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50대 이후 다발·초기 근력 약화 증상으로 파킨슨병으로 오진 
루게릭병, 운동신경세포 사멸해 초기 근 위약 초래…결국 호흡곤란 유발
젊은 연령에서도 발병…10% 미만 환자서 가족력 확인·90%는 원인 불명
현재 완치 어렵지만 질병 진행 늦추는 2종의 치료제와 재활치료 시도돼

50대 이후 다발하는 데다 초기 근력 약화 증상도 유사해 '파킨슨병'과 헷갈리는 희귀질환이 있다. 바로 루게릭병이다. 루게릭병의 정확한 병명은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인데, 1920~1930년대 뉴욕 양키즈의 루 게릭이라는 유명 야구선구가 ALS에 걸리면서 루게릭병이라는 병명으로 더 넓게 불린다.

루게릭병은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해 다양한 문제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상부 운동신경세포와 하부 운동신경세포 모두에 문제가 있을 때 루게릭병이라고 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현진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아산병원'에서 "루게릭병은 대뇌의 상부 운동신경세포, 뇌관 척수의 하부 운동신경세포가 진행성으로 사멸하면서 임상적으로는 근 위약이 초기에 나타나고 결국은 호흡곤란까지 진행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50대 이후 다발해 '파킨슨병'과 헷갈리는 희귀질환이 있다. 바로 루게릭병이다. 정확한 병명은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인데, 루게릭병이라는 병명으로 흔히 불린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50대 이후 다발해 '파킨슨병'과 헷갈리는 희귀질환이 있다. 바로 루게릭병이다. 정확한 병명은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인데, 루게릭병이라는 병명으로 흔히 불린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루게릭병은 주로 50대 이후부터 발병이 늘어난다. 하지만, 그보다 젊은 나이에 발병하기도 한다. 또 남성이 여성보다 발병률이 높다.

이 병은 일부 원인 유전자가 밝혀져 있지만, 발병 원인은 현재 명확하지 않다. 과도한 신체 활동이나 두부외상이 루게릭병의 발병 확률을 높힐 수 있다는 보고가 있기는 했지만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 

김현진 교수는 "전체 ALS 환자의 10% 이내는 가족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몇 가지 원인 유전자가 알려져 있으나 대부분의 루게릭병은 유전적 영향이 없는 산발성 ALS"라며 "산발성 ALS에 산화 독성, 단백질 항상성장애 등 여러 가설이 제기됐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루게릭병은 어느 부위의 운동신경세포에 문제가 생기냐에 따라서 증상도 다양하다. 팔, 다리 힘이 빠지거나 혀 근육이 약해져서 식사할 때 쉽게 사례가 걸리거나 말이 어눌해질 수 있다. 때문에 같은 나이대에 호발하는 파킨슨병 초기 증상과 유사해 헷갈릴 수 있다. 

김 교수는 "파킨슨병은 뇌 흑질이라고 하는 부분에 있는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손실되면서 얼굴 표정이 굳고 행동이 느려지며 보행장애가 오는 질환으로 루게릭병과 다른 질환이지만 초기엔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 오진될 수 있다"며 "이외에도 많은 신경 근육질환, 전신질환 등이 ALS와 유사한 증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보고 여러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병은 증상을 토대로 신경전도, 근전도 검사를 진행하며 다른 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위해서 MRI, 혈액검사 등도 이뤄진다. 이 과정을 거쳐 상부 운동신경세포와 하부 운동신경세포의 손상 증거를 찾고 이를 설명할 다른 질환이 배제됐을 때 루게릭병으로 진단한다. 

루게릭병에 있어서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루게릭병이 진행하면 결국 호흡이 어려워진다. 그것은 삶의 질과 함께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한 이슈다.

김현진 교수는 "루게릭병의 완치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병의 경과 중 발생하는 증상을 해결하고 합병증을 예방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에서 효과를 입증해 승인받은 약제 2가지가 있다. 흥분독성을 줄여주는 리루졸과 산화독성을 줄여주는 에다라본이 그것이다. 리루졸과 에다라본은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는 효과는 없다. 다만 악화 속도를 늦춰주는 정도의 효과를 보인다. 

이외에도 초기부터 호흡 기능을 평가하고 그 호흡 기능에 따라서 호흡 재활치료와 호흡기 보조 치료를 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 삼킴곤란으로 인한 흡인성폐렴을 예방하고 충분한 영양공급을 위해 위에 튜브를 넣는 위루술도 병 초기부터 권장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루게릭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도 글로벌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유전성 ALS에 대해서는 원인 유전자를 타킷으로 해 원인 유전자의 효과를 없애기 위한 RNA 치료를 시도하고 있다"며 "산발성 ALS 환자들을 대상으로 해서는 다양한 기전을 기반으로 여러 약제의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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