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암 2차 치료제 국내 2/3상 IND 신청 자진취하
한독 “식약처와 이견”…美협력사는 이미 임상 착수

한독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담도암 치료제 국내 2/3상 임상시험 IND(임상시험계획)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미국 협력사와 함께 진행하는 글로벌 임상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모인다.

한독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담도암 치료제 후보물질 ‘HDB001A’ 2/3 IND 신청을 자진취하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식약처에 IND를 제출한 지 5개월만의 일이다.

당초 한독은 이전에 1회의 전신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전이성 또는 재발성 담도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HDB001A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파클리탁셀’ 단독요법 대비 HDB001A-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비교 평가할 계획이었다.

한독 본사 전경
한독 본사 전경

한독은 이번 IND 자진취하가 ‘전략적 판단에 따른 보류’라고 설명했다. 식약처의 IND 처리기한인 8월 11일까지 승인이 어려워 업체에서 취하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한독은 자료 보완 후 IND 재제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독 측은 “승인기관인 식약처에서 요청한 보완자료를 제출했고 담도암 2차 치료에 대한 미충족 의료수요에 대해 소구했으나, 2/3상 단계에 대한 식약처의 의견이 달라 본 건 처리기한 안에 승인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우선 자진취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독은 식약처와 빚은 이견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앞서 2상에서 나타난 높은 이상반응 발현율이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독은 1차 또는 2차의 전신 항암치료를 받은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전이성 또는 재발성 담도암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HD-B001A-파클리탁셀 병용 투여 2상을 진행한 바 있다.

임상 결과, 치료로 인한 3등급 이상 이상사례 발현율(TEAEs)은 HD-B001A 또는 파클리탁셀과의 인과관계와 상관없이 95.8%로 나타났으며 호중구감소증, 고혈압, 빈혈, 혈소판감소증 등이 보고됐다.

HD-B001A와 파클리탁셀을 병용 투여한 환자의 객관적반응율(ORR)은 37.5%이였으며, 부분반응(PRs)은 9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2차 치료로 투여 받은 환자 11명 중 7명이 부분반응을 보여 2차 치료에서의 객관적반응율은 63.6%로 나타났다.

한독의 HDB001A 국내 2/3상 진입이 늦어짐에 따라 미국 협력사와 함께 진행하는 글로벌 임상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모인다.

한독과 미국 나스닥 상장사 콤패스테라퓨틱스(Compass Therapeutics 이하 콤패스)는 연구 개발 협력을 통해 한국과 미국 의료기관 20곳에서 HDB001A 2/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콤패스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IND 승인을 받고 임상을 진행 중이다.

HDB001A는 국내 바이오 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이중항체로, VEGF-A와 DLL4에 작용해 암 조직 내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지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국내 상업화 권리를 한독에, 한국 제외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트리거 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했다.

이후 트리거 테라퓨틱스가 콤패스에 인수되면서 HDB001A 글로벌 상업화 권리(중국 지역 제외)가 콤패스에 넘어갔다. 에이비엘바이오 개발 당시 개발명은 ‘ABL001’, 콤패스의 개발명은 ‘CTX-009’다. 중국 지역 상업화 권리를 가진 엘피사이언스(Elpiscience)의 개발명은 ‘ES104’다.

HDB001A 국내 2/3상 진입이 지연되면서 원개발사 에이비엘바이오의 마일스톤 수령 또한 늦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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