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내과 의사에게 듣는 암 이야기]
대한종양내과학회 조정민(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하루가 다르게 암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암 환자의 절실함을 이용한 정보들일뿐 정작 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는 많지 않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근거 없는 치료에 현혹돼 시간을 소비하는 암 환자들이 없도록 대한종양내과학회와 함께 정확한 정보 전달에 나선다. 국내 암 전문의들이 연재하는 <종양내과 의사에게 듣는 암 이야기>는 암 치료를 앞두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암 극복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편집자주>
1세대 항암제인 세포독성항암제를 거처 2세대 표적항암제와 3세대 면역항암제까지 다양한 기전의 항암제가 개발되어 암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도 ‘일반항암제 말고 좋은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를 써 달라’고 요청하시는 경우도 종종 있을 정도로 새로운 항암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소위 4세대 항암제라고 불리우는 차세대 항암제인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가 새로운 약물로 떠오르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는 기존 1~3세대 항암제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치료제다. ADC는 3가지 구성요소(항체, 링커, 세포독성약물/페이로드)로 이루어진 접합체로 암세포 표면의 특정 표적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Antibody)에 세포독성을 가지는 약물(payload, 세포독성항암제, Drug)을 링커(linker)를 통해 결합(Conjugation)시킨 구조의 약물이다.
기존의 세포독성항암제와 표적항암제의 장점을 모아 항체가 암이나 특정질환에서 비정상적으로 과발현 하는 세포를 특이적으로 인식하여 선택적으로 작용함으로써 고농도의 세포독성항암제로 인한 독성을 줄이고 치료효과는 높일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 14개의 ADC가 FDA 승인을 받았는데 이 중 10개의 약제가 2018년 이후 승인 받은 약제로, 최근에 관련 연구가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임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ADC 약제는 HER2를 표적으로 하는 Trastuzumab emtansine(케싸일라)와 Trastuzumab govitecan(엔허투)이며 모두 HER2 양성 유방암에서 효용성과 안정성이 입증됐다. 특히 엔허투의 경우 기존 치료에 실패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 대조군과 비교하여 3배가 넘는 PFS의 향상을 보이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요로상피암에서도 Nectin4 표적으로 하는 Enfortumab Vedotin(파드셉)이 사용 중이고 최근 발표에서는 면역항암제인 Pembrolizumab(키트루다)와의 병합요법이 기존 항암제와 비교하여 2배 이상의 PFS의 연장을 보여주었다.
다만 부작용면에서는 기존 약물과 발생빈도에 차이를 보이는데 엔허투로 치료받은 환자의 15%에서 간질성 폐질환이 발생했고 파드셉의 경우에도 기존 항암제보다 피부발진과 말초감각신경병증의 부작용 빈도가 훨씬 높게 확인되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ADC 약물이 임상시험에 크게 성공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투어 약물개발에 뛰어들고 있고 이미 개발된 약물도 같은 표적을 공유하는 다양한 암종에서 임상연구들이 진행되어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1세대 ADC의 부작용을 극복한 2세대, 3세대 ADC가 개발되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고 면역항암제 등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요법도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치료제와는 다른 부작용도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며 새로운 항체의 발견과 독성을 줄이고 효과를 높이는 약물, 치료제를 효율적으로 방출시키는 링커(linker) 개발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조정민 교수는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아산병원에서 내과를 수련했으며, 현재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부교수로 근무하며, 비뇨기암, 대장암, 담도암, 췌장암 등을 치료하고 있다. 대한암학회, 대한종양내과학회, 항암화학요법연구회 정회원이며, 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회 위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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