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방재승 교수 “사직 이유? 의료현장 심각…의료대란 피해야”

서울의대교수협의회 방재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공의 사직이 현실화될 경우 의료대란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청년의사
서울의대교수협의회 방재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공의 사직이 현실화될 경우 의료대란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청년의사

정부에 대화를 촉구하며 '사직서 제출'을 선언한 의대 교수들이 '의료대란'을 경고했다. 전공의 사직 이후 한 달여 가까이 진료를 축소해 온 병원들이 경영악화로 버티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빅5병원'들조차 도산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의대교수협의회 방재승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오전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사직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교수들의 피로감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3월이 지나 4월이 되면 대한민국은 의료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본격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지난달 19일부터 한 달이 되는 이달 18일이 되면 병원장이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아도 민법상 사직이 인정되므로 사태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의료대란이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

의료진 번 아웃도 문제지만 전공의 사직 이후 한 달여 가까이 진료를 축소해 온 병원들도 경영악화로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수도권 대형병원들이 도산 위기에 직면하면 의료체계 붕괴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대 교수들이 정부가 의료 공백 해결을 위해 합리적인 방안 제시가 없을 경우 오는 18일을 기점으로 교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결정한 이유다.

실제 방 위원장은 전공의가 없는 의료 상황에 대해 “개탄스러울 정도로 심각하다”고 했다.

방 위원장은 “정규 수술을 거의 2주째 못하고 있고 응급이나 준응급 수술만 하고 있는데 전공의 없이 수술해야 하니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 수술할 땐 병동이나 중환자실이 비게 된다. 급한 환자에게 달려가 치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했다.

방 위원장은 “전공의들이 없으면 지금의 대학병원 특히 ‘빅5병원’이 차례로 도산할 것”이라며 “1~2개월 뒤에는 빅5병원 같은 큰 병원에 가서 암 수술 받고 뇌수술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도저히 되돌려질 수 없다. 대한민국 의료는 끝”이라고 했다.

교육현장을 떠난 의대생들도 문제다. 사태 해결이 늦어져 대규모 유급으로 이어질 경우 학점을 이수하지 못해 본과 4학년들이 의사국가고시를 치를 수 없다면 내년도 전공의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방 위원장은 “의대는 2월초부터 시작해 방학을 반납하더라도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월 26~27일 정도 되는 시점이 끝나면 의대생이 전체 유급으로 가기 때문에 전공의가 복귀 하더라도 의료파국은 시작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방 위원장은 “증원 규모를 양보할 때까지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전공의들 태도가 강경하다. 현 상황에 대해 실망 하고 미래가 안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서울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전공의 사직서가 수리되는 시점인 오는 18일까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교수들도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사직서가 수리되기까지 한 달여 기간은 병원에 남겠다고 했다.

방 위원장은 “사직서를 내더라도 신분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의사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참의료진료단’을 구성해 최대한 버텨볼 생각”이라며 “그러나 전공의들이 아예 없고 전임의들도 사직서를 내고 있다. 교수들만 남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전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고 나가겠다고 하겠나. ‘너희가 의사냐, 교수냐’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사직서를 낼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국민들도 의견 들어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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