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지원 교수, 잘못된 연구 설계 지적
비타민C, 반복적 임상시험에서 일관성있게 암 치료 효과 증명 못해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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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량의 비타민을 복용해서 암을 치료할 수 있을까? 비타민C와 비타민D 등 각종 비타민이 암 발생과 사망을 감소시켜준다는 연구결과를 보여주며 고용량의 비타민을 쓰는 것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는 말을 하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암 환자는 귀가 솔깃할지 모른다. 

여기에 노벨상을 수상한 박사가 고안한 치료법이라거나 하버드대학에서 연구한 결과라며 '공신력'있는 암 치료법이라고 권하면 적지 않은 암 환자가 그 치료에 매달린다. 그렇다면 실제 고용량 비타민 치료에 진짜 항암치료 효과가 있을까?

한 건강 유튜버는 비타민C를 과량 복용하는 '비타민C 메가도스요법'을 노벨상을 2개나 받은 20세기 가장 유명한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 박사가 연구를 통해 발견한 치료법이라며 비티만C가 암세포를 억제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지원 교수는 유튜브 채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라이너스 폴링 박사의 연구는 설계가 잘못된 사례라며 "너무 비현실적으로 나쁜 예후의 집단을 대조군으로 잡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비타민C를 투여한 그룹이 마치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후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 연구를 따라했는데 절대로 재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지원 교수는 "현재 시점에서 비타민C 메가도즈요법은 암 치료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며 "비타민C는 반복적인 임상시험에서 일관성있게 항암치료 효과를 증명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하버드 보건대학원에서 진행한 메타연구에서 비타민D를 잘 챙겨먹으면 각종 암 사망률이 13%나 낮았다는 연구결과와 비타민D가 낮은 사람은 대장암 발병률이 무려 31% 높았지만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한 사람은 대장암 발병률이 20% 낮았다는 연구는 어떻게 봐야 할까.

실제 비타민D와 암치료에 대해 연구해본 의학자인 김 교수는 "비타민D를 투여하면 암세포가 죽는데, 문제는 그 용량을 동물과 사람에게 투여하기 어렵다. 부작용 문제 때문"이라며 "부작용을 감수할 정도로 비타민D를 쓸만한 근거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히려 이런 것 때문에 받아야 될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피해를 보는 사례들이 자꾸 생겨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용량의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이 항암제처럼 암치료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김지원 교수는 "항암제는 암 환자의 치료 효과, 그러니까 완치율을 높이고 생존율을 높이고 생존기간을 증가시켜야 되는데, 그런 것이 입증된 적이 없다"며 "비타민이라는 것이 결핍되면 확실히 병이 되는 건 맞다. 그런데 과잉이 됐을 때 실제 사람한테 도움이 되느냐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적정량의 비타민은 좋지만 과량의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은 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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