최초 공개됐다.

그림1
그림1

이 데이터는 국제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도 동시 게재됐으며, 같은 날 NEJM 편집위원들은 사설(Editorial)을 통해 이 논문을 조명해 PAH 분야에 오랜 만에 등장한 신약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30년 전 고용량 칼슘채널차단제를 시작으로 프로스타사이클린(PCA), 엔도텔린(ERA) 및 산화질소(PDE5i) 신호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들이 개발돼 현재 전세계적으로 10가지 정도의 약제가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지만 이 놀라운 발전에도 불구하고 PAH는 여전히 치명적인 질환이며, 환자들에게 기능적 및 삶의 질 향상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소타터셉트는 이 같은 상황에서 등장한 새로운 계열의 약제다. 액티빈 신호 억제제인 소타터셉트는 증식 억제 및 증식 촉진 신호 경로의 재조정을 통해 역 리모델링(reverse remodelling)을 가능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림1).

소타터셉트는 이미 2상 임상시험을 통해 기존에 단독 혹은 병용요법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서 추가 투여로 폐혈관 저항(pulmonary vascular resistance·PVR)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여준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STELLAR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 기능분류(FC) 2~3등급에 해당하는 PAH 성인 환자 323명을 대상으로 소타터셉트와 위약을 비교 평가한 3상 임상시험이다.

연구 결과, 소타터셉트는 1차 종료점인 6분 보행거리(6MWD)의 개선은 물론이고 혈역학, PAH 질병 중증도, 질병 바이오마커, 위험 점수 및 환자보고결과(patient-reported outcomes·PRO)와 같은 여러 영역에서 광범위한 임상적 이점을 보여줬다.

그림2
그림2

1차 평가변수인 24주차 기저치 대비 6MWD 변화는 위약군에서 1.4m 감소한 반면, 소타터셉트 투여군에서는 40.1m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24주차에 '6MWD 30m 이상 개선', 'NT-proBNP 30% 이상 감소하면서 300pg/mL 미만 달성 혹은 유지', 'WHO FC 2등급 유지 또는 WHO FC 개선'으로 구성된 복합적인 임상 개선을 보인 환자 비율은 소타터셉트 투여군에서 38.9%로 위약군의 10.1%와 비교해 4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또한 위약군과 비교해 소타터셉트 투여군에서는 PVR이 234.6 dynㆍsecㆍcm5, NT-proBNP가 441.6 pg/ml 개선됐으며, 위험 점수(French risk score)나 WHO FC 역시 소타터셉트 투여군에서 의미있는 개선을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소타터셉트는 사망 및 비치명적 임상 악화 사건의 위험을 위약 대비 84%까지 감소시켰다.

소타터셉트의 내약성도 우수한 편에 속했다. 위약과 비교해 소타터셉트 투여군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난 부작용은 경미한 출혈, 모세혈관확장증, 현기증, 헤모글로빈 수치 증가, 혈소판감소증 및 혈압 상승 등이었다.

이 연구를 발표한 독일 하노버 의과대학(Hannover Medical School) 마리우스 후퍼(Marius M. Hoeper)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PAH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기허가된 약제들과 병용한 소타터셉트의 임상적 유용성을 보여준다"며 "이는 PAH 치료 전략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고무적인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NEJM 편집위원들은 사설에서 "이러한 결과는 소타터셉트가 현재의 PAH 치료 약물에 더해 새롭고 임상적으로 중요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연구에 참가한 환자들이 진단 후 8년 이상 임상적으로 안정된 상태의 성인이었다는 점과 참가자의 90% 이상이 프로스타사이클린을 포함한 PAH 치료 약물로 2~3제의 안정된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점에서 어린이 환자나, 위험도나 중등도가 다른 환자, 임상적으로 불안정한 환자 및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등에서 같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편집위원들은 "이 임상시험은 일반적으로 질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가 있는 그룹인 특발성(59%) 및 유전성(18%) PAH 환자를 주요 대상으로 해 진행됐다"며 "이는 잠재적으로 소타터셉트에 대한 반응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고 언급했다.

또 "대조적으로 참가자의 15%만이 결합 조직 질환 관련 PAH를 앓았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임상 실습에서 발생하는 비중의 절반 미만"이라며 "비록 소타터셉트에 의한 출혈 사건 및 모세혈관확장증은 경미했지만, 특히 모세혈관확장증 관련 비출혈(epistaxis)과 위장관 출혈(gastrointestinal bleeding)이 우려되는 결합 조직 질환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