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베툭시맙, CLDN18.2 표적 단클론항체로 출격 준비
CLDN18.2 표적 ADC 개발 봇물…향후 경쟁 구도 주목

클라우딘 18.2(CLDN18.2) 단백질이 위암 치료에 새로운 표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아스텔라스가 개발한 최초의 CLDN18.2 표적 항암제 '졸베툭시맙'의 출시가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하지만 그 사이 바뀌 전이성 위암 치료 환경과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후속 치료제들로 인해 졸베툭시맙이 시장에서 '최초(First in Class)' 타이틀을 거머쥘 지는 미지수다.

이미지 출초=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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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DN18.2는 위암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암에서 발견되는 세포연접단백질(tight junction protein)로,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이 표적이 암 치료에 있어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졸베툭시맙은 2건의 중추적 3상 임상시험(Spotlight 및 Glow 연구)을 통해 절제 불가 위암 환자에서 무진행생존율과 전체생존율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킴으로서, CLDN18.2를 검증된 치료 표적으로 확립하는데 기여했다.

SPOTLIGHT 연구에서 졸베툭시맙은 mFOLFOX6 화학요법과 함께 사용했을 때 화학요법 단독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25% 감소시켰으며, 사망 위험 또한 25% 감소시켰다.

또한 GLOW 연구에서 졸베툭시맙을 CAPOX 화학요법과 함께 사용했을 때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이 연구에서 졸베툭시맙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mPFS)은 8.21개월로, 위약군 6.8개월에 비해 개선됐으며,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또한 14.39개월로 위약군의 12.16개월에 비해 연장됐다.

이 같은 이점은 대부분의 하위 그룹에서 일관되게 관찰돼, 졸베툭시맙이 CLDN18.2를 성공적으로 표적화함으로서 절제 불가 위암 치료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졸베툭시맙은 해당 근거들을 바탕으로 현재 미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 허가심사 중이며, 한국에서도 내년 허가를 목표로 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면역항암제가 불러온 위암 치료 변화가 졸베툭시맙 시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졸베툭시맙이 3상 임상시험을 끝내고 허가 심사를 준비하는 사이, 절제 불가 위암 1차 치료에 항 PD-1 면역항암제가 기본(backbone) 약제로 자리 잡으며 HER2 발현 여부를 불문하고 면역항암제와 화학요법 병용이 표준 치료가 된 것이다.

HER2 음성 환자 중 약 30%를 차지하는 CLDN18.2 양성 환자들에게 새로운 표적 옵션이 생겼지만, 당장은 환자들이 기존 화학요법의 파트너로 면역항암제와 졸베툭시맙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은 향후 졸베툭시맙이 HER2 음성, CLDN18.2 양성 환자에서 '면역항암제 + 화학요법 + 졸베툭시맙' 3제 병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항암 표적으로서의 CLDN18.2 가치가 알려지면서 졸베툭시맙과 같은 단일클론항체를 뛰어넘는 항제-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s, ADC)의 후속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며 졸베툭시맙 뒤를 바짝 쫒고 있는 형국이다.

대표적으로 작년 2월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제약사인 KYM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인수한 'CMG901'을 꼽을 수 있다. CMG901은 CLDN18.2 표적 ADC로 현재 절제 불가 위암 환자에서 1상 임상시험 중이다.

CMG901은 1상 임상시험을 통해 유의미한 반응률과 고무적인 생존율 개선 결과를 보여, 작년 말 미국임상종양학회 플레너리 시리즈(ASCO Plenary Series)에 선정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CMG901은 지난 2022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 심사(fast track designation) 약물로 지정받았다.

다만 위암 치료에서 CMG901과 졸베툭시맙은 각자 다른 시장을 타깃하고 있다. 졸베툭시맙이 절제 불가 위암 1차 치료에 화학요법과의 병용으로 쓰인다면, CMG901은 이전에 치료 실패한 환자에서 단독요법으로 개발되고 있다.

중국 제약사 안텐진이 개발 중인 CLDN18.2 표적 ADC 'ATG-022'도 최근 중국과 호주에서 1/2상 임상인 CLINCH 연구의 용량 확대 시험을 개시했다.

이전에 치료 실패한 진행성 위암 및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요법으로의 최대 내약 용량(MTD) 및 권장 2상 용량(RP2D)을 결정하기 위한 시험에 돌입한 것이다.

ATG-022 역시 앞선 연구에서 반응률에서 유망한 예비 임상 결과를 도출해, 작년 5월 미 FDA로부터 위암 및 췌장암 치료에 희귀의약품(orphan drug designation) 지정을 받았다.

CMG901이나 ATG-022와 같이 세포독성항암제를 내포하고 있는 ADC 제제들은 기존 단클론항체에 비해 더 나은 치료 효과를 보여줄 것이란 기대 속에서, 향후 이들 약물의 임상시험 결과와 시장 접근성이 위암 치료 분야의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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