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상담 수가 없어 병원서 '유전상담사' 인력 채용 한계
"2023년 중반 이후 국내 유전상담 수가 실체 드러날 듯"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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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 

지난 9일 대한의학유전학회가 '유전상담학의 현재와 미래' 주제로 연 추계연수강좌에서 세브란스병원 강훈철 교수에게서 나온 말이다. 

이날 강훈철 교수는 '유전상담학의 역사와 국내 전망'에 대해 강연을 펼친 울산대 최인희 교수에게 좌장으로서 모두가 인정하는 국내 제일의 유전의학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의 유전상담 인력에 대해 물었다.

최인희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에서 유전상담 전담 간호사로도 활약해 병원 사정에 밝다.  

최 교수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임상의학유전학센터의 유전상담사는 현재 총 4명이다. 그러나 유전상담만 전담하는 유전상담사는 서울아산병원에도 단 1명 뿐이다. 

이외에 유전상담사 3명이 더 있지만 이들은 다른 업무와 유전상담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유전상담사이자 간호사인 1명의 인력이 유전질환 외래 업무를 병행하며 유전상담 업무를 같이 하고 있고, 다른 2명은 연구 업무와 함께 유전상담을 하고 있다.

국내 의학유전 분야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인정하는 국내 제일의 유전의학 병원의 유전상담 인력이 3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 이 현실마저 국내 유전의학 의료진들은 부러운 것이다. 

병원이 유전상담사 인력 채용에 인색한 것은 유전상담에 대한 수가가 현재 없기 때문이다. 일부 유전성 대사질환에 한해서만 비급여로 1일 7만원 정도의 영양교육 상담료를 청구할 수 있다.

영양 상담 서비스 외의 전문적 유전상담 서비스 비용은 병원이 고스란히 떠맡는 상황인 것이다. 때문에 서울 대형병원들을 비롯해 권역별 희귀질환거점센터 등에서 유전상담사를 채용해 전문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많지 않다.

유전상담사를 채용해 유전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은 서울아산병원 외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15곳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유전상담서비스 제도가 정립되기 위해서는 유전상담 수가가 책정돼야 한다는데 유전의학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의학유전학회 전종관 이사장은 "유전상담 수가가 제도권에서 반영이 돼야 하는데 아직 안 되고 있다"며 "현재 질병관리청에서 이와 관련 과제를 하고 있고 내년 중반 이후 과제가 끝나면 유전상담 수가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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