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희귀질환, 그 숨겨진 이야기] '저인산혈증' ③
세브란스병원 이유미 교수·고대안암병원 김경진 교수

현재 알려진 희귀질환의 종류는 8,000종 이상이다하지만 치료제가 있는 질환은 전체 희귀질환의 5%에 불과하다더욱이 희귀질환은 의사들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은 진단방랑을 겪기 일쑤다대한내분비학회 산하 내분비희귀질환연구회가 연재하는 <내분비희귀질환그 숨겨진 이야기>는 우리가 몰랐던 내분비희귀질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하는 코너로 희귀질환 극복에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편집자주>

 ‘종양성 골연화증(Tumor-induced osteomalacia)’은 만성 특발성 저인산혈증 중 하나다. X-연관 저인산혈증이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저인산혈성 구루병이라 한다면, 이 질환은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안타깝게도 이 질환의 유병률은 전세계적으로 관련 연구가 부족하여 정확하게 보고되지는 않았으나 이 질환 역시 희귀질환 중 하나이다. 안타깝게도 희귀질환임은 알고 있으나, 전세계적으로 관련 연구가 부족하다보니 유병률 보고도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질환의 근원은 '작은 중배엽 양성 종양'이다. 이 종양에서 많이 분비되는 섬유아세포 성장 인자 23(FGF23)로 인해 신장에서의 과도한 인산염 배출과 장내의 인산염 흡수의 감소로 만성 저인산혈증을 유발하여 발병하게 된다. 이로 인해 골 무기질화의 감소로 인한 골연화증과 더불어 전신 근골격 통증, 보행장애, 여러 근골격 기형 및 골밀도 감소와 골절까지도 발생하게 되는 전신적 증상을 동반한다. 질환으로 인한 저인산혈증에 노출된 기간 및 심한 정도에 따라 증상이 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20세 이상 성인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보고되어 있으나, 사실 어떠한 연령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연령만으로 구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종양성 골연화증 환자의 진단 및 치료 과정
종양성 골연화증 환자의 진단 및 치료 과정

진단은 일단 혈액검사 기반으로 이뤄진다. 우선 공복에 측정한 혈청 인 수치가 낮음을 확인하고 다른 저인산혈증을 유발시키는 원인들을 배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 수치가 3mg/dL보다 낮으면 저인산혈증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2.5mg/dL보다 낮으면 저인산혈증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1.0mg/dL보다 낮은 경우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저인산혈증이 확인되면, 원래 인을 높이기 위해 상승돼야 하는, 1,25-디하이드록시비타민 D(1,25(OH)2D) 수치를 확인해 이 수치가 낮거나 부적절하게 정상이면 의심해 보게 된다. 반복적으로 같은 수치를 보이면 의심해 추가 검사를 해야 한다. 가장 정확한 것은 혈청 FGF23을 측정해 증가한 것을 확인하면 되겠지만, 연구용 목적 외에는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측정하기엔 쉽지 않아 제한이 있다.

그 외 다른 혈액학적 특징으로는 비교적 정상인 칼슘, 25-OH-D 수치와 증가된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ALP)를 나타낼 수 있다. 진단과정 중 소변검사를 통한 신장 세뇨관 인산염 최대 재흡수율(TmP/GFR)을 평가하는 것이 신장 인산염 처리 능력을 추정하고 인산염 손실을 직접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같이 시행하게 되며 소변으로 소실을 확인한다. 

이처럼 일단 질환이 의심되어 FGF23을 과분비하는 종양이 있다고 의심된다면, 어디에 이 병변이 있는지 영상학적 검사로 위치를 찾아야 하는데, 이 위치를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아, 이 질환의 위치를 파악하여 치료하는 시점까지 걸리는 시간이 한 보고에 따르면 평균적으로는 2.9년부터 길게는 26년 이상, 혹은 어떠한 경우는 끝내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영상학적 검사로는 특수 핵의학스캔을 우선적으로 시행해 최근 연구들에서 보고된 많은 중배엽 종양에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는 수용체들의 특징들을 활용한 옥트레오티드 SPECT-CT 혹은 갈륨 68 DOTA(68Ga-DOTA)-기반 소마토스타틴 유사체를 활용한 영상 기법 등도 종양을 찾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보유하고 있는 병원이 제한적이므로 이 영상이 가능한 곳에서 우선 촬영을 권유한다. 이 영상에서 병소가 의심되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MRI나 CT로 병소의 해부학적 특징을 확인하면 된다. 이러한 영상 기법으로도 병변을 찾지 못한다면 정맥혈 채혈 혹은 의심병변 조직검사까지 시행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병변의 위치 파악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질환의 근본적 치료가 바로 병변의 수술적 제거이기 때문이다. 종양을 완전 제거한 후 조직학적 평가를 통해 종양성 골연화증의 최종 진단 및 치료를 완료하게 된다. 성공적으로 수술적 제거를 하게 되면 증가되었던 FGF23 수치가 정상화되며 다른 생화학적 지표들도 모두 회복됨으로써, 관련 여러 증상들도 호전될 수 있으나, 문제는 위치 파악을 못하거나 수술 진행이 어려워 수술적 제거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일단 내과적 치료로 인수치를 증가시키지 위해 하루 1~3g 정도의 인산염 및 활성화 비타민 D를 복용하며, 인산염의 정상 범위내의 하단 범위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된다. 

그러나 장기간 과량의 인산염 및 활성화비타민 D를 복용하게 되면, 이차 부갑상선기능항진증, 고칼슘혈증, 고칼슘뇨증, 신결석증, 신석회화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모니터링하면서 인수치를 목표치로 유지하는 것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으로는 치료를 평생 지속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앞선 X-연관 저인산혈증에서도 소개되었던 신약인 부로수맙이라는 약제가 종양성 골연화증 환자에게도 2020년부터 FDA에서 허가가 되어 임상시험으로 효과 및 안정성이 입증되었다는 것은 희망적인 치료적 접근방법이라 할 수 있으나,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건강보험 장벽으로 인해 활용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이처럼 또 하나의 쉽지 않은 저인산혈증 희귀질환인 종양성 골연화증은 진단 및 치료에 있어 아직까지 고충이 많은 질환으로, 이 질환에 대한 의료진, 환자, 보호자, 나아가 사회의 관심과 인식의 증가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매우 절실히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저인산혈증의 하나인 희귀질환 '종양성 골연화증'은 진단 및 치료에 있어 아직까지 고충이 많은 질환이다. 따라서 의료진, 환자, 보호자, 나아가 사회의 관심과 인식의 증가는 종양성 골연화증 환자들이 이 질환을 극복하는데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이유미 교수
세브란스병원 이유미 교수

이유미 교수는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애나 의과대학 해부학, 세포생물학과에서 연수한 후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골다공증을 비롯한 골대사질환 및 희귀질환을 포함한 내분비 질환을 주로 담당하며, 현재 대한내분비학화 산하 희귀질환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골대사학회 총무이사, 내분비학회 사회공헌이사, 대한내과학회 교육이사 등을 맡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김경진 교수
고대안암병원 김경진 교수

김경진 교수는 고려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골다공증을 비롯한 골대사질환 및 부신질환, 희귀질환을 포함한 내분비 질환을 치료하고 있으며, 현재 대한내분비학회 산하 희귀질환연구회 총무를 맡고 있다. 그외에도 대한내분비학회 연구위원회, 보험위원회, 빅데이터위원회, 편집위원회 및 대한골대사학회 역학위원회, 대한폐경학회 골다공증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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