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얘기라고?” 호기심에 이 책을 집어 든 독자들이라면, 넋두리 같은 첫 대목에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딱 30초만 더 읽으면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이공계 대학생과 대학원생, 연구원의 모습이라는 것을. 우리가 아는 전문가들도 모두 오래전 초보인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도 우리처럼 하나하나 실수하며 배웠을 것이다. 과학은 이 우주에 하나일지 몰라도 그걸 받아들이는 과정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우리가 과학책을 읽으며 빨려 들어가는 부분은 바로 이렇게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과학을 받아들이는 과
“아이스크림과 젤라토의 차이는 뭘까?” “파이와 타르트는 어떻게 다를까?” “바비큐와 그릴의 구분법은?” 세상엔 맛있는 것이 많다. 그 수만큼이나 음식과 관련한 이야기도 많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비슷비슷 헷갈려서 알쏭달쏭한 300여 가지 디테일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우리가 식탁에서 마주친 궁금증들이 시원시원하게 풀린다.고기와 해산물부터 과일과 채소‧쌀‧빵을 넘어 맥주‧위스키‧커피‧음료, 아이스크림까지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음식에 대한 물음표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저자는 특유의 간결하고도 분명한 목소리로 그 물음표에 선명한 대답을 준
2019년 1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전 세계 누적 확진자가 6억 명을 돌파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최근 중국에서 20일 사이에만 2억4 800만 명이 확진됐다. 그 원인은 ‘집단 면역’ 달성 실패라는 소식이 들려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주변에서 흔하게 들려오는 “김치, 면역력 강화 식품으로 주목” “학업 스트레스 해법은 면역력 강화” “키 크고 싶다면, 면역력 관리부터”라는 말이 있다. 유추해 보면 아무래도 이 ‘면역’은 우리와 떼어놓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인 듯하다. 그
왜 우리는 타인을 파악하는 데 서투른가? 경찰은 ‘무고’한 사람을 체포하고, 판사는 ‘죄지은’ 사람을 석방한다. 믿었던 외교관은 타국에 ‘기밀’을 팔고, 촉망받던 펀드매니저는 투자자에게 ‘사기’를 친다. 눈앞의 단서를 놓쳐서 피해가 커진 범죄부터 피의자가 뒤바뀐 판결, 죽음을 부른 일상적인 교통단속까지,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우리가 모르는 사람을 안다고 착각해서 비극에 빠진 여러 사례를 보여준다. 이런 사례를 통해 타인과 상호작용할 때 저지르는 오류를 조목조목 짚은 다음, 그 이유를 인간 본성과 사회 통념에서 찾아낸다. 타인의 진실
이 책은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질이 지금과 같은 세계를 빚어온 과정을 탐구한다. 저자는 신재료와 현대적인 사물의 탄생을 다룬다. 우리가 만든 그 대상들이 어떻게 오늘날의 인류를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인지하고, 경험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는 근대 이전에 사용했던 물질들에 어떤 한계가 있었기에 사람들이 새로운 재료를 욕망했고, 신재료는 어떻게 발견 또는 발명됐는지, 새로운 발명품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생생한 묘사와 날카로운 분석으로 풀어낸다.‘교류하다’
모든 음식의 이름에는 매혹적인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이 책은 그 이름이 탄생한 진귀한 사연을 찾아 세계 역사와 문화를 파고드는 특별한 어원사전이다. 고대 인류의 지혜가 담긴 요리부터 중세의 음식 행상을 모방해 세계 정복에 성공한 현대의 패스트푸드까지 음식의 기원과 그 이름에 담긴 이야기들을 끝도 없이 펼쳐낸다. 먹고 조리하는 방식에 따라, 어디에서 요리했는지에 따라, 언제 먹느냐에 따라 촘촘하게 나뉜 160개가 넘는 에피소드에는 난생처음 듣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누구나 한번쯤 품어봤을 음식 이름에 관한 의문을 명쾌하게
