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제, 2주에 한 번 정맥 투여…한계”
파브라자임‧레프라갈‧갈라폴드 경쟁 치열
연내 희귀의약품지정 신청·1상 진입 목표

한미약품과 GC녹십자의 파브리병 치료제 개발이 본궤도에 올랐다. 양사는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는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한미약품과 GC녹십자의 파브리병 치료제 개발이 본궤도에 올랐다. 양사는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는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한미약품과 GC녹십자의 파브리병 치료제 개발이 본궤도에 올랐다. 양사는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는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이달 4일부터 9일까지(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심포지엄(WORLD Symposium 2024)’에서 파브리병 치료제 후보물질 ‘LA-GLA(코드명 HM15421/GC1134A)’ 비임상 연구 결과 2건을 포스터 발표했다.

두 회사는 지난 2020년 리소좀축적질환(LSD) 혁신 신약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개발 협력 이후 약 4년 만에 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양사는 ‘월 1회 피하투여 피브리병 치료제 개발’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공개했다.

파브리병은 유전성 희귀 대사질환으로, 당지질을 분해하는 효소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α-gal A)’의 결핍으로 발생한다. 이로 인해 글로보트리아오실세라마이드(Gb3)와 같은 당지질이 체내에 축적되며, 세포와 조직의 기능을 방해하고 장기적으로는 장기를 손상시킨다.

파브리병의 주요 치료 전략 중 하나는 인공적으로 재조합한 효소를 체내에 주입해 부족한 효소를 보충하는 효소대체요법(ERT)이며, 사노피의 ‘파브라자임(성분명 아갈시다제 베타)’, 다케다의 ‘레프라갈(성분명 아갈시다제 알파)’ 등이 허가됐다. 두 약제 모두 정맥 투여 주사제다.

두 국내사는 기존 효소대체요법 치료제의 경우 2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수 시간 동안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LA-GLA가 아갈시다제 베타 성분의 기존 치료제 대비 신장 기능, 혈관병 및 말초신경장애 개선 효능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파브리병 대표 약제라 할 수 있는 파브라자임을 겨냥해 기존 약제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파브라자임의 경우 환자가 2주에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해 4~5시간가량 치료제를 정맥 투여를 받아야 한다.

현재의 투약 주기가 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의료 현장에서도 공감하는 내용이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인 탓에 수도권 외 희귀질환 환자들은 장거리를 이동해 지역 거점 의료기관에서 가야지만 치료제를 투여 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다만, 파브리병 치료 약제 간 경쟁은 지금도 치열하다. 국내에서 파브라자임보다 늦게 출시된 레프라갈의 경우 동물세포주가 아닌 인간세포주에서 유래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환자의 면역원성 반응이 적어 전처치가 간단하고 투약 시간이 40분 정도로 짧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오랜 임상 연구를 통해 파브라자임의 장기 보호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이 입증됐으며, 레프라갈 대비 고용량인 파브라자임 투여 시 파브리병 증상의 원인이 되는 당지질 축적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효소대체요법 치료제는 아니지만 투여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경구용 파브리병 치료제도 개발된 상황이다. 한독이 국내 도입하는 경구용 파브리병 치료제 ‘갈라폴드(성분명 미갈라스타트)’로, 순응변이를 가진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며 국내 처방 기간은 최대 60일이다.

앞서 국내 기업이 파브리병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이수그룹 계열사인 이수앱지스는 파브라자임 바이오시밀러인 ‘파바갈’ 상업화에 성공해 국내외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수앱지스는 지난해 국내 처방 환자 증가로 국내 매출 102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기존 처방 경쟁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장 성장률은 두 회사의 신약 개발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파브리병 치료제 시장은 2023년 19억 달러(약 2조 5,337억원)에서 2028년 30억 달러(약 4조원)로 연간 9.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연내 희귀의약품지정(ODD)을 신청하고 1상 임상시험에 진입한다는 계획으로, 어느 회사가 임상시험을 주도할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현 시점 두 회사 모두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계약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공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차후에 양 사의 R&R(역할과 책임)이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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