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작년 말 가브레토 급여신청서 제출 암질심 대기 중 
릴리, 두 번째 급여신청 끝에 약평위 상정 결과는 재심의
RET억제제 급여 도전, MET억제제와 달리 급여 성공할까?

최근 MET 억제제들이 급여권 진입에 연달아 실패함에 따라 비슷한 상황에 놓인 RET 억제제의 급여 심사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현재 동일 기전의 표적항암제인 RET 억제제 릴리 '레테브모(성분명·셀퍼카티닙)'와 로슈 '가브레토(성분명·프랄세티닙)'의 급여 심사를 진행 중이다.

먼저 레테브모는 지난 6일 개최된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심의 안건으로 올라 '재심의' 결정을 받은 상태로,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 상정을 기다리고 있는 가브레토보다 절차에서 한 단계 앞서 있는 상황이다.

두 약제는 비슷한 시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았지만, 보유한 적응증과 급여를 향한 행보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작년 3월 11일 식약처 허가를 받은 레테브모는 ▲전이성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전신요법을 요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변이 갑상선 수질암이 있는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소아 환자 ▲방사선 요오드에 불응하고, 이전 소라페닙 및/또는 렌바티닙의 치료 경험이 있으며 전신요법을 요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융합 양성 갑상선암 성인 환자 치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3월 29일 허가 받은 가브레토는 ▲RET 융합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전신요법을 필요로 하는 RET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갑상선 수질암 성인 환자 치료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레테브모가 가브레토보다 환자의 연령대나 암종에서 좀 더 넓은 적응증을 확보한 것. 이 두 약제 모두 초기(1~2상) 임상시험에서 보여준 반응률 및 반응기간을 근거로 해 허가 받았다. 즉, 급여 심사에 한 축을 이루는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근거 수준은 두 약제 모두 미흡한 상황.

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동일 적응증에서 두 약제가 보여준 반응률 및 반응기간은 큰 차이가 없다. 특히, 폐암이나 갑상선 수질암의 경우 화학요법을 제외한 전신요법 치료 옵션이 부재해 해당 약제들이 쓰임이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두 약제는 비슷한 시기에 식약처 허가를 받았지만, 급여권 진입을 먼저 시도한 것은 레테브모다. 릴리는 허가-급여 연동제를 통해 허가와 동시에 레테브모의 급여 신청을 진행했지만, 두 달 뒤인 작년 5월 개최된 암질심에서 급여기준 설정에 실패하며 첫 시도가 좌초됐다.

이후 레테브모는 두 번째 급여 신청에서 작년 11월 암질심 문턱을 넘어서며 급여기준 설정에 성공했고, 이달 초 약평위 안건으로까지 올랐지만 심의가 미뤄진 상황이다.

반면 가브레토는 작년 말 레테브모가 암질심을 통과할 무렵에야 첫 번째 급여 신청을 진행했다.

더 넓은 적응증을 가진 레테브모가 암질심을 무사통과한 만큼, 로슈가 제출한 신청 약가와 재정분담안 등에 문제가 없다면 가브레토 역시 무난하게 암질심을 통과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업계 전망이었다.

하지만 최근 가브레토의 암질심 상정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레테브모의 약평위 심의 역시 미뤄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동일 기전의 두 약제가 동시에 급여 심사 중인 만큼 약가나 재정분담안을 협상하기에 심평원이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

이 같은 상황이 레테브모와 가브레토의 급여에 유리하게 작용될지는 미지수다. 두 약제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노바티스 '타브렉타(성분명·카프마티닙)', 머크 '텝메코(성분명·테포티닙)' 등 MET 억제제의 경우, 둘 다 급여권 진입에 실패했다.

타브렉타 역시 두 번째 시도 끝에 지난 6일 약평위 안건으로까지 올라갔지만 끝내 급여 타당성을 인정 받지 못했다. 텝메코의 첫 번째 급여 시도 역시 그보다 앞선 지난 2월 암질심 문턱을 넘지 못했다.

타브렉타와 텝메코 역시 동일 기전 표적항암제로 초기 임상시험 결과인 반응률 및 반응기간을 근거로 허가됐다는 점, 기존에 화학요법 외 치료 옵션이 부재한 상황에서 개발된 치료제라는 점에서 RET 억제제와 유사한 상황이다.

때문에 레테브모와 가브레토가 앞선 MET 억제제 사례와 달리 다가오는 약평위 및 암질심 문턱을 동시에 넘어 급여권 진입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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