새롭게 암 진단을 받는 국내 환자는 연간 약 25만 명 이상이다. 고령사회가 진행될수록 그 수는 더 늘고 있다.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암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누적 암 진단 환자는 2018년 기준 200만 명을 넘었다. 2021년 국내 질병 사망자 원인 분석을 보면, 남성 3~4명 가운데 1명, 여성 5명 중 1명은 암으로 사망했다. 연세암병원은 1969년 국내 최초로 암 환자를 각 분야 전문가들이 통합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설립한 연세암센터의 정신을 이어받았다. 전인적(全人的)인 암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모두가 노화에 대해 알고 있지만 외면하는 진실이 있다.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과연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이고, 노화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KAIST에서 의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노화생물학자 정희원 교수는 말한다. “지금 같은 생활습관이라면 평균수명은 늘어도 고통스러운 노년을 피하기 어렵다”고. 단순히 병원 신세를 지는지 여부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인구구조와 제도적인 특성상 경제활동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신체적으로 돌봄을 받는 것도 더 어려워질 이
19세기 프랑스 고전 요리를 완성한 요리사 앙투안 카렘(1784~1833)은 요리사 복장을 표준화했다. 그가 만들어서 쓰던 요리사 모자 ‘토크’(toque)는 오늘날 세계 어디서나 요리사 모자로 통용되고 있다. 카람이 토크를 만든 이유는 음식에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토크에는 101개의 주름이 있다. 이는 달걀 요리 법 101가지를 의미한다. 웬만한 요리는 다 할 수 있다는 요리사의 자부심을 하얀 모자에 담은 것이다. 역시 그가 입기 시작한 두 줄 단추의 흰색 코트도 오늘날 요리사의 전형적인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소리 지르고 밤새 후회했어요.”“애한테 화 안 낼 수 있는 약 같은 거 있나요?”“저는 좋은 엄마가 되기는 틀렸어요.”“가끔 아이한테 욱 해서 소리 치고 나면 혹시 내가 분노조절장애는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고민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후회한다는 것이다. 엄마가 처음이라, 부모도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인지와 정서가 아직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의 마음에는 부모의 작은 실수도 커다란
살아가는 일은 소비하는 일이다. 하지만 ‘과’소비, 특히 ‘과’식은 인류에게 비교적 새로운 행동이다. 적어도 요즘처럼 자주, 그것도 대체로 영양가 없고, 무척 살찌게 하는 세계 산업식품을 과식하는 현상은 새롭다. 많은 사람이 씨름하는 과식이라는 문제는 소비 자본주의라는 더 넓은 맥락에 속해 있다. 소비 자본주의에서 우리 삶은 생산과 소비에 통제된다. 하지만 종종 우리는 그 영향이 얼마나 거대한지 의식하지 못한다. 물적 상품이나 자원의 소비가 늘어날수록 과식과 비만도 증가한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과식과 비만은 세계 여러 지역의 빈곤과
‘사랑’은 우리를 인간으로 존재하게 만드는 것의 중심에 있다. 인간은 부모에게 극진한 돌봄을 받고, 연인이나 친구뿐 아니라 개나 고양이 같은 다른 종에게도 사랑을 느낀다. 한 인간의 삶 안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존재한다. 이는 인간을 다른 생물들과 구분 짓는 특별한 요소이다. 저자 애나 마친(Anna Machin)은 진화인류학자다. 사회성 연구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로빈 던바 교수와 함께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친밀한 사이의 인간관계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녀는 이 책 《과학이 사랑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모든 것》에서 사랑을 생물학‧
만성피로증후군과 신경성 두통, 무기력증, 잦은 기침…. 현대 의학으로도 그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는 증상들이 있다. 환자는 종합병원의 여러 전문과를 전전하며 각종 검사를 받는다. 결국 “좋은 소식입니다. 검사 결과 완전히 정상이에요.”라는 답을 듣는다. 하지만, 환자의 증상과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분명히 존재하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은 환자에게 두려움을 안긴다. 여기에 ‘건강염려증이다’, ‘예민하다’ 등등 주변에서 아픈 것 자체를 의심하기도 한다. 아픔을 이해받지 못한 환자의 불편한 심리 상태는 더 악화하고, 몸에 나
