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 12주치에 2,000만원 달해…100% 부담 버거워
미국·유럽·일본·중국에선 '1차 치료제'로 국가 보험 적용 
타그리소 1차 치료 급여 절실…제약사에 가격 인하 요구

사진=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사진=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과 달리 5년째 제자리걸음인 '타그리소의 1차 치료 급여'에 대해  짧게는 1년 이상, 길게는 4년째 타그리소를 비급여로 복용 중인 폐암 환자와 가족 3인이 절박한 목소리를 냈다. 

13일 폐암 환자 이모 씨와 김모 씨, 폐암 환자 가족 임모 씨는 '타그리소 급여화를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과 고통'이라는 글을 보내 1차 치료제로 타그리소 급여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월 타그리소 1차 치료 급여화를 요청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 글을 올린 환자와 비급여로 타그리소를 1차 치료제로 선택한 환자들과 가족 일동으로 평범한 주부, 엄마 그리고 환자의 남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이들은 타그리소의 1차 치료 급여를 위해 2020년에는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2021년에는 폐암 환자 약 1,600명의 서명을 얻은 청원서로, 몇 번은 국민 청원 등으로 여러 해에 걸쳐 타그리소 급여화 호소를 이어왔다. 또 국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전화하고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왔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를 찾아가 보험 급여에 대한 환자들의 간절함을 전하며 급여화 노력과 약제 가격 인하도 촉구해왔다. 

타그리소 1차 치료 급여에 이들이 이처럼 목을 메는 이유가 있다. 이들은 "암세포가 정말 많이 줄어들었거나 완전히 사라지는 등의 치료 효과를 몸소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폐암 환자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많은 환자가 타그리소 효과는 정말 만족하지만, 약값이 너무 비싸서 언제까지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통을 호소한다"며 "그나마 비급여로라도 쓸 수 없는 환자들은 다급한 마음에 제조 과정이나 성분이 확실하지도 않은 복제약을 서슴지 않고 외국으로부터 수입해 먹는다. 효과가 있을지, 안전하기는 한지 확인도 안 된 약을 먹는다는 게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잘 알지만 얼마나 절박하면 이런 선택을 하고 있는지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타그리소는 4주 치 처방에 600만원이 넘는 고가 약제다. 이들은 "12주 치를 처방받을 때면 거의 2,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내야 하는 탓에, 한꺼번에 목돈을 마련하기가 너무나 어려워 결국 4주 간격을 두고 병원에 가거나, 누군가는 대출에 기대고, 누군가는 온 친척들이 십시일반 치료 비용을 보태 주기도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미국, 유럽, 일본뿐 아니라 중국 등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타그리소는 1차 치료로 사용될 시 국가보험이 되고 있다"며 "저희와 같은 뇌전이 폐암 환자들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치료 비용을 스스로 다 감당해야만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현행 항암신약의 급여 절차에 대해서도 이들은 이해와 함께 절망감을 표했다. 이들은 "비싼 약이니 나라의 재정 부담이 큰 것도 이해할 수 있지만, 타그리소보다 비싸다는 약들이 줄줄이 보험화가 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저희는 말할 수 없는 절망과 좌절에 휩싸인다"고 호소했다.  

이어 "벌써 5년째 보험이 안 되다 보니 치료 중 알게 된 분 상당수는 비용 부담으로 타그리소를 처방받지 않으시다 이미 돌아가신 상황"이라며 "일단은 보험 급여가 가능한 1차 치료제 선택 후 내성이 와야만 타그리소 급여가 가능한 2차 치료를 기다리시다 선택받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과장,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경영진 모두 타그리소의 국내 급여화를 위해 ‘꼭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거듭 말했고 국민의힘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도 급여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점을 짚으며 "곧 3월에 있을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도 안건으로 상정돼 (타그리소의 1차 치료 급여가) 통과되길 희망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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