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거림‧메스꺼움‧비현실감…한달 이상 지속 시 병원 상담 받아야

자동차가 인도로 돌진해 무심히 길을 가던 행인들을 덮친다. 지하철역이나 백화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다중밀집 장소를 골라 찾아가 무고한 사람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다. 최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벌어진 묻지마식 범죄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건이 벌어진 현장은 참혹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벌어진 사건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도 많다. 사람들은 경악한다. 사람들은 공포와 불안감을 호소한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호신용품이 불티나게 팔린다.

이러한 충격이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또 다른 정신적 트라우마가 되지는 않을까.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상훈 교수에게 범죄 목격으로 생긴 트라우마에 대해 의학적 소견을 들어봤다.

Q1. 범죄 사건 현장 목격으로 정신적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나?

트라우마는 스트레스 사건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압도적인 경험을 말한다. 흔히 범죄와 전쟁폭행 등과 같이 목숨을 잃을 뻔 했던 것, 심한 부상을 당한 것, 사망 사건에 노출되는 것 또는 성폭행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거나 이와 연관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이 트라우마다.

트라우마는 직접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건이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것을 생생하게 목격하는 것도 트라우마가 된다. 따라서, 최근 신림동이나 서현역 흉기 난동과 같은 사건을 직접 목격한 경우도 트라우마를 경험한 것이다.

Q2. 트라우마 반응은 어떻게 나오나?

다양하게 나타난다. 목격한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올라서 괴롭거나 신체적 반응으로 두근거림과 숨 가쁨, 목이나 가슴이 조이는 느낌, 소화불량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불면과 과다각성, 우울멍함, 비현실감 등도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자율신경계 과활성 등 스트레스 반응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Q3. 목격했다면 어떻게 하나?

흉기 난동과 같은, 또는 이처럼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누구라도 트라우마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다만, 이는 비정상적인 환경에 대한 정상적인 우리 몸과 마음의 반응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대개 회복한다. 하지만 이러한 트라우마 반응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1개월 이상 지속하면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한다. 트라우마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정신과적 질환은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Q4. 스스로 다스리는 방법은?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후 몸과 마음이 힘들다면 다음 정신건강 수칙을 실천할 수 있다.

감정을 너무 억누르려 하지 않는다.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들과 대화한다.

친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물리적으로 너무 고립되지 않도록 한다.

적절한 휴식운동과 균형 있는 식사로 몸을 관리한다.

음악목욕명상으로 긴장을 푸는 시간을 갖는다.

이사이직 같은 큰 결정은 뒤로 미룬다.

미디어와 SNS 노출을 줄인다. 뉴스 등을 통해 유사한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기억을 유발하여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