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의 무릎’ 슬개대퇴증후군…자신에 맞는 운동량 중요
# 직장인 김모 씨는 지난 2월 경남 밀양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김 씨는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평소 다니던 실내 헬스클럽 대신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고, 지역 달리기 모임(러닝 크루)에 가입해 러닝을 시작했다. 달리기 재미를 느낀 김 씨는 작년부터 마라톤 대회에 나서며 42.195㎞ 풀코스 도전을 목표로 퇴근 후 매일 연습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주말 평소보다 많은 거리를 빠르게 달리는 연습을 했던 탓인지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다. 며칠 전부터는 계단을 오르거나, 무릎을 움직일 때 통증을 느꼈다. 김 씨는 정형외과를 찾아 검사를 통해 다소 생소한 병명인 ‘슬개대퇴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규칙적인 달리기는 심폐기능 향상과 체지방, 중성지방, 인슐린 요구량을 감소시켜 고혈압‧비만, 각종 암 등 질환 발생률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무리하면 근골격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달리기는 점프와 착지 그리고 다시 점프하는 연속 동작을 한다. 이 과정에서 달리기는 착지하면서 몸무게 3∼4배 정도의 충격을 다리에 전달한다. 이때 족부나 하지 관절, 특히 무릎관절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달리기로 인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를 ‘달리기 손상’이라고 한다. 갑작스러운 거리와 속도 증가 등 훈련 과오가 흔한 원인이다. 또 딱딱하거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 뛰고, 잘못된 동작, 신발 문제 등 외적 요인도 있다.
‘러너의 무릎’(Runner’s Knee)이라고 불리는 ‘슬개대퇴증후군’이 가장 많다. 슬개골과 대퇴 사이 무릎관절 굴곡 압박에 의해 발생한다. 초기에는 달릴 때 통증을 못 느끼다가 달리고 난 후 통증이 나타난다. 이후 계단이나 언덕을 오르기 위해 무릎을 구부릴 때 증상은 심해지고, 무릎 앞쪽에 통증이 생긴다.
무릎 관절 질환 진단은 전문의 상담과 함께 무릎 안정성과 다리 정렬, 무릎 운동 범위, 긴장도 등에 대해 신체검사와 엑스레이‧CT 등 영상의학 검사를 한다. 진단에 따라 약물요법과 RICE법, 재활치료, 테이핑 치료 등을 받는다.
이 가운데 ‘RICE법’은 달리기 도중 갑작스러운 부상이나 손상에 적용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이다. 부상 부위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휴식(Rest), 통증 완화를 위한 얼음찜질(Ice), 부기 완화에 좋은 압박(Compression)과 출혈 등이 동반될 경우 손상 부위를 높게 올려두는 거상(Elevate) 등을 단계별로 시행한다. 다양한 관절 부위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슬개대퇴증후군은 대부분 수술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드물게 연골 부위 손상이나 물리‧약물치료로 해결되지 않는 다른 관절 질환이 함께 있거나 합병증이 있다면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달리기 손상 예방을 위해서는 자신의 체력을 고려해 거리‧빈도‧강도 등 운동량을 설정하고, 컨디션에 맞게 운동하는 것이 좋다. 또 운동 전 충분한 준비 운동과 운동 후에는 이완‧회복 시간을 반드시 가지도록 한다.
초보는 발 앞부분이 먼저 착지하는 경향이 많다. 이는 관절에 부담을 주는 만큼 올바른 자세로 뛰도록 의식하면서 교정해야 한다. 노면이 적당히 부드러운 곳에서 달리고, 신발은 충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만큼 일반화가 아닌 러닝화를 착용하고 적절한 교체 시기를 지켜야 한다.
대동병원 관절센터 김영준(정형외과 전문의) 과장은 “대표 유산소 운동인 달리기는 접근이 쉬운 만큼 부상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운동 후 관절에 무리가 갔다면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고, 통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가까운 정형외과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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