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항암제 ‘엔허투’, 국민동의청원 5일만에 5만명이 동의…복지위 회부
‘타그리소’ 복용 폐암환자 “놀라운 효과 경험…돈 때문에 치료 포기 말아야”
하루하루 건강보험이 적용되기를 기다려온 암 환자들이 국회 문을 두드리고 있다.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국회가 직접 나서달라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과 8월 환자와 그 가족이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전이성 유방암치료제 ‘엔허투’에 대한 건강보험 도입을 촉구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인 ‘타그리소’의 1차 치료급여를 요청하는 청원이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현재 폐암으로 투병 중이라고 밝힌 이 청원인은 “2017년에 폐암 2기a 진단을 받았으니 4월이면 벌써 만 6년이 된다”면서 “‘폐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세상이 끝난 것만 같았는데, 타그리소를 먹고 암이 사라지는 놀라운 치료 효과를 봤다. 계속해서 타그리소를 복용하고 싶지만 건강보험이 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또한 “타그리소가 꼭 필요한 환자들이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암 환자와 가족들이 돈과의 싸움이 아닌 치료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하루라도 빨리 타그리소 1차 급여를 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폐암 투병 중인 청원인은 지난 2017년 폐암 2기로 진단된 후 수술경과는 좋았지만 2021년 10월 재발됐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타그리소를 복용하기 시작했던 그는 약 3개월 뒤 받은 검사에서 모든 종양이 없어졌다는 기적 같은 소리를 들었다. 지금은 3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받고 타그리소를 먹으며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약값이라는 높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있다고 했다.
그는 “타그리소를 폐암 1차 치료에 사용할 경우 약값은 고스란히 환자와 환자 가족의 부담”이라며 “이미 1년 넘게 타그리소를 먹으면서 약값으로만 7,000만원을 넘게 썼다. 약값과의 사투로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올라온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의 건강보험 승인을 촉구하는 청원’은 게시된 지 5일만에 5만명 이상의 국민동의를 얻어 소관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다.
국민동의청원은 30일 안에 5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소관위원회에 회부된다. 위원회 심사에 채택되면 본회의에 부의해 심의·의결이 이뤄진다.
엔허투의 건강보험 승인을 촉구한 국민동의청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70대 여성 유방암 환자가 직접 청원을 올린 바 있으며, 그해 8월에는 환자의 가족이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며 급여를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두 청원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에 필요한 동의수를 얻지 못해 회부되지는 못했었다.
이번에 국민동의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유방암 환자에게 마지막 희망으로 불리는 항암제 ‘엔허투’가 국내 허가를 획득했지만, 한 번 주사에 약 500만원이 든다. 이에 국내에서는 치료제 허가를 받고도 실질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조속히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의 건강보험을 승인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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