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척수강내 항암제주입술 등 보험금 지급대상 판결
보험연구원 “‘수술’ 여부 ‘명확성’ 제고 위한 정비 필요해”
백혈병 치료를 위해 시행하는 ‘케모포트 삽입술’과 ‘척수강내 항암제주입술’이 수술보험금 지급대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보험업계가 ‘수술’ 해당 여부에 대한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비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같은 대법원 선고 전까지 척수강내 항암제주입술 등과 비슷한 중심정맥관삽입술이나 요추천자 항암제주입술의 경우 ‘수술’이 아닌 ‘천자’에 해당된다고 보고 수술보험금 지급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보험법 리뷰’에서 케모포트 삽입술 등 관련 대법원 판례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지난 2009년경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A씨의 자녀는 2012년까지 26회의 척수강내 항암제주입술과 케모포트 삽입·제거술을 받았다. A씨는 보험사에 수술비 총 4억2,000만원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지급을 거절했다.
당시 A씨가 든 보험 주계약은 재해골절에 대한 수술을, 수술특약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따른 20개 분류항목을 기준으로 수술분류표에 기재된 88종의 수술을, 소아암치료특약은 백혈병 등 소아3대암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 수술을 보장하는 상품이었다.
1심 법원은 수술특약상 수술의 개념과 동일하게 보고 케모포트 삽입술과 제거술은 수술에 해당하지만 척수강내 항암제주입술은 수술이 아닌 천자라고 판단했다.
반면 2심 법원과 3심인 대법원은 소아암치료특약상 ‘수술’과 수술특약상 ‘수술’의 개념은 다르다고 보고 케모포트 삽입술과 척수강내 항암제주입술 모두 수술에 해당된다고 봤다.
혈액암 특히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의 경우 재발을 막기 위해 척수강내 항암제주입술이 필수적으로 시행되며, 그 외에 암종양제거술 같은 통상적 암수술로 판단하기 어려워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하는 수술에 해당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더불어 케모포트 삽입술도 그 과정에서 전신마취, 신체 일부 절개, 케모포트 삽입, 절개 부위 봉합 등 처치가 이뤄지며, 항암제 투입에 수반되는 연속적 치료 과정의 하나이므로 소아암치료특약 약관상의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수술’로 봤다.
연구원은 이번 판결로 보험약관상 수술에 대한 정의가 없더라도 분쟁 시 백혈병 치료를 위한 중심정맥관 삽입술이나 요추천자 항암제주입술 등이 수술에 해당된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혈액암은 외과적 수술로 치료할 수 없고 항암제 투여나 조혈모세포이식, 방사선 치료 등으로 치료한다”며 “대법원은 약관해석에 관해 문언이 갖는 의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갖는 의미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보험사들은 이런 판결 내용을 토대로 수술비 보장이 포함된 상품이나 특약을 검토해 필요 규정이 누락된 곳이 없도록 점검·개선해 수술 해당 여부에 관한 명확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특정 질병으로 인한 수술을 보장하는 경우 수술보험금 지급대상인 질병에 대해 수술적 치료가 적용되는지 여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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