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박주현 교수에게 듣는 '야간뇨'

밤마다 요의로 인해 잠을 깨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적게는 한두번이지만 심각하게는 대여섯번까지 밤마다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야간뇨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생체 리듬에도 악영향을 받으면 전반적인 건강상태도 나빠질 수 있다. 또 남성의 경우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남성호르몬 저하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야간뇨의 원인은 다양하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박주현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아산병원'에서 "전립선비대나 과민성방광 같은 비뇨의학적 문제도 있을 수 있고, 노화에 따른 항이뇨 호르몬의 감소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당뇨병이 있거나 신장 기능의 저하가 발생한 경우에도 야간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다. 박 교수는 "때론 고혈압 약제 중 이뇨제가 포함되는 경우 약 때문에 밤중에 소변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원인 질환들 말고도 야간뇨의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는 것은 잘못된 수분 섭취 습관, 수면습관"이며 "약 몇 알로 야간뇨를 고치고 싶어 하는데, 아무리 원인이 되는 비뇨기질환을 치료하고 약제를 조정하더라도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희망하는 만큼 야간뇨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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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야간뇨를 줄이는 생활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첫 번째로 하루 물 섭취를 1리터정도로 줄이는 수분 섭취 제한이 필요하다.

박주현 교수는 "물은 하루 1리터정도면 충분하다"며 "여러 매체에서 하루 2리터 물을 마시는 게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려고 노력하는데 외래에서 평가해보면 실제 필요한 양보다 지나치게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야간뇨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라면 일단 저녁식사 이후에는 수분 섭취를 최대한 제한하도록 설명한다"며 "더 중요한 부분은 낮시간에 일부러 챙겨서 물을 마시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낮시간에 근무 중 수분 섭취를 못해서 보상심리로 저녁식사 이후 수분 섭취를 많이 하는 것이 야간뇨에 굉장히 안 좋기 때문에, 낮에 일부러 챙겨서 수분 섭취를 하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일단 아침에 식사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것은 제외하고, 점심을 먹기 전까지 일부러 500cc의 물을 챙겨서 마시고 마찬가지로 점심 때부터 저녁 먹을 때까지 또 500cc정도의 물을 따로 챙겨 마시라"며 "다만 저녁식사가 끝나고 나면 약 복용하는 것을 빼고는 가급적 수분 섭취를 제한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저녁에 마지막 수분 섭취는 잠자기 2~3시간정도 전에 하고, 자기 직전에 화장실을 간 뒤 잠자리에 드는 것도 방법이다. 박주현 교수는 "만약 자기 전에 너무 입이 건조하다고 느낀다면 차라리 물로 가글 하듯이 입만 행구고 뱉을 것을 권한다"며 "이렇게까지 해야 되냐고 반문하는 분도 있는데, 그렇게 해야 불편한 야간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식사 때 '수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박 교수는 "국 한 그릇에는 사실 상당한 염분이 담겨있다. 실제로 국을 먹게 되면 단순하게 물을 마신 것보다도 더 많은 양의 소변이 만들어지게 되고, 이건 야간뇨로 이어진다"며 "국이나 찌개가 꼭 섭취하고 싶다면 아침이나 점심 식사 때 하고, 혹 저녁식사 때 국이나 찌게 반찬이 나오면 수저를 이용하지 말고 젓가락으로 건더기를 ‘젖은 나물 먹는다’ 생각하고 들 것"을 권했다. 

세 번째는 저녁식사 이후엔 과일과 더불어 맥주 한 잔조차 섭취하지 않는 것이다. 박주현 교수는 "저녁식사 이후에 과일을 먹거나 맥주 한 잔 하는 게 소소한 즐거움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 야간뇨는 절대로 고쳐지기 힘들다"며 "과일을 들려면 낮에 들고, 맥주 한 잔도 정말 꼭 마셔야겠다면 차라리 낮시간에 들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네 번째는 자기 전 핸드폰을 보지 말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야간뇨의 이유 중 하나가 잠이 깊게 들지 못한 경우"라며 "밤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계속 보다 잠들면 우리 뇌가 활성화돼 깊은 잠에 빠지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 뇌는 깨어있기 때문에 낮처럼 소변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혹은 약간의 신호만 와도 바로 잠에서 깨버려 깬김에 화장실을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생활습관 교정과 더불어 치료해야 하는 '야간뇨' 유발 질환도 있다. 바로 수면무호흡증이다. 박주현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비만이나 신체구조적 원인 등이 있을 수 있으니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의해 양압기 등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또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자꾸 입이 건조하고 목이 마르다보니 머리맡에 물컵을 갖다두고 자는 경우가 있는데, 당연히 야간뇨에 매우 좋지않은 습관"이라고 했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숙면이 어려워 자다 깰 가능성이 높은데,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을 지닌 수명무호흡증 환자의 특성 상 구강이 건조하기 때문에 물을 마시게 될 확률이 높은 게 그 이유다. 박 교수는 "가습기로 습도 조절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박주현 교수는 "밤마다 야간뇨로 수차례씩 화장실에 가는 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잘못된 수분섭취,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야간뇨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신체적 질환이나 호르몬의 문제, 혹은 다른 원인으로 인한 야간뇨일 수 있으니 비뇨의학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 질환을 파악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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