언어치료가 대중화되면서 언어재활사 인력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언어재활사’라는 직업은 대중에게 여전히 생소하다. 실제 언어재활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일과를 보내고 어떻게 일하는지 등을 알고 싶어도 궁금증을 해결할 만한 창구도 부족하다. 이 책 《언어재활치료사는 이렇게 일한다》의 저자는 이 같은 언어재활사 지망생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고자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그녀가 언어재활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후 어떠한 과정과 어떠한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솔직담백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후 경력이 쌓이면서 새롭게 부딪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진다. 그리고 응급구조사들은 환자가 발생하면 어디든 출동한다. 환자의 상태가 어떤지, 사고가 벌어진 장소와 시간은 어딘지, 현장에 있는 환자의 수는 몇 명인지, 다친 이유가 무엇인지, 성별이 어떠한지, 연령대는 어느 정도인지, 걸을 수 있는지 없는지. 크고 작은 정보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장소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챙겨야 할 구급 장비가 다르기 때문이다.이 책 《응급구조사는 이렇게 일한다》의 저자는 “안정적이라는 이유에서 전문직으로 눈을 돌리다가 고른 직업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바로 응급구조사”라고 말한다. 올해
물리치료사는 환자가 불의의 장애로 사회적 사망 선고를 받는 일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여러 통증 혹은 만성통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일상 회복을 위한 통증 관리에도 최선을 다한다. 한편, 환자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물리치료사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어렵다. 환자 스스로 자신의 통증을 관리하는 ‘자가 치료사’가 될 수 있도록 돕는 통증 교육과 물리치료사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다.이 책 《물리치료사는 이렇게 일한다》에는 환자를 자가 치료사로 만들어내는 치료 이야기가 실렸다. 물리치료사는 우리 몸의 통증 억제 기능을 알고, 환자가 이미
이 책 《비거니즘》은 지금까지 출현한 비거니즘 문화와 정치를 가장 포괄적이고도 이론적으로 섬세하게 연구한 대표 작업물이다. 저자는 하나의 학문으로서의 ‘비건학’을 주장한다. 음식 액티비즘을 포함 사회정의와 관련해 더 큰 폭에서 다양한 각도의 쟁점을 던지는 비거니즘의 정치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저자는 정체성과 지역 정치, 액티비즘, 동물 지리학, 에코 페미니즘, 포스트 휴머니즘, 인종이론‧신물질주의 등 다양한 연구에 기반하고 있다. 이 뜨거운 논쟁의 장에서 비거니즘이 단지 식단 선택 문제만은 아니고, 근본적이고도 급진적인
요리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활동이다. 이는 단순히 음식과 맛에 관한 것이 아니다. 요리의 발전은 인류가 진일보하는 과정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긴 시간에 걸쳐, 인간은 불을 다루고 농경을 시작했다. 여기서 더 과학을 발전시켜서 음식을 만들 때 분자 단위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탐구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달리 말해, 인류가 스스로를 먹여 살리는 다양한 요리법을 발전시킨 대서사를 써 온 끝에, 현재 약 80억에 달하는 인간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긴 삶을 영위하게 됐다.30년 넘게 음식 산업에 종사했고, 현재 하버드대에서 음식 과학을
시대를 넘어 오랜 세월 수많은 독자에게 사랑을 받은 세기의 명작을 현대 의학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백설공주》 《빨간 구두》 《프랑켄슈타인》 《작은 아씨들》 《빨강머리 앤》 등 명작 소설에서부터 북유럽 신화와 켈트 신화, 이집트 신화와 같은 다양한 나라의 신화들이다. 여기에 《라 트라비아타》 《하데스타운》 등 뮤지컬과 오페라까지 우리 시대의 고전으로 불리는 작품들을 의사의 시각에서 새롭게 해석한다. 책은 고전 작품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특징‧질병, 작품 속 특정 사건을 의학적 배경에서 비틀어봄으로써 평범한
나이 50세가 넘어가면 어깨 결림과 요통‧무릎시림 등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많아진다. 이들이 하나 같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병원에 가도, 약을 챙겨 먹어도, 물리치료를 받아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체간 건강’이 나빠서다. ‘체간’은 우리 몸 중축을 이루는 핵심 몸통 근육이다. 50세 이후 장‧노년 건강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체 중심에서 장기와 척추‧관절을 붙잡아주는 체간의 힘이 약하면 오로지 팔다리의 힘으로만 온몸을 지탱해야 한다. 이로 인해 통증이 생기기 쉽고, 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