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 임신부에 안전성 부족…담즙산 결합수지 약물이 안전
'콜레스티라민' 생산 중단…지질·동맥경화학회, 생산 재개 촉구

임신부에 필수적인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인 콜레스티라민(cholestyramine) 제제가 생산 중단되자 전문가들이 생산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콜레스티라민 제제는 담즙산 결합수지 계열의 약물로, 장으로 배설되는 콜레스테롤을 싣고 있는 담즙과 결합해 재흡수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핏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약을 쉽게 먹을 수 있는 일반인에게는 대체적으로 스타틴이 처방되지만 피해야 하는 약이 많은 임신부의 경우 안전성 문제로 세계 의학계에서는 스타틴 대신 담즙산 결합수지 계열의 약물을 복용토록 권고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이사장 김재택) 가족성고콜레스테롤혈증 사업단 이상학(연세의대 심장내과) 단장은 '담즙산 결합수지 생산 중단과 임신 여성의 고민’이라는 글을 통해 "임신부에게 필요한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의 생산 중단이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상학 단장은 "약을 쉽게 먹을 수 있는 일반인과 달리 임신한 여성은 피해야 하는 약이 많다. 고혈압약, 심장약 중에도 그런 약이 있다. 고지혈증도 마찬가지인데, 임신부에서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없어서 스타틴은 보통 쓰지 않는다"며 "콜레스테롤이 많이 올라간 임신부에게 마음 편히 쓸 수 있는 유일한 약이 담즙산 결합수지 계열의 콜레스티라민이다. 약제가 장에서 작용하고 혈액 내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몇 달 전까지 고지혈증약을 꼭 써야 하는 임신부가 있으면 이 약을 처방해 왔다"고 전했다.

이 단장은 그러나 "그동안 국내에서 담즙산 결합수지 계열인 콜레스티라민 제제는 보령제약에서 유일하게 생산해 왔으나 지난해 초부터 생산 중단된 상태"라면서 "임신부 외에도 소아 환자, 담낭절제술 후 설사가 발생한 환자에서 약물을 구할 수 없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단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 20~40세 가임기 여성 중 약 1만2,000명이 심한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콜레스티라민 제제가 현재로서는 생산이 중단된 만큼 임신 여성에게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이 단장은 특히 "유전적으로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여성이 임신을 원할 경우 치료제의 부족은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면서 "임신 중인 여성의 건강과 태아의 안전이 최우선시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해당 치료제의 생산 중단은 국가적인 출산율 저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지질·동맥경화학회는 콜레스티라민 제제가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등을 통해 생산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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