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3서 비만인 HFpEF 환자 대상 STEP-HFpEF 연구결과 첫 공개
HFpEF 환자의 단순 동반질환이 아닌 근본 원인으로서 비만 역할 시사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비만 치료제 최초로 비만을 동반한 박출률 보존 심부전(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이하 HFpEF) 환자에서 증상 및 신체적 제한, 운동 기능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미국 세인트루크 중미심장연구소 미하일 코시보로드(Mikhail Kosiborod) 박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3) 핫라인(HOT LINE) 세션에서 위고비의 3상 임상인 STEP-HFpEF 연구 결과를 최초 공개했다.

심부전 환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HFpEF 환자는 대부분에서 과체중 혹은 비만을 동반하고 있으며, 비만과 과체중은 단순한 동반 질환이 아니라 HFpEF의 발병과 진행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근거들이 점점 더 많이 제시되고 있다.

비만과 관련된 HFpEF 환자는 특히 호흡곤란, 운동장애, 부종 등의 쇠약 증상 및 신체적 제한에 대한 부담이 높으며, 이는 종합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최근 HFpEF 환자에서 SGLT-2억제제 등이 치료 효과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은 제한적이며, 무엇보다 비만 표현형을 표적으로 하는 승인된 치료법은 전무해 해당 분야에 미충족 수요는 상당한 상황.

STEP-HFpEF 연구는 비만을 동반한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위고비와 위약을 비교 평가함으로써, 위고비가 HFpEF 및 비만 환자의 체중 감소와 더불어 증상, 신체적 제한 및 운동 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는지를 시험했다.

해당 연구는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13개국 96개 기관에서 실시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시험으로 좌심실 박출률이 45% 이상이고, 체질량지수(BMI)가 30 kg/㎡ 이상인 심부전 증상 및 기능적 제한이 있는 HFpEF 환자(NYHA 2~4등급 및 KCCQ-CSS 90점 미만) 529명이 포함됐다.

참가자들은 1:1 비율로 무작위 배정돼 52주 동안 주 1회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 피하주사) 또는 위약을 투여 받았으며, 1차 평가변수로는 52주차에 기저치 대비 KCCQ-CSS 점수 변화와 체중 변화가 설정됐다. 또한 2차 평가변수에는 6분 보행거리(6MWD) 변화와 '사망, 심부전 발생, KCCQ-CSS 및 6MWD 변화'의 계층적 복합변수, 염증 평가지표인 C 반응성 단백질(C-reactive protein, CRP) 변화가 포함됐다.

연구 시작 시점 참가자들의 체중과 BMI 중앙값은 각각 105.1kg과 37 kg/㎡였으며, 참가자들은 상당한 정도의 심부전 관련 증상 및 신체적 제한을 가지고 있었고, 운동 내구력이 떨어진 상태였다(66.2%가 NYHA 2등급, 33.8%가 NYHA 3~4등급, KCCQ-CSS 중앙값 58.9점, 6MWD 중앙값 320m).

연구 결과, 위고비는 해당 연구에서 1차 종료점과 모든 2차 종료점을 달성했다. 위고비 치료군과 위약군에서의 KCCQ-CSS 점수 평균 변화는 각각 16.6점 대 8.7점이었으며, 체중 평균 변화는 각각 -13.3% 대 -2.6%였다.

2차 평가변수와 관련해 6MWD 평균 변화는 위고비 치료군에서 21.5m, 위약군에서 1.2m였으며, 계층적 복합 평가변수의 경우에도 위고비가 위약보다 더 승률이 높게 나타났다(승률비 1.72). CRP 평균 변화는 위고비 치료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43.5%, -7.3%였다.

탐색적 평가변수로 52주차 NT-proBNP 수치 변화가 평가됐는데, 위고비 치료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20.9%, -5.3%였다. 또한 위고비 치료군에서는 1명, 위약군에서는 12명의 환자가 심부전 입원 또는 응급 방문 사건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위험비 0.08). 심각한 이상반응은 위고비 치료군에서 35명(13.3%), 위약군에서 71명(26.7%)이 보고됐다.

이날 코시보로드 박사는 "비만을 동반한 HFpEF 환자를 세마글루타이드 2.4mg으로 치료한 결과, 증상 및 신체적 제한, 운동 기능이 크게 개선되고 염증이 감소했으며, 위약에 비해 체중이 더 많이 감소하고 심각한 이상반응 역시 감소했다"며 "우리가 아는 한 HFpEF 환자를 위한 치료 전략으로 비만을 타깃한 약제 임상시험은 이번이 최초이며, 이번 연구에서 관찰한 혜택의 규모는 그 어떤 HFpEF 치료제보다 크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코시보로드 박사는 "특히 이 취약한 환자군에서 효과적인 치료법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 진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STEPHFpEF 연구 결과는 비만이 HFpEF 환자의 단순한 동반 질환이 아닌 근본 원인이며 치료 개입의 타깃임을 분명히 보여주기 때문에, 향후 HFpEF에서 비만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변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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