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 방재승 위원장, 지난 12일 기자회견
필수의료 최전선에 선 뇌혈관외과 의사로 이번 사태 정말 참담해
정부가 18일까지 해결책 제시 않으면 교수들 사직할 수밖에 없어
정부·의료계·여당·야당·국민 모두가 참여한 대화협의체서 논의를
의사 수 증원, 공신력 있는 해외기관 통해 확인 뒤 방안 마련해야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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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까지 전공의가 돌아오고 의대생이 돌아오고 정상 진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의료 파국이 오기에, 시국 선언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방재승 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뇌혈관외과 교수)은 지난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30년 간 필수의료 최전선에서 뇌혈관외과 의사로 환자만 바라보고 살아온 의사로서 현 사태가 "정말 참담하다"며 시국 선언까지 언급했다. 

이날 방 위원장은 서울대 4개 병원 교수진이 의대 교수협의회 총회에서 단체 행동을 결정하고, 단체 행동 시점으로 다음 주 월요일인 '3월 18일'을 정한 까닭과 그 다음날인 19일부터 교수진들이 자발적으로 사직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밝혔다. 

방재승 위원장은 "전공의는 3월 18일 지나면 실제로 사직이 되고 아무리 많이 미뤄도 3월 26일 즈음이 지나면 전국의 의대생들도 전부 다 유급될 수 있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이 결국 병원과 학교에 돌아오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대혼란 상태가 된다"며 전공의가 안 들어오면 빅5병원조차 운영이 어렵다는 현실을 짚었다.

정부가 밀어부친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이 현실화된다고 해도 내년에 한 꺼번에 8,000명의 의예과 1학년생을 교육하는 것도 불가하다는 점도 방 위원장은 지적했다. 방재승 위원장은 "내년에 의예과 1학년 학생이 한꺼번에 8,000명이 들어오면 교육을 할 수가 없다. 간단한 예로 해부 실습에 필요한 만큼 사체 기증을 해 주실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까닭에 정부가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지 않으면 이달 19일부터 서울의대 교수들도 자발적인 사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 위원장은 "정부는 많은 예산을 써서 대형병원을 지키려고 하는데 오히려 이 상황을 빨리 해결하고 그 재원을 필수의료나 공공의료, 지역의료 쪽에 쓰는 것이 적절하지 않겠나"라고 제시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가 제안하는 첫 번째 방안은 '의대생 증원 전면 재검토가 아닌, 증원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대화협의체 구성에 정부와 의협이 동의하고, 의대생과 전공의도 정부와 의협이 대화협의체 구성을 하면 병원과 의대 복귀에 동의해 파국으로 치닫는 대한민국 의료를 우선 살려내자는 것이다. 

 방재승 위원장은 "저희가 제안하는 안은 정부, 의협, 여당, 야당 그리고 국민이 대화협의체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국민을 포함해서 객관적으로 보자는 것이다. 여기에 전공의 단체와 교수도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껏 정부와 의협이 논의해온 이 사안을 더 넓은 테두리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의사 수 증원에 있어서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불신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해외 기관에 맡겨  해결책을 찾자는 것이다. 방 위원장은 "서울대 비대위에서 추천하는 안은 실제로 외부기관, 해외기관을 통해 제대로 평가하는 것"아라며 이를 받아볼 의향이 의협도 있고 정부도 있다면 평가 이후인 1년 뒤 의사 수를 정하자고 했다.

방재승 위원장은 "OECD, 필요하면 WHO에 의뢰해도 되고, 국내 연구자들한테도 얘기해야 한다.  그래서 몇 개의 연구를 1년 뒤 취합하면 어느 정도 일치된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때 만약 1,000명을 늘려야 된다고 보고서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면 정부도, 의협도 1,000명을 따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 전공의는 미래의 필수의료 인력인데 이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욕을 먹으면서 나갈 때는, 그리고 교수들이 그렇게 돌아오라고 해도 오지 않을 때는 이유가 있다"며 "아무리 그래도 내 환자보다 내가 우선이지 그렇게만 생각했다면 힘든 전공의 과정을 안 들어오고 의대 마치고 바로 나가 취직을 했을 것이다. 전공의들은 필수의료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정말 필수의료를 살린다면 이 사람들이 왜 안 들어오겠나"라며 그들이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같이 만들어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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