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고 위험한 암이다. 한해 약 25만명의 새로운 암환자가 발생하는데, 그 중 3만건 정도(약 12%)가 위암이며, 남성암 중 1위, 여성암 중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보통 60대 중반에서 가장 흔하지만 최근에는 70대 이후의 고령환자나 40대의 젊은 위암환자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위암은 내시경 의사가 위의 점막조직 일부를 떼어내고 이를 병리의사에게 보내 현미경 검사를 하여 진단된다. 과거 조영제를 마시고 찍는 엑스선 검사는 비정상적인 영상 소견을 통해 위암을 의심하는 방법이지만 결국 내시경을 해야만 조직검사가 가능하므로 검진방법으로 권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40대 이후부터 매 2년마다 내시경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고 국가가 이를 전부 보조해 주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대다수의 위암 환자는 검진과정에서 발견되고 비교적 조기에 발견되는 경향이 있으며, 반대로 검진을 재대로 받지 않은 환자의 경우 진행된 암인 경우가 많은 편이다.

건강검진이나 일반의원에서 내시경 조직검사를 받고 암이라는 진단이 나오면 일단 두렵고 불안하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당황하게 된다. 대부분 환자의 경우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터넷 자료나 경험을 공유하는 환자 커뮤니티 사이트를 이용하여 정보를 얻게 된다. 주변에 조금이라도 선을 댈 수 있다면 아는 의사에게 부탁하여 진료를 의뢰하기도 한다.

평소 병원에 잘 다니지 않던 건강한 사람이라면 어느 병원으로, 누구를 찾아가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이것이 급한 것인지 아니면 차분하게 준비해도 되는 것인지 쉽게 알기 어렵다. 무조건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는 조언과 일단 집에서 가까운 대학병원에서 치료받아도 된다는 얘기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수많은 정보들 사이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고, 여기저기 너무 많은 병원을 전전하다가 지나치게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진단을 받게 되면 해야 하는 일을 정리해 보았다.

 

1. 검진받은 병원에서 ①내시경 사진이 담긴 CD ②조직검사 결과지와 조직 슬라이드 ③상급병원 진료를 위한 진료의뢰서 등 3가지를 발급받고 챙긴다.

 

2.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또는 위장관외과 전문의를 찾아보고 예약한다. 이 과정은 검진센터에서도 도와줄 수 있으니 꼭 상의하도록 한다. 

 

3. 대학병원에서 최초진료(초진)를 보게 되면 병기설정을 위한 검사와 수술 전 마취검사 등을 시행하게 되며 이를 통해 병의 진행정도에 따른 치료계획을 결정하게 된다. 

검진할 때 내시경뿐만 아니라 다른 검사(혈액검사, 엑스레이 검사, 대장내시경검사, 심장/폐 기능검사 등)를 했다면 모두 발급받아 두는 것이 좋다. 추후 중복검사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고 검사에서 치료까지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조직 슬라이드는 보통 대출을 해 주는데 나중에 빌려준 병원에서 요구하게 되면 반납해야 하며, 두 개 이상의 대학병원에 방문하는 경우 판독을 받고 다시 돌려 받아야 다른 병원에도 제출할 수 있다.

소화기내과에 갈 것인지 위장관외과에 갈 것인지는 병의 진행상태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어디로 가든 차이는 없다. 다만, 수술을 요하는 상태라면 위장관외과 진료를 보는 것이 치료진행에 있어서는 빠른 편이므로 참고하도록 한다.

병원에 따라 암센터에서 진료하거나 소화기센터에서 진료를 하는 등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고 진료예약을 해야 한다. 

대학병원 진료와 정밀 검사를 받은 뒤 이제 본격적인 치료계획을 세우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수술일정을 잡게 되지만 아주 초기의 병인 경우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절제술'이라는 시술을 받게 되고, 전이가 동반된 4기암이라면 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를 준비하게 된다.

검진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단지 위에 무엇인가 안좋은 것이 있고, 조직검사에서 암이 나왔다는 것 뿐이다. 병이 얼마나 심각한지, 수술을 해야 하는지, 수술도 불가능한 것인지, 내시경시술로도 가능한 것인지 등은 이후 정밀검사를 통해 알게 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2~3군데의 대학병원을 다녀 보고 본인이나 가족에게 가장 맞다고 생각되는 병원과 의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니다. 더 믿음이 가는 병원이나 선생님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중요한 일이다.

다만, 지나치게 고민하여 너무 오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금물이다. 일단 선택한 주치의에게는 절대적인 믿음을 가져야 하고 조언에 잘 따라야 하며 궁금한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는 관계형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 치료는 최소 5년 이상 해야 하는 긴 싸움이기 때문이다.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송교영 교수는 1995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암센터에서 연수했다. 송 교수는 위암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로 명성이 높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외과 과장, 위암센터장과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다. 국제위암학회, 미국소화기내시경외과학회, 대한암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