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내분비종양 환우·가족 "국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

보건당국이 암치료인 루타테라에 대한 투여 횟수를 총 6회로 제한하면서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들이 다시 해외원정치료를 받아야 하는 현실로 내몰리고 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보건당국이 암치료인 루타테라에 대한 투여 횟수를 총 6회로 제한하면서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들이 다시 해외원정치료를 받아야 하는 현실로 내몰리고 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아픈 몸을 이끌고 국내에서 받을 수 있는 치료를 굳이 해외원정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 정말 슬픈 상황입니다."

"루타테라 치료 횟수 제한 규제를 풀어서 국내에서 언제든지 치료 받을수 있어야 합니다."

"희귀암을 앓는 환자와 가족은 정부의 무관심에 또한번 죽습니다. 루타테라 횟수 제한 풀어주길 강력히 원합니다."

"루타테라를 시작했는데 벌써 횟수가 끝나면 그 다음은 어찌해야 하나… 하루하루 피를 말립니다. 제발. 관계자분들. 관심 가져주시고 조속히 풀어주세요. 제발요."

"의료강국 대한민국에서 불합리한 루타테라 치료 횟수 제한으로 환자들이 해외원정치료를 해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조속히 제한 규제 검토 후 폐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차세대 항암신약이라 불리는 방사성의약품 루타테라(성분명 루테튬 옥소도트레이오타이드)의 치료 횟수 규제(급여 4회, 비급여 2회)로 해외원정치료로 내몰린 신경내분비종양 환우와 가족들이 불합리한 규제를 폐지해달라고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루타테라는 희귀암으로 분류되는 신경내분비종양에만 발현되는 소마토스타틴 수용체를 표적한 핵의학 치료로, '소마토스타틴 유사 물질'과 방사성 동위원소 '루테슘'을 결합한 방사성의약품이다. 

수술치료,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간동맥화학색전술 등의 치료 뒤 국내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최후의 신경내분비종양 치료법으로, 루테슘이 암세포의 소마토스타틴 수용체에 달라붙어 방사성물질로 집중 포격하므로 강력한 치료 효과를 낸다.

때문에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들은 루타테라 치료가 절실하다. 그런데 국내에는 급여 4회, 비급여 2회 등 총 6회의 루타테라 치료가 이뤄지면 더는 루타테라 치료를 받지 못해 말레이시아, 독일, 미국 등과 같은 '루타테라 치료 횟수 규제가 없는 나라'로 해외원정치료를 가야 한다. 

이 치료 횟수 규제를 어기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그 치료비(약 2,200만원)에 대해 삭감 조치를 하는 까닭에 국내 어느 의료기관에서도 정부가 정한 치료 횟수를 넘어선 루타테라 치료를 해주지 않는다.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들은 정부의 규제로 국내에서 가능한 치료를 해외에 가서 받아야 하는 이 상황이 슬프고, 국내에서 루타테라 치료 횟수를 모두 채운 환우들은 앞으로 어떻게 치료를 받을지 막막하고 때론 피가 마른다. 

한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는 "위에 발생한 종양이 간, 림프, 복막, 뼈까지 전이돼 1년도 안 남을 줄 알았는데, 이제 루타테라 4차 치료받고 한숨돌렸다"며 "그런데 국내에서 더 안 된다고 하니 앞으로의 길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2살 된 아이가 있다는 4기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는 "아이의 엄마이기에 살기 위해 한국에서 루타테라 치료를 더 이상 받을 수 없어 미국으로 장시간 비행기를 타게 되었는데 정말 겁이 났다. 빚을 내어가며 살려고 오른 원정치료가 암환자들을 이렇게 사지로 보내는구나 싶어 눈물도 났다.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치료 받는데 제한이 많은지 모르겠다. 그 치료 제한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는 "2개월마다 4회 루타테라 치료를 한 이후에 환자는 치료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신경내분비종양은 8개월만 치료하면 낫는 쉬운 병이 아니다.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루타테라 치료 횟수 규제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비단 신경내분비종양 환우와 가족들만이 아니다. 일반 국민들도 현재 국내에서 치료 받을 수 있는 암치료를 횟수 규제로 해외에 가서 받아야 한다는 현실이 불합리하고, 이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A씨는 "치료를 우리나라에서 마음대로 못하고 외국에 나가야 한다니, 참 듣기도 힘든 이야기를 알았다. 희귀암으로 치료 방법도 많치 않은 환자에게 치료 횟수 제한이라니, 왜 이런 규제가 있나. 우선 순위는 아픈 중증 환자에 맞춰야 한다. 말도 안되는 치료 제한 횟수를 풀어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이 마음이라도 편하게 국내에서 치료 받을수 있어야 한다. 강력하게 횟수 제한 규제를 풀어주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B씨는 "아파 죽겠어서 치료받겠다는데 횟수 제한이 있다니, 생각할수록 황당하다. 아파서 병원갔는데 '오늘만 치료해드릴게요, 다음부터 오지마세요' 이런 뜻인가?"라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하루 빨리 개선되야 될 듯 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심평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분쟁조정위원회에 지난해 말 이 건과 관련된 심판청구가 접수되면서 복지부의 요구로 분과위원회를 열고 루타테라 치료 횟수 규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정부의 논의 결과가 국민 눈높이에 맞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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