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억4천 드는 ‘비라토비’…“살고 싶지만 돈 없어 치료 포기”
급여화 촉구…저발현 유방암 환자에 ‘엔허투’ 적응증 확대 요구

국회 문을 두드리는 암 환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에 이어 이번에는 대장암 치료제 비라토비의 건강보험 급여를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제기됐다.

지난 14대장암 표적 치료제 비라토비(성분명 엔코라페닙)에 대한 급여화를 요청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올린 50세 정모씨는 한국오노약품공업의 비라토비는 재발 또는 전이된 대장 및 직장 암에서 유일한 BRAF 변이에 대한 표적치료제로서 20221월 허가, 현재 국내 메이저 병원을 통해 처방되고 있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평가위원회에 상정 되지 못해 비급여로 한달에 1,200만원의 병원비가 발생하고 있다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급여화를 조속히 진행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 정 씨는 2019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20209월 구불 결장 절제 수술을 받았다. 6개월간 항암치료를 했으나 직장에 재발 및 복막 파종으로 4기 판정을 받았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AF V600E’라는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어 기존 표적치료제의 효과가 적고 재발 및 전이가 잘 되는 암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나마 이 때까지는 중증특례 대상자로 선정돼 치료비 부담을 덜 수 있었지만 정 씨는 첫 번째 진료 영수증을 받고 치료를 포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자신에게 맞는 항암제라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비라토비를 먹기로 했지만 2주치가 약값만 364만원에 표적치료제 200만원까지 총 564만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4주에 1,200만원, 1년이면 14,000만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20221월에 허가된 비라토비는 현재 약평위에도 상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정 씨는 살고 싶다. 살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을 수가 없다주변의 같은 병을 치료 중인 환자 및 보호자는 집도 팔고, 땅도 팔고, 적금도 깨고 치료를 하고 있지만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마저도 더 이상 진행 할 수가 없다. 제발 환자의 목소리에 기를 기울여 비라토비가 급여화가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애원했다.

2313시 현재 이 청원은 4,302명의 동의를 얻었다. 5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된다. 위원회 심사에 채택되면 본회의에 부의해 심의·의결이 이뤄진다.

같은날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의 적응증 확대를 촉구하는 청원도 올라왔다.

엔허투는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에 두개 이상의 항HER2 기반의 요법을 투여 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이전에 항HER2 치료를 포함하여 두개 이상 요법을 투여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의 치료에 허가를 받았다. 12월에는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항 HER2 기반의 요법을 투여 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청원인은 '엔허투'HER2 유방암 환자 뿐 아니라,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게도 마찬가지로 높은 효능과 안전성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며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게도 처방될 수 있게 적응증을 확대해 달라고 했다.

전체 유방암 환자 중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는 15% 정도다. 반면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는 65%에 달한다. , 우리나라의 전체 유방암 환자에서 HER2 유전자가 발현되는 80% 환자 중 15%는 이 약의 혜택을 볼 수 있는데 반해 나머지 65%의 환자는 높은 치료 성과에도 불구하고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엔허투 적응증 확대 청원은 현재 5,762명의 동의를 받았다.

한편, 지난 6일 올라온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1차 치료급여 요청에 관한 청원은 현재 34,472명이 동의, 보건복지위원회 회부까지 15,528명의 동의만을 남겨놓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