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내과 의사에게 듣는 암 이야기]
대한종양내과학회 김인호(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하루가 다르게 암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암 환자의 절실함을 이용한 정보들일뿐 정작 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는 많지 않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근거 없는 치료에 현혹돼 시간을 소비하는 암 환자들이 없도록 대한종양내과학회와 함께 정확한 정보 전달에 나선다. 국내 암 전문의들이 연재하는 <종양내과 의사에게 듣는 암 이야기>는 암 치료를 앞두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암 극복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편집자주>

방광암은 요로상피암이라고도 부른다. 방광의 상피를 요로상피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방광암은 이 요로상피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요로상피암이라고 부른다. 다만,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요로상피암이라고 하면 방광암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콩팥의 일부에서 생기는 암(신우암)과 요관(콩팥과 방광을 연결해주고 소변이 방광으로 내려가는 길) 암도 요로상피암이라고 부른다. 즉, 일반적으로 신우암, 요관암, 방광암 대부분이 요로상피암이다. 

일반적으로 방광암, 요관암, 신우암은 장기의 모양과 위치가 달라 수술방법이 다르다. 하지만 약물치료인 항암치료는 방광암, 요관암, 신우암이 거의 같은 치료를 하게 된다. 다만 빈도상에서 방광암이 훨씬 많다 보니, 간혹 신우암이나 요관암도 방광암 항암치료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오늘 이야기는 방광암, 요관암, 신우암 환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라 하겠다. 그래서 오늘 필자도 요로상피암이라는 어려운 용어 대신에 방광암이라는 표현으로 이야기를 하겠지만, 신우암, 요관암 환자들도 오늘 이야기는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방광암의 항암치료는 그 목적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국소병기에서의 수술 전후에 보조요법으로 항암치료가 있고, 전이성이나 재발성인 경우에 주된 치료로서의 항암치료로 구분한다. 

그래서 이번 <종양내과 의사에게 듣는 암 이야기>에서는 방광암의 항암치료에 대해 ▲전이성·재발성 방광암의 항암치료 시작 ▲전이성·재발성 방광암의 면역항암치료 ▲전이성·재발성 방광암의 최신치료(곧 국내에 출시될 약제에 대해) ▲국소진행성 방광암의 수술 전후 항암치료 등 4회에 걸쳐 이야기 하고자 한다.

오늘은 그 첫번째 이야기 ‘전이성·재발성 방광암의 항암치료 시작’이다. 

1차 항암치료에서 사용되는 2가지 항암제 병용요법

전이성·재발성 방광암의 경우 진단되면 가장 먼저 시행하는 항암치료는 백금기반의 항암치료이다. 백금기반이라는 말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생각하는 ‘울렁거리고 힘든’ 항암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마디로 몇십 년 전부터 사용되던 1세대 항암제다. 

아니, 2023년에, 요즘 새로운 신약도 많이 나왔다던데, 왜 이렇게 힘들고 오래된 약을 사용하는지 궁금할 수 있다. 실제로 환자, 보호자에게 설명하면 많은 분들이 더 좋은 약으로 항암치료 할 수 없는지 물어볼 때가 많다. 

그럼 왜 그런가? 이는 아직까지도 전이성·재발성 방광암의 경우 백금기반의 항암제 만큼 좋은 약이 없기 때문이다. 

“뉴스를 보니 면역항암제가 효과가 굉장히 좋다던데요?”라고 물어기도 한다.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백금기반의 항암제 만큼 좋은 약이 없다라는 것은, 첫 치료(이를 1차 항암치료라고 부른다)로서 그렇다는 것이다.

1차 항암치료에서는 아직까지 백금기반의 항암제보다 좋은 결과를 보인 약제가 없다. 면역항암제도, 표적항암제도 모두 1차 치료로서는 백금기반의 항암제보다 좋은 결과를 보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이성 방광암에서는 국내의 대부분 환자들이 백금기반의 항암치료를 받는다. 다만, 이전에 수술을 하고 재발을 한 경우에, 만약 수술 전후에 백금기반의 항암치료를 받았고, 재발까지의 기간이 12개월이 넘지 않은, 비교적 빨리 재발한 경우에는 면역항암제 치료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면역항암제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1차 항암치료는 국내에서 두가지 요법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또는 카보플라틴) 요법과 우리가 MVAC이라고 흔히 부르는 4가지 약제의 병용요법이다. 둘 중 어떤 것이 더 우월하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우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담당 의사가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아마도, 국내에서는 많은 환자들이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또는 젬시타빈+카보플라틴 요법으로 치료를 하실 것이기에 이 요법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 해보려 한다.

이미지 제공=게티이미지
이미지 제공=게티이미지

1월 1일에 항암치료를 시작한다면 이날 두가지(젬시타빈+시스플라틴 혹은 젬시타빈+카보플라틴) 항암주사를 모두 맞고, 1월 8일에 젬시타빈 항암주사만 맞게 되며 이후 휴약기를 가졌다가 1월 22일경에 다시 두가지를 맞고, 1월 29일에 젬시타빈을 맞고 휴약기를 갖게 된다. 

병원에 따라서는 이것과 약간 상이한 스케줄을 선호하는 의사들도 있을 수 있으니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가장 많은 의사들이 선호하는 요법임은 틀림없다. 1월 1일, 8일을 1주기, 1월 22일 29일을 2주기라고 일반적으로 표현한다. 그럼 이렇게 항암치료를 하면서 중간중간 CT 같은 영상검사를 하면서 환자가 항암제에 반응을 하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4~6주기 (총 3~4개월 정도) 진행하게 된다.

이렇게 4~6주기의 항암치료를 완료하게 되면, 항암치료의 독성으로 인해 환자들이 많이 힘들어 하기 때문에 더 이상 항암치료를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이렇게 4~6주기 후에는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휴지기를 가지면서 정기적으로 추적관찰을 했는데, 최근에는 바벤시오라는 면역항암치료를 이어서 맞는 방법이 국내에 승인됐다. 최근까지는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매우 고가였는데, 조만간 보험급여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많은 환자들이 투여 받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이야기도 다음 이야기 면역항암제 편에서 다루기로 하겠다.

그럼 이러한 항암치료의 부작용은 무엇일까? 항암치료의 부작용은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존 옛날 항암치료를 떠올리면 된다. 울렁거리고, 기운 없고, 때로는 변비도 매우 심하고, 면역력이 심하게 감소되기도 한다. 또한 처음에는 괜찮은데 항암치료를 반복할수록 손발이 저리는 경우도 많아진다. 머리카락은 걱정하는 것만큼 많이 빠지지는 않는 편이다.

이중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력 감소일 것이다. 전문적으로는 호중구 감소증이라고 부르는데, 면역력이 감소되면 감염의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공공장소의 외출이나 수영 같은 것은 삼가는 것이 좋고 음식도 익혀먹는 것이 좋다. 호중구 감소증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처음 항암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두려움이 앞서고, 기분도 좋지 않고, 여러가지로 어려울 것이다. 다만 이 과정을 잘 이겨내야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다. 항상 힘내서 치료하길 바란다는 이야기로 오늘 이야기는 마무리 하도록 하겠다. 

두번째 이야기는 <전이성·재발성 방광암의 면역항암치료>다. 

김인호 교수
김인호 교수

김인호 교수는 가톨릭대 의과대학을 나와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내과를 수련했으며, 현재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부교수로, 상부위장관암(위, 식도), 소장암, 비뇨기암 등을 치료하고 있다. 대한암학회, 대한종양내과학회, 항암화학요법연구회, 미국임상암학회, 유럽임상종양학회 정회원이며, 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회 위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항암팟>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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