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위암을 완치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적 절제술, 즉 암을 포함한 위를 잘라내는 것이다. 수술이 포함되지 않은 다른 치료는 극히 일부 환자 이외에는 완치에 이를 수 없다는 뜻이다. 

흔히 말하는 위암은 위선암(gastric adenocarcinoma)을 말하는데, 위에 생기는 위 림프종(lymphoma) 같은 희귀한 암은 수술이 아닌 항암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여기서 다루는 위암은 가장 흔한 위선암을 말하는 것임을 기억하자.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위암 진단 뒤 검사가 모두 끝나면 잠정적 병기, 즉 '임상적 병기(clinical stage)'가 정해진다. 확실한 병기, 즉 '최종 병기(final stage)'는 위를 잘라서 얻은 조직을 병리과 의사가 현미경 검사를 해 확정하게 되며 그 이전까지는 추정 병기라고 보면 된다. 

임상적 병기에 따라 치료방침이 결정되는데 1기에서 3기는 수술적 치료를, 전이가 동반된 4기 위암은 항암화학요법 등 비수술적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4기 위암 환자 중 출혈, 폐색, 천공 등 암으로 인한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고식적 수술(palliative surgery)이라고 해서 나눠 부른다.

위암수술에는 3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다. 1원칙은 암을 포함한 위를 충분한 여유(margin)를 두고 3분의 2 또는 전체를 절제한다는 것이다. 2원칙은 위 주변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고, 3원칙은 남은 위나 식도에 소장을 연결한다는 것이다.

수술 3원칙

1원칙, 암을 포함한 위를 충분한 여유를 두고 3분의 2 또는 전체를 절제한다

2원칙, 위 주변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절제한다

3원칙, 남은 위나 식도에 소장을 연결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위를 3분의 2 또는 전체를 잘라낸다고 하면 충격을 받고, 수술 뒤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 궁금해 한다. 특히 위 전체를 절제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며 수술 후 환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먹는 것의 즐거움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수술 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위의 고유한 기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위는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소장으로 내려 보내는 맷돌 역할 ▲음식물을 일시 보관하는 저장고 역할 ▲음식물이 십이지장으로 급하게 내려가지 않게 위에 붙잡아 두는 검문소 역할을 한다. 

이 세가지 기능이 위 절제술로 인해 없어지거나 줄어들게 되면 덤핑증후군, 설사, 역류성 위염, 체중 감소와 영양결핍 같은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위절제술 후 음식을 오래 씹고 천천히 넘기며, 조금씩 여러 번 나누어 먹는 습관은 이러한 위절제술 후 증후군들을 예방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위 주변 림프절을 절제하는 것은 위를 절제하는 것만큼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위암이 초기인 경우에도 위 주변 림프절로 암세포가 이동해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전 검사인 위내시경초음파나 CT 등에서 림프절 전이 소견이 없어도 실제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위 주변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절제한다고 해서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크게 떨어진다고 걱정하는 환자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다만, 림프절 절제의 범위가 커질수록 수술 후 합병증 빈도나 통증 정도가 증가할 수 있고, 배액관으로 배출되는 체액의 양이 많아질 수 있다.

위를 절제하고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들어낸 뒤 남은 위나 식도에 소장을 연결한다. 이 과정을 문합이라고 하는데 암 수술 자체와는 연관이 없으나 문합한 부위가 잘 붙지 않고 새거나 좁아지게 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 역시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픽 자료=서울성모병원 제공
그래픽 자료=서울성모병원 제공

과거에는 배를 크게 째서 열고 위를 잘라내는 수술, 즉 개복수술이 주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큰 절개를 가하지 않고 몇 개의 구멍을 뚫고 기계를 삽입해 위를 잘라내는 최소침습수술인 복강경 또는 로봇 수술이 많이 쓰이고 있다. 

배를 많이 열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작고, 회복이 빠르며, 상처가 크게 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뱃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개복수술과 동일하다. 

위암 수술의 중요한 3가지 원칙은 암을 완치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며 수술 후 결정된 최종 병기에 따라 추가 치료 여부가 결정된다.

최종 병리검사에서 일반적으로 1기로 확정되면 추가 치료 없이 추적 검사만 받으면 되지만, 2기나 3기로 나오면 추가적인 항암요법이 필요하다. 이때의 항암요법은 수술 후 보조적으로 쓰인다고 해서 보조항암요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송교영 교수는 1995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암센터에서 연수했다. 송 교수는 위암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로 명성이 높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외과 과장, 위암센터장과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다. 국제위암학회, 미국소화기내시경외과학회, 대한암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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