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쫓기듯 검진 받지 말고 연초에 여유롭게 받는 것 추천

#50대 A씨는 최근 들어 하루에 3~4번은 배가 아파 화장실을 찾는다. 하지만 횟수와 달리 매번 갈 때마다 시원하게 볼 일을 보지 못해 장에 탈이 난 것은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대장암은 아닐지 덜컥 겁이 나기도 해서 건강검진을 받아볼까 고민하고 있다. 올해 국가 건강검진 대상자이기도 한 A씨매번 연말에서야 쫒기듯 국가 건강검진을 받아온 터라 연초에 검진을 받는다는 게 여간 익숙하지 않아 망설이고 있다.    

건강검진은 암 등을 조기 발견하고 위험요인을 확인해 생활습관을 바로잡아 질병을 예방하는 게 목적이다. 건강검진을 통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질병 중에는 대장암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세계 184개국을 대상으로 ‘세계 대장암 발병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10만 명 당 58.7명으로 슬로바키아(61.6명), 헝가리(58.9명)에 이어 세계 3위로 나타났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대장은 충수, 맹장, 결장, 직장, 항문관으로 나뉘는데, 이중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발생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이라고 하며, 이를 통칭해 대장암 또는 결장직장암이라고 한다.

대장암 발병의 위험요인은 식이, 비만, 유전, 선종성 용종, 염증성 장질환, 신체 활동 부족, 음주 등이 대표적이다. 대장암 발생 빈도는 연령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어 50세 이상이 연령도 위험 요인 중 하나도 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잘못된 식습관 등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젊은층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 국제의학 저널의 연구에서도 우리나라 20~40대의 대장암 발병률이 인구 10만명 당 12.9명으로, 42개의 조사 대상국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다한 동물성 지방 섭취 및 붉은 고기나 가공육 등의 육류 소비를 자제해야 한다. 란셋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매일 25g 이상 육류를 섭취한 사람의 대장암 발병위험은 49% 높았다.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생활습관을 길러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만할 수록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IGF-1이 증가해 장점막을 자극해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대장암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만 한다면 완치율이 70%에 달할 만큼 예후가 좋은 암이다. 

대장암을 예방하고 조기발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검진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만 5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무료 국가 대장암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암 전 단계에 해당하는 대장용종 혹은 대장선종을 제거하면 예방할 수 있다.

안산 루카스건강검진센터 송해정 원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연말마다 쫓기듯 건강검진을 받았다면 시기를 당기는 게 좋다"면서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검진 시간을 정하고 꼼꼼히 상태를 체크할 수 있고,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대형 의료기관이 아니어도 자택이나 직장과 가까운 국가 건강검진 지정기관센터도 대학병원급 장비와 의료진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안심하고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면서 “검진 당일 진단과 동시에 단순 용종제거술을 비롯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장비와 내과 등 여러 진료과의 의료 협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수면내시경 진행 시 길항제를 사용해 안정성 있게 깨우고 있는지, 일회용 기구 및 철저한 위생 관리를 실시하고, 별도의 세척기로 장비를 소독해 세균, 결핵균, 감염균 등의 2차 감염 우려를 덜고 있는지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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