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에 8명은 말기에 발견…조기 발견‧치료가 관건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3월 21일을 ‘암 예방의 날’로 정하고 있다. 세계인들에게 암의 심각성을 알리고, 암 예방을 위해 힘쓰도록 당부하기 위해서다. 여러 암 가운데 ‘폐암’은 세계적으로 약 220만 명이 매년 발생하고, 180만 명 정도가 사망하는 사망률 1위 암이다.
우리나라 2022년 주요 암 사망 통계 자료를 보면, 전체 사망자(37만2,939명) 가운데 22.4%(8만3,378명)가 암으로 사망했다. 이들 가운데 폐암 사망자는 22.3%(1만8,584명)로 국내 암 사망자 수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폐암 환자 가운데 70% 정도가 흡연자였던 과거와 달리 비흡연자 여성 폐암이 증가하고 있다. 암 질환 발병 나이도 점점 낮아지고 있어 20~30대 젊은 연령층 폐암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
폐암은 환자가 자각하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질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 진단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존율이 다른 암에 비해 낮아 초기 확인이 중요하다. 폐 건강을 지키기 위해 평소 정기 검진을 통해 관리하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비소세포’ 폐암…조기 발견 놓치면 생존율 30% 미만
폐는 호흡을 담당하는 필수기관이다. 들숨과 날숨을 통해 산소를 얻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폐에 비정상적인 암세포가 무절제하게 증식해 종괴(덩어리)를 형성하면 폐암으로 이어진다.
폐암의 원인은 대부분 흡연으로 비흡연자에서는 폐암이 생기지 않는다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석면이나 중금속‧방사선‧미세먼지 노출 등 환경‧유전 요인에 의해서도 폐암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조리하면서 생기는 요리 매연으로 인한 여성 폐암 발병률도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노출돼 있다면 폐암 검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폐암은 조직학적인 형태에 따라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구분한다. 보통 폐암의 85% 이상은 비소세포성 폐암으로 알려져 있다. 비세포성 폐암은 소세포폐암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느리고, 주변 조직으로 퍼진 이후 전신으로 전이된다.
비소세포성 폐암은 발병 부위에 따라 편평세포암과 선암, 대세포암으로 세분화한다. 편평세포암은 폐 중심부에서 생겨 흡연과 연관이 깊다. 객담 세포진검사로 조기 진단이 용이하다. 젊은 연령층에서 생기는 폐암의 가장 많은 선암은 폐 가장자리에서 주로 발견된다. 증상이 거의 없다. 비흡연자에게서 잘 나타나고 남성보다 여성 폐암 환자 비율이 높다. 대세포암은 가장 드문 종류의 폐암으로 임상적 성상이 선암과 비슷하다.
폐암은 폐에 국한해 발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진행속도가 빨라 폐뿐만 아니라 임파선이나 혈액을 통해 뼈‧간‧척수 등 온몸으로 전이할 수 있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폐는 신경이 없어 암이 자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 폐암 초기 증세가 없는 이유다.
폐암 환자 80% 정도는 진행된 말기 암 상태일 때 진단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폐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30% 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진다. 폐암은 수술이 가능한 조기 단계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61%까지 오른다. 폐암 정기 검진과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확도 높이고, 위험도 낮춘 ‘비소세포폐암 위험도 검사’ 주목
기존 폐암 진단에는 흉부 엑스레이(X-ray)와 컴퓨터 단층촬영(CT) 등 이미지 분석법과 객담 세포진 검사, 조직 검사 등이 사용됐다. 이때 방사능 노출과 조영제 부작용, 검사 방법의 침습성과 같은 위험이 존재한다. 또, 단일 마커를 사용하는 혈액 검사인 CEA와 Cyfra 21-1 등은 위양성율이 높아 제한된 용도로만 사용되는 한계가 있었다.
한편 최근 기존 폐암 검사의 한계점을 보완한 ‘비소세포폐암 위험도 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위험도 검사는 다종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정확도가 높고, 액채생검 기반 혈액 검사로 간편한 장점이 있다.
폐 결절이 발견된 사람의 혈액에서 7종의 바이오마커(C9, CA6, EGFR1, MMP7, SERPINA3, KIT, and CRP)를 압타머 기반의 비드마이크로어레이(liquid bead microarray)법으로 정량화하고 알고리즘에 대입, 비소세포폐암 위험도 정보를 제공한다.
75%의 민감도와 92% 특이도로 검사 유효성을 입증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체외진단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받았다. 비침습적 혈액 검사로 방사능 노출 위험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GC녹십자의료재단 이지원(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은 특별한 초기 증세가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쉽지 않고,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는 대부분 말기 단계로 생존율이 매우 낮은 만큼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직 젊어서 폐암의 위험성을 몸소 느끼지 못하는 20~30대나 폐암과 관계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비흡연자도 폐 건강에 관심을 갖고 정기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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