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내과 의사에게 듣는 암 이야기]
대한종양내과학회 김현호(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 조교수)
하루가 다르게 암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암 환자의 절실함을 이용한 정보들일뿐 정작 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는 많지 않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근거 없는 치료에 현혹돼 시간을 소비하는 암 환자들이 없도록 대한종양내과학회와 함께 정확한 정보 전달에 나선다. 국내 암 전문의들이 연재하는 <종양내과 의사에게 듣는 암 이야기>는 암 치료를 앞두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암 극복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편집자주>
“그래서, 암 이라는 건가요?” 진료실에서 육종(sarcoma)이라는 진단을 설명 할 때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다. 여기에 연부조직 육종(soft tissue sarcoma)이라고 설명드리면 더 더욱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악성종양, 암이라 알고 듣는 것으로는 대장암, 위암, 폐암 등이 있다. 이들은 조직학적 구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우리 몸의 안쪽이든 바깥 쪽이든 표면을 덮는 상피세포층에서 유래한 암이다.
한편, 이러한 안쪽과 바깥쪽의 표면 사이에는 뼈, 연골, 근육, 지방, 혈관, 신경 등이 존재하는데 이를 구성하는 세포들에서 발생한 암을 육종이라 한다. 연부조직 육종은 이 중에서 근육, 지방, 혈관, 신경과 같이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조직을(soft tissue) 구성하는 세포들에서 발생한 암이다.
따라서 연부조직 육종은 우리 몸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고 단일 장기가 아닌 매우 다양한 기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방육종, 평활근육종, 섬유육종, 활막육종 등 특성이 각각 다른 여러 종류의 암을 포함하는 진단으로 그 세부 분류는 수십여 가지에 이를 정도로 매우 다양하게 나뉜다.
암의 주요한 특징은 1. 증식이 매우 빠르고, 2. 이를 억누르고 조절하고자 하는 몸의 방어를 회피하며, 3. 주변으로 퍼지고 파고들며 때로는 멀리 떨어진 우리 몸의 다른 곳으로 이동, 4. 죽지 않고 끊임 없이 복제되어 늘어난다는 것이다.
또한 5. 주변의 혈관을 끌어오고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영양분을 공급 받아 6. 정상적인 세포 사멸 과정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부조직 육종 역시 암이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을 가지므로 빠르게 커질 수 있고 커지면서 주위 조직을 압박하고 파괴하면서 통증을 포함한 여러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폐, 림프절 등 우리 몸의 다른 부위로 전이 역시 발생할 수 있다.
치료는 수술적 절제가 가능하다면, 수술적 절제가 중요한 치료 방법이지만,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항암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연부조직 육종의 항암제로 가장 널리 알려진 빨간약, 독소루비신 이외에 항암제가 많지 않아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연부조직 육종에서 독소루비신 이외에도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증명된 다양한 항암치료제들이 적용되고 있다. 게다가 소수이긴 하나 유전자 검사를 통한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를 치료 받는 경우들도 늘고 있다. 따라서, 포기하지 말고 담당 선생님과 상의하여 최적의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김현호 교수는 가톨릭대 의과대학을 나와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내과를 수련했으며, 현재 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 조교수로 대장암, 비뇨기암, 희귀암(육종), 간담췌암 등을 치료하고 있다. 대한암학회, 대한종양내과학회, 항암화학요법연구회, 유럽임상종양학회 정회원이며, 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회 위원으로서 활동을 하고 있다. <항암팟>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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