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내과 의사에게 듣는 암 이야기]
대한종양내과학회 박송이(중대광명병원 종양내과 조교수)
하루가 다르게 암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암 환자의 절실함을 이용한 정보들일뿐 정작 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는 많지 않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근거 없는 치료에 현혹돼 시간을 소비하는 암 환자들이 없도록 대한종양내과학회와 함께 정확한 정보 전달에 나선다. 국내 암 전문의들이 연재하는 <종양내과 의사에게 듣는 암 이야기>는 암 치료를 앞두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암 극복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편집자주>
비소세포폐암을 조기에 발견한다면 폐암 수술을 시행하고, 수술 후 백금기반의 보조 항암제로 4주기 투약을 하게 된다. 이것이 폐암 치료의 표준 요법이다. 이같은 보조 항암 요법의 목적은 수술 후 남아 있을지 모르는 미세 암세포를 제거하여 재발을 방지하고, 완치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런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도, 보조요법으로 백금기반 항암제 투약 이후에 면역항암제와 표적 항암제를 사용의 적응증이 추가되었다.
면역항암제인 티쎈트릭은 IMpower 010 연구를 통해 PD-L1 발현율이 50%이상인 비소세포폐암 2B-3A기이면서 EGFR이나 ALK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우리나라에서 허가됐다. 백금기반 항암 요법 4주기 시행 후, 비급여로 1년 동안 유지하는 추가 치료를 통해 질병의 재발 및 사망 위험도를 57%까지 감소(Hazard ratio [HR]=0.43, 95% CI: 0.27-0.68) 시켰다.
또 다른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는 3상 임상시험 KEYNOTE-091(PEARLS) 연구를 통해 비소세포폐암 2기-3A기 환자에서 PD L1 발현율에 관계없이, EGFR이나 ALK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를 제와 한 수술 후 보조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키트루다 3주 간격으로 200mg 또는 6주 간격으로 400mg를 1년 동안 유지하는 경우 무병생존기간의 중앙값은 58.7개월, 위약 34.9개월로, 약 2년 정도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위험도는 0.73이다.
EGFR 표적치료제인 타그리소 또한 ADAURA 연구를 통해 보조요법으로 적응증이 추가되었다. 비소세포폐암 1B-3A기 및 3B(T3N2) 환자 중에 EGFR exon 19 deletion 또는 EGFR exon 21 L858R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에서 이전에 백금계 보조 항암 요법을 완료했거나, 백금계 보조항암 치료의 금기 사항이 해당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우리나라 허가 범위인 1B-3A기 비소세포폐암에서도 전체생존율의 위험비가 0.49로(HR=0.49, 95% CI =0.34-0.70, p<0.0001) 통계적으로 유 의미하게 개선됐다. 이를 바탕으로 비소세포폐암의 근치적 수술 후 EGFR 변이 여부를 확인하여, 표적치료제를 추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전에 암 병변을 줄여 수술을 용이하게 하고, 전이를 예방하여 생존율을 높이는 방법을 선행 항암 요법이라고 한다. 비소세포폐암에서 수술 전 선행 항암 요법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비급여이다. 하지만 면역항암제인 옵디보와 백금계 항암제의 병합요법으로 3주기를 시행 후, 수술하는 요법이 허가되어 있다. PD L1 발현율과는 무관하게 절제가능한(종양크기 4cm 또는 양성림프절)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러한 수술 전 선행 면역항암제와 항암치료제의 복합 요법은 옵디보와 항암화학요법 군에서 무사건 생존기간의 중앙값은 31.6 개월로, 항암화학요법 단일군의 20.8 개월 보다 좋았다. 또한 옵디보를 병용한 군의 병리학적 완전 반응률(pCR)은 24%로, 화학 요법 단일군 2.2% 보다 임상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옵디보와 항암화학요법을 3주기 수술전에 사용하는 경우 절제 부위를 줄일 수 있고, 병리학적 완전 관해(pCR)를 달성하는 경우, 재발 확률을 줄이고 완치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선택적인 환자에게 권장될 수 있다. 이는 폐암 다학제를 통한 결정이 필요하다.
