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GO의 '부인암' Deep Dive]
대한부인종양학회 홍보위원회 이대형(영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부인암은 여성의 생식기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이 중 자궁경부암, 자궁체부암, 난소암을 3대 부인암이라고 말한다. 저출산과 고령 임신, 서구화된 식생활 등의 영향으로 자궁체부암과 난소암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선별검사의 활성화로 조기발견율이 높지만 난소암의 경우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자궁체부암의 경우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로 20~40대 젊은 환자도 적지 않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부인암 전문가인 대한부인종양학회와 함께 <KSGO의 '부인암' Deep Dive>를 연재한다. 부인암의 진단과 치료에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2월 4일은 세계 암의 날이었다.

세계 암 정상회의는 지난 2000년 프랑스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매년 2월 4일을 암의 날로 지정, 암환자 치료 및 예방을 위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위험을 백신개발과 더불어 모두의 노력으로 일상으로 돌아간 요즘.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많은 요인들을 거의 다 극복한 시대이지만 아직도 현대 사회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는 암이다. 

보통 남성암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여성암이란 용어를 사용하여 여성에게 발생하는 모든 암을 말하는데 이러한 여성암 중에서도 여성 생식기관에 발생하는 암만을 일컬어 부인암이라고 이야기 한다. 대표적인 부인암으로 자궁경부암, 자궁체부암(자궁내막암), 난소암이 있다.  

2020년 보건복지부 국가암통계 결과를 살펴 보면 지난 20년간 자궁경부암은 감소한 반면, 자궁체부암(자궁내막암) 및 난소암은 증가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부인암 중 가장 많이 발생 하던 자궁경부암은 2000년 인구 10만명당 13.7명에서 2020년 11.4명으로 줄어들면서 2000년 여성암 발생 4위였던 것이 2020년 10위로 내려갔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백신과 정기적인 검진율의 증가로 발생률은 줄어 들고 있으나 시대적 환경의 변화로 첫 성관계 경험이 빨라지고 횟수가 늘어나면서 발병 연령대는 낮아져 최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시대에 가임 연령의 여성들에게 의학적인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자궁경부암은 원인이 명확하다는 점이다. 자궁경부암의 99%가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므로 이를 막으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전암 병변이 실제 암이 되기까지 5~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므로 정기적인 선별검사를 통해 전암 병변을 발견하여 치료한다면 암을 예방 할 수 있다.

자궁체부암의 발생률은 2000년 인구 10만명 당 4.4명에서 2020년 13.5명으로 급격히 증가하여 2000년 여성암 발생률 13위였던 것이 2020년 8위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30년 전만 해도 연간 발생 환자 수가 150명을 넘지 않았던 자궁체부암은 2019년을 기점으로 해서 국내 부인암 중 1위의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이 추세라면 2030년에는 연간 환자 수가 지금의 2배로 늘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자궁체부암 중 90%는 자궁내막에 발생 하는 암인데 이렇게 급격히 증가하는 원인으로 비만여성이 늘고, 비만한 여성에게 잘 생기는 당뇨병 유병률이 함께 높아진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이른 초경, 늦은 폐경과 저출산 등의 여성 호르몬 요인도 있다. 하지만 다행인 부분은 다른 부인암에 비해 초기부터 비정상 질출혈의 증상이 발생하는 빈도가 높아 많은 환자들이 조기에 진단이 되어 예후가 우수하다는 것이다. 자궁경부암과 달리 국가차원의 조기검진 프로그램이 없지만 생리양이나 주기 이상, 폐경 후 출혈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검진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난소암은 2000년 인구 10만명당 7.36명에서 2020년 11.2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골반 내 좌우 하나씩 자궁양측에 위치한 난소에 발생하는 난소암은 암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탓에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초기에 우연히 발견되는 게 아니라 골반통증, 복부팽만감 등의 증상이 생긴 후 진단되는 경우 이미 3기 이상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부인암 중 예후가 불량한 편이다. 불행히도 아직까지 난소암의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아 명확한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상피성 난소암의 약 25%가 유전자 변이에 의한 것으로 그 중 가장 흔한 것이 BRCA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함으로 이런 여성분들에게는 예방적인 난소난관절제술이 난소암 발생을 막을 수 있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다른 부인암 검사에 비해 여성들이 비교적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경부암 검진이 정상이라고 다른 부인암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궁경부암 검사는 자궁경부의 상피세포 이상을 검사 하는 것으로 최근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자궁내막암, 난소암을 검사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초음파 등의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세계 암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나라 부인암의 상황에 대해 살펴 봤다. 암을 완벽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평소 건강관리, 정기적인 검진, 이상 증상이 있을 때 즉시 진료를 받는다면 암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영남대병원 이대형 교수
영남대병원 이대형 교수

이대형 교수는 영남대 의과대학을 나와 영남대병원 산부인과에서 수련했다. 현재 영남대병원 산부인과장 및 주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대한산부인과학회 대구지회장을 역임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고시위원회와 유방진료위원회, 대한부인종양학회 정보통신위원회, 대한부인종양연구회 Treatment Modality Committee, Surgery TMC 위원과 대한부인내시경학회 국제협력위원회, 의료기기 안전성 정보 모니터링센터 대구경북센터장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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