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결과 예측하는 선제적 '적응'이 중요
"의료체계 역량 키워 위험 통제할 수 있어야"
더 이상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는 만큼 앞으로 건강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의료체계 수립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12일 '기후변화시대의 대한민국 보건의료'를 주제로 열린 제40차 대한의사협회 온라인 종합학술대회에서 경희대 조천호 특임교수는 "기후변화는 질병 자체를 일으키지 않지만 질병 확산 방식을 바꾼다"면서 이에 대응하는 의료체계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조 교수는 "기온과 강수량 변화로 말라리아 전염 기간이 길어지고 환경파괴로 야생동물과 인류 접촉이 늘면 인수공통감염병도 더 빠르게 증가한다"면서 "금세기 말 지구 평균 기온이 5도 올라간다고 가정하면 2080년까지 약 10억명이 모기 매개 질병에 노출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극권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새로운 세균과 바이러스가 출하고 인류가 면역성 없는 질병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도 문제다. 지구 기온이 평균 1.5도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2020년에 태어난 사람은 1960년대 태어난 사람보다 4배 더 폭염에 노출된다. 조 교수는 "지구 기온이 평균 2도 상승하면 폭염 노출 위험은 6배, 3도 상승하면 7배 커진다. 어리면 어릴수록 폭염으로 인한 건강 위험이 더 커진다"고 우려했다.
기후변화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대응법은 '적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결과'를 예측하고 위험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똑같은 위험도 어떤 적응 시스템을 갖추느냐에 따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미래 기후변화가 인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면서 "지난 2015년 UN 파리기후협약으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도 수준으로 막는다는 목표가 세워졌다. 이것이 우리가 지속 가능한 미래"라고 했다.
그러나 시간은 많지 않다고 했다. 이미 기후변화는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질주하듯"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각국이 기후변화에 맞춰 금융과 경제 체제까지 바꾸고 있지만 한국은 "현재 굉장히 뒤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시간 내 신속한 적응 시스템을 갖추려면 "의료체계 역량"이 중요하다고 했다. 의료 역량 자체를 키워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을 통제 아래 둬야 한다"면서 "위험이 '0'인 상황이 아니라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기후 적응의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류 역사는 위기 속에 도약했다. 기후 위기 역시 우리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기회"라며 "이제 자연은 미래 기후를 결정하지 못한다. 인간이 앞으로 어떤 세상을 만드느냐에 따라 미래 기후가 결정된다"고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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