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치료 못 받는 ‘호스피스’를 위해 써주세요”
유가족,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센터에 1억원 기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돌봄 속에 임종한 환자의 유가족이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후원회에 1억원을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말기암 진단 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했던 故박춘복(가톨릭 세례명:프란치스코)씨 아내 강인원씨는 지난 17일 병원을 찾아 생전 호스피스 돌봄에 감사를 느껴 기부를 원했던 고인의 유지(遺旨)를 실천했다.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돌봄에 감사를 전하고자 故박춘복 아내 강인원 씨가 지난 3월 17일 병원을 찾아 기부금을 전달하였다. 좌측부터 안창호 완화의학과 교수, 이요섭 영성부원장 신부, 故박춘복 씨 아내 강인원 씨, 故박춘복 씨 조카 박모씨,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박명희 팀장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돌봄에 감사를 전하고자 故박춘복 아내 강인원 씨가 지난 3월 17일 병원을 찾아 기부금을 전달하였다. 좌측부터 안창호 완화의학과 교수, 이요섭 영성부원장 신부, 故박춘복 씨 아내 강인원 씨, 故박춘복 씨 조카 박모씨,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박명희 팀장

생전 전자 대리점을 운영하며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던 故박춘복씨는 자녀 없이 아내와 63년의 결혼생활을 이어 가던 중 지난해 5월 서울성모병원에서 폐암을 진단 받았다. 아내가 과거에 서울성모병원에서 부인암 수술 후 완치 판정을 받았던 터라 병원에 대한 신뢰가 커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을 결심하게 됐다. 

호흡기내과 병동에서 치료하던 중 말기 진단을 받고 처음에는 죽으러 가는 곳인줄 알고 호스피스병동 입원을 꺼리던 그였지만 입원 후 호스피스에서의 돌봄을 무척 편안해했다. 호스피스 병동 입원과 퇴원후에는 가정 호스피스 돌봄을 받았다. 하지만 상태 악화로 올해 2월 28일 호스피스 병동에 세 번째 입원을 했고 지난 2일 임종했다. 

특히 평생 아껴 모은 재산을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들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를 만나고 나서 기부하기로 결심했었다고 故박춘복씨 아내 강인원씨가 전했다.

이날 기부금을 전달받은 자리에서 영성부원장 이요섭 신부는 “사별가족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고인과 가족들을 위해서 미사봉헌과 함께 기도 중에 항상 기억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고인의 완화의학과 주치의 안창호 교수는 “할아버지는 호흡곤란 등 고통이 매우 크셨을 텐데고 불구하고 항상 웃는 모습과 낙천적인 모습으로 저희를 맞이해 주셨고, 배우자분에 극진한 사랑을 늘 표현 하셨다”고 가정호스피스 방문 당시 기억을 전했다. 

안 교수는 또 “고인이 댁에서 배우자분과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지내시기를 원하셔셔, 본원에서만 사용하는 PCA(자가통증조절장치) 등을 통해 적극적인 증상 조절과 의료진의 가정방문을 통해서 마지막까지 아내와 시간을 가지시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한편, 아내 강인원 씨는 “처음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 하자 했을 때, 여기는 죽어서 나가는 병동인데 왜 가냐며 안 가시겠다 하셨는데, 병동 생활 하시면서 ‘여기가 곧 천당’이라며 좋아하셨다"며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서 기부금이 사용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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