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위암수술 후 가장 무섭고도 불안한 것이 바로 통증이다. 암 수술은 인위적인 상처를 몸에 입히는 것이다. 때문에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극심한 통증과 마주해야 한다. 특히 밤에는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지고 잠도 잘 수가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과연 얼마나 아프고, 어느 정도나 참아야 하는지, 대책은 없는지 알아보자.

수술 후 통증은 수술과 연관된 염증 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의 매우 불쾌한 느낌 뿐만 아니라 환자의 정서적, 심리적 불편감도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개념이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는 여러가지 요소에 의해 환자마다 달리 측정된다.

예를 들면, 환자의 나이, 수술의 종류, 수술의 범위, 불안의 정도, 사용되는 약제에 대한 반응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더 예민하거나 젊은 경우, 수술시간이 길고 광범위한 절제를 하는 경우에는 훨씬 더 큰 통증을 느끼게 된다. 반대로 개복수술에 비해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는 통증 정도가 덜 심하다.

통증은 일부 국소적인 부위에 칼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과 비교적 넓은 부위에 깊고 짖누르는 듯한 통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통증의 정도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여러가지 기준이 있지만 가장 흔하고 편하게 시행되는 것이 시각통증등급(VAS, visual analogue scale)이다. 위암 환자는 수술 후 병동에서 간호사들이 통증을 0점부터 10점으로 분류할 때 몇 점 정도인지 묻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보통 수술 직후 위암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은 5점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차 낮은 점수를 나타낸다. 과거에는 수술 후 통증에 대해 의사들이 약간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사용되는 약제의 부작용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예를 들면, 진통제 사용으로 인한 오심(메슥거림)이나 구토, 변비, 장운동 저하 효과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진통제 사용으로 인해 수술 부위에 일어나고 있는 다른 합병증들을 진단하게 되지 못하는 일 등을 걱정했던 것이다.

최근의 경향은 수술 후 통증을 보다 적극적이고 완벽에 가깝게 조절해 주는 것이다. 약제의 용량이나 종류를 조절함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최선의 진통 효과를 만들어내면 환자의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해 필요한 만큼의 진통제를 적절한 종류로 선택해 처방한다.

수술 후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제는 모르핀, 옥시코돈, 펜타닐 등의 마약성 진통제(아편유사제)로 대부분의 중등도 이상의 통증에 효과적이다. 그렇지만 호흡 억제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과 오심, 구토, 변비, 두통,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마약성 진통제 이외에 사용되는 약제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아세트아미노펜 등이 쓰이며, 보조제로 케타민이나 리도카인 같은 마취제도 쓰인다.

최근의 경향은 이른바 자가진통조절장치(PCA)를 이용해 지속적이고도 즉각적인 진통제 투여를 하고 있다. 보통 정맥에 연결된 카테터를 통해 마약성진통제나 진통소염제를 투여하게 되며 지속적으로 투입하면서도 환자가 필요할 때마다 증량해 투여할 수 있도록 조절된다.

PCA는 수술실에서 준비해 환자가 병실에 도착하면 바로 쓸 수 있으며, 소진하게 되면 추가적인 약제 주입이나 다른 진통제를 추가하게 된다. 수술 직후 금식기간동안 주사를 통한 진통제 주입을 하다가 경구 식이가 가능하게 되면 경구용 진통제로 전환해 투여한다.

수술 후 통증관리를 위해 수술 전 평가 및 계획 그리고 준비가 필수적이며, 환자 및 보호자에게 통증 조절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진통제를 정맥과 경구 투여하는 기본적인 방법 이외에 허리로 접근해 카테터를 삽입하는 경막외 통증조절장치나 말초신경차단술 등도 필요한 경우 이용된다. 또한 절개 부위에 직접 진통제를 주사하는 절개부위 침윤법 등의 부위 마취 방법도 사용되고 있다.

수술 후 통증은 아무리 좋은 진통제를 사용한다고 해도 완전히 예방할 수 없다. 그렇지만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소침습수술의 발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몸에 가장 적합한 진통제의 선택, 자가통증조절장치의 발달 등으로 많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의료진은 환자의 통증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조절을 함으로써 환자의 조기 회복과 더 빠른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도와야 하며, 환자는 통증의 강도와 변화를 적극적으로 표현해 상황에 맞는 종류와 용량이 적절하게 투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송교영 교수는 1995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암센터에서 연수했다. 송 교수는 위암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로 명성이 높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외과 과장, 위암센터장과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다. 국제위암학회, 미국소화기내시경외과학회, 대한암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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