면역항암제과 표적항암제 발전으로 조기 폐암의 수술 후 재발률이 떨어지고, 생존율이 좋아지는 것은 좋은 소식이나 현재 소개 드린 치료가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비급여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의사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설명을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암 치료의 비용의 대부분이 암 산정특례제도를 통해서 혜택을 받기 때문에, 환자 본인 부담에 대한 치료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 환자에 대한 부담이 적어져 모든 환자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박송이 교수는 중앙대 의과대학을 나와 중앙대병원 내과에서 수련했으며, 현재 중앙대광명병원 조교수로, 폐암, 두경부암, 식도암 등을 치료하고 있다. 대한암학회, 대한종양내과학회, 항암화학요법연구회, 대한폐암학회, 정회원이며, 대한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회 위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관련기사
- [칼럼] "4기 대장암은 수술이 안되나요?"
- 타그리소 내성 EGFR 폐암 환자에 '렉라자+리브리반트' 효과 우수
- 국내 암 전문의들, '두경부암' 분야 유전자 맞춤 정밀의료 가능성 제시
- 부작용 때문에 항암치료 포기하겠다?…조절 가능한 방법들 있다!
- [칼럼] 연부조직 육종,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 세상에 없던 희귀질환 신약의 등장…우리사회는 얼마나 준비됐나
- 국내 우수한 유방암 치료 성적에 가려진 '삼중음성유방암'의 짙은 그늘
- 4기 폐암 1차 치료 新선택지 '타그리소'…"국내 환자에겐 기회조차 없다"
-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 신약 텝메코, 한국인 환자서 항종양 효과 확인
- 4기 폐암 '타그리소' 화학병용요법, 뇌전이 환자서 치료 성적 가장 높아
- 빠르게 변화하는 '암치료 패러다임'…새롭게 각광받는 'T cell engager'
- '옵디보' 위암 1차 치료 급여에도 또다른 고민에 빠지게 되는 의료진
- [칼럼] 의사들이 암 환자에게 임상시험을 제안하는 이유
- [칼럼] 항암치료 환자들은 왜 자꾸 구역질을 하는 걸까
- [칼럼] 왜 암 환자들은 살이 빠질까?
- [칼럼] 방광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바벤시오'의 차이
- [칼럼] '방광암' 첫 치료제가 백금기반 항암제인 이유
- [암 치료 최신 트렌드] 더 넓게 더 세밀하게 진화하는 암 치료
- [칼럼] 지미 카터 대통령과 면역항암치료
- 장기이식 환자, 카카오톡으로 순천향대천안병원 의료진과 소통
- 서울아산병원 김성훈 교수팀, 글로벌 의료 인공지능 대회서 1위 쾌거
- 무릎질환 세계적 석학 이명철 명예원장, 대한정형외과학회장 취임
- 결핵 1위 오명 벗어나지 못했는데 예산 24% 싹뚝…결핵관리 '적신호'
- 한국이 이끈 글로벌임상연구…면역항암제로 4기 위암 1차치료 길 열어
- 급증하는 전립선암…대한암협회, 전립선암 검진 의사 결정 도구 제시
- 배설 케어, 간호간병에 큰 부담…간호간병통합병동 업무 44% 차지
- 루게릭병 환자, 지방감소증 동반되면 생명줄도 줄어든다
- 고령에 개흉술 엄두 안 난다…'승모판막 클립시술'로 치료환경 바뀌었다
- [칼럼] 진행성 직장암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 'TNT'
- [칼럼]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위암에서 사용할 수 있나요?
- “포털사이트 한방·요양병원 및 블로그 게시물, 상당수가 광고성 글”
- [칼럼] 차세대 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가 지닌 숙제
- [칼럼] 진행성 간암에서 장기 생존 가능성 높인 '면역항암제'
- [종양내과 의사에게 듣는 암 이야기] 어떤 암을 희귀암이라고 하나요?
- 2·3기 폐암, 최근 항암화학·면역치료 뒤 수술하는 환자 늘어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