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검진센터나 일반의원에서 내시경검사를 받고 조직검사에서 위암으로 판명됐다면 그 다음으로 할 일은 병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 일이다. 병의 진행 정도, 즉 병기는 1기부터 4기까지로 구분하는데 이렇게 병기를 설정하는 이유는 향후 치료 방침을 정하기 위함이다. 병기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1기인 경우 수술이나 내시경절제술 등 병변을 잘라내는 것만으로 치료가 끝나지만, 2기나 3기인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에 항암치료가 추가돼야 한다. 또한 4기 위암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하고 항암치료에 의존해야 한다. 

 

위암 병기 판정을 위해 필요한 3가지 정보

T  병이 얼마나 깊은지

N  위 주변 림프절로 얼마나 전이됐는지

M  다른 장기로 전이됐는지

위암의 병기 판정을 위해서는 3가지 정보(T, N, M)가 필요하다. 병이 얼마나 깊은지(T), 위 주변 림프절로 얼마나 전이됐는지(N), 다른 장기로 전이됐는지 여부(M)다. 이 세 가지 정보를 종합해 1기부터 4기까지 병기를 붙인다.

이 정보들을 얻기 위해 다양한 정밀검사를 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복부 CT 검사다. 복부 CT 검사를 통해 암이 위벽의 일부를 침범했는지 또는 위벽 전체를 침범했는지, 위 주변 림프절이 커져 있는지, 커져 있다면 몇 개나 되는지 등의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여기에 간이나 뱃속에 전이가 되어 있는지 여부 또한 확인이 가능하다. 뱃속에 전이가 되는 경우를 복막전이라고 부르는데, 이때는 CT에서 전이된 덩어리가 보이기도 하고 전이로 인한 복수가 발견되기도 한다. 

CT를 다른 병원에서 찍었는데 또 해 보자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첫번째 CT를 촬영한지 한 달 이상 경과했거나, 위암이 있는 부위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주지 못하는 CT를 찍었을 때이다.

같은 복부 CT여도 어디를 중심으로 촬영하는가에 따라 다른데, 보통 위를 보기 위해서 위를 부풀리기 위한 약을 먹고 찍게 되며, 자세도 드러누운 자세, 엎드린 자세, 옆으로 누운 자세 등 병원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촬영한다. 

위벽 침윤도(T인자)
위벽 침윤도(T인자)

내시경초음파도 하는데, 이는 내시경 끝에 초음파가 부착된 특수한 내시경 기계를 이용해 병의 깊이를 파악하는 검사다. 내시경초음파 검사는 병이 아주 초기일 때 더욱 의미가 있는데, 수술적 절제술을 해야 하는지, 내시경절제술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별할 때 도움을 준다. 

위암은 우리 몸의 어느 곳이라도 전이될 수 있는데 뱃속 장기 이외에도 피를 타고 이동해 폐나 뼈 등으로 전이될 수 있다. 흉부 CT와 골스캔 검사는 폐와 뼈의 전이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검사다. 전이 상태가 애매하다면 추가적으로 MRI 검사를 하기도 한다. 특히 간전이가 의심되지만 불분명한 경우 MRI 검사가 도움이 된다. 

위암 전이 소견.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위암 전이 소견.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PET-CT 검사도 많이 한다. 다만 위암에서 PET 검사의 효율성은 다소 떨어진다. 전이 여부를 판별하는데 이용하지만 전이 병소를 잘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어서 절대적으로 신뢰하기는 힘든 검사이다. 많이 진행된 암에서 여러 군데의 전이 병소를 찾아야 하는 경우에 의미가 있고, 몰랐던 다른 암의 존재를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병기 설정 검사 과정에서 또 하나 필요한 검사가 바로 암표지자(tumor marker) 검사다. 암표지자는 암세포의 잔재를 채취해 암의 발생이나 재발을 진단하는 목적으로 쓰인다.

위암에서 쓰이는 대표적인 암표지자는 CEA와 CA19-9이다. 병원에 따라 CA72-4나 CA125 등을 쓰기도 한다. 피검사만으로 암 재발을 예측한다는 측면에서는 간단하고 편리한 검사이지만, 신뢰도가 높지 않은 문제가 있다. 다만 정상보다 수십 배, 수백 배 높은 수치로 나오는 경우, 수술 전에 비해 증가된 추이를 보이는 경우에는 재발이나 타 장기의 암을 의심해 추가 정밀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암의 표지자
암의 표지자

종합하면 내시경검사와 조직검사는 위암이라고 진단하기 위해 필요한 검사이고, 일단 확진이 되면 내시경 초음파, 복부 CT, 흉부 CT, 골스캔 검사, 암표지자 검사 등을 한다. 필요하면 MRI나 PET-CT 검사를 추가해 환자의 병기를 추정하게 된다.

위암 환자가 고령이거나 고위험군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다면 심장기능검사, 폐기능검사 등 마취 위험도 평가를 위한 검사를 추가하게 되고, 심장내과나 호흡기내과, 신경과, 마취과 등 관련 과와의 협진을 통해 수술이나 마취의 위험에 대비하게 된다. 자, 이제 치료를 시작할 준비가 완료됐다.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송교영 교수는 1995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암센터에서 연수했다. 송 교수는 위암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로 명성이 높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외과 과장, 위암센터장과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다. 국제위암학회, 미국소화기내시경외과학회, 대한암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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