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내과 의사에게 듣는 암 이야기]
대한종양내과학회 김현호(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 조교수)

하루가 다르게 암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암 환자의 절실함을 이용한 정보들일뿐 정작 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는 많지 않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근거 없는 치료에 현혹돼 시간을 소비하는 암 환자들이 없도록 대한종양내과학회와 함께 정확한 정보 전달에 나선다. 국내 암 전문의들이 연재하는 <종양내과 의사에게 듣는 암 이야기>는 암 치료를 앞두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암 극복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편집자주>

 우리가 부르는 암, 악성종양이 간에 생겼을 때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 이들 모두를 간암이라 부를까? 

간에 생기는 악성 종양은 크게 3가지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 간에는 간세포와 담관이 존재하는데 간세포에서 발생한 간세포암, 담관에서 발생한 담관암, 그리고 간 이외의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암이 간으로 전이된 경우다. 

이 중에서 간세포암이 우리가 흔히 일컫는 간암이다. 간암의 주요 원인은 B형간염, C형간염과 같은 바이러스성 만성 간염과 알코올성 간질환, 지방간 질환, 그리고 앞선 요인들을 포함한 여러 요인으로 인한 간경화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이 중에서 B형간염의 유병률이 높아 간암의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1995년 B형간염 예방접종이 국가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되면서 젊은 세대에서 국내 B형간염 유병률이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만성 간질환의 상당수는 B형간염이 원인이고, 이와 관련해 국내 간암 발생률은 감소 추세이긴 하나 2020년 10만명 당 29.5명의 발생률로 국내 암 발생률 7위를 기록했다. 따라서 간암은 여전히 국내 주요 발생암으로 그 치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간암의 치료는 수술적 절제술, 고주파 열치료술, 에탄올 주입술, 간이식 등의 완치를 위한 접근법과 경동맥화학색전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의 질병의 조절을 목적으로 하는 접근법이 있다. 

다양한 치료 방법 외에도 간암의 치료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할 점이 있는데 그것은 간 기능이다. 간암은 대부분 만성 간질환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간기능 저하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간암은 혈관을 침범하여 혈관을 막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간으로 향하는 혈류를 차단하여 간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발생하는 간기능 저하는 항암치료의 효과를 저해하고 암 합병증 및 치료의 부작용 발생 위험을 높여 항암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간기능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 역시 간암 치료에서 치료 방법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다. 

이처럼 간암의 치료에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어떠한 치료 전략이 간암 환자에게 가장 적절하고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관련된 여러 진료과가 함께 논의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중요하다. 

항암치료는 간암이 간 밖으로 전이된 병변이 존재하거나 수술, 고주파 열치료술, 에탄올 주입술, 경동맥화학색전술 등을 이용한 치료적 접근이 어려운 진행성 간암에서 주로 시행된다. 

10여년간 표적치료제인 넥사바가 주요 치료약제로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간암의 항암치료에서도 면역항암제가 우수한 치료 효과를 입증하여 국내에서도 현재 허가되어 진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기존 항암제들이 암세포를 직접 공격했던 것과는 달리, 면역항암제는 암에 대한 활동이 줄어든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을 다시 공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항암제이다. 

진행성 간암에서 1차 치료로서 면역항암제의 사용은 한가지 면역항암제 단독 요법보다는 주로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의 병합 요법 또는 면역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병합 요법으로 이루어진다. 

부작용과 관련해서는 기존 항암제들에 비해 환자의 불편함과 부작용의 중증도가 낮은 경우가 많으나, 드물지만 때로는 폐렴, 간염, 심근염, 뇌염 등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치료 중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진료실에서는 간암의 치료에서 면역항암제에 반응이 있는 경우 때로는 그 효과가 비교적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는 그동안 치료가 어려웠던 진행성 간암에서 장기 생존의 기회가 생겼다는 희망적인 일이다. 

비록 간기능과 부작용 관리 등 치료에 있어 고려할 점들이 있으나 많은 간암 환자들이 희망을 가지고 보다 나은 치료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성빈센트병원 김현호 교수
성빈센트병원 김현호 교수

김현호 교수는 가톨릭대 의과대학을 나와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내과를 수련했으며, 현재 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 조교수로 대장암, 비뇨기암, 희귀암(육종), 간담췌암 등을 치료하고 있다. 대한암학회, 대한종양내과학회, 항암화학요법연구회, 유럽임상종양학회 정회원이며, 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회 위원으로서 활동을 하고 있다. <항암팟>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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