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은 여러 원인으로 시신경이 손상되고, 이에 따라 시야결손을 보이는 시신경병증이다. 손상된 시신경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그래서 녹내장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에 해당한다.

한편 녹내장 환자는 2021년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는 2021년 108만 명에서 2022년 112만 명으로 늘어났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80~90% 이상 손상될 때까지 특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시야 결손이 오랜 기간을 두고, 주변 시야에서 시작해 중심부로 이동해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심 시야만 약간 남게 되는 경우에야 좁아진 시야를 느끼거나 아예 중심 시야가 침범돼 시력이 떨어져서야 시력 저하 증상을 느낀다. 치료받지 않은 녹내장은 서서히 진행하고, 시야 결손과 함께 말기에 실명에 이른다.

녹내장이 생기는 주요 원인은 안압 상승에 따른 시신경 손상이다. 안압(정상범위 10~ 21mmHg)은 눈의 압력이다. 눈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구 내부에 적절한 압력을 유지해야 한다. 안압이 너무 낮으면 안구 자체가 작아지는 안구 위축이 올 수 있고, 너무 높으면 시신경 손상을 일으킨다.

녹내장 증상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한다. 급성 녹내장은 전체 녹내장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안압이 갑자기 상승하면서 눈이 충혈되고, 시력 감소와 두통‧구토, 안구 통증이 나타난다. 급성 녹내장은 통증이 심해 응급실에 바로 가야 한다. 이에 비해 만성 녹내장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말기로 치료가 어렵다.

녹내장은 예방보다 정기적인 안압검사와 안저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압측정과 시야검사, 시신경 단층 촬영검사 등 정밀검사로 녹내장을 진단한다.

녹내장은 조기 발견이 중요한 만큼 40세 이상이면 매년 녹내장 여부를 검사받는 것이 좋다. 녹내장 중에는 안압이 정상범위에 속하지만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정상안압녹내장’도 있다. 안압 이외에도 안저촬영을 진행해 시신경섬유층의 결손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정상안압녹내장은 녹내장을 앓은 가족이 있거나 고혈압,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 경우, 근시를 가진 사람에게 발병하기 쉽다. 말기에 이르면 시야가 답답하다고 느끼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어려움을 겪고, 길을 걷다가 여기저기 부딪히는 등 문제가 생긴다. 정상안압녹내장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시력‧안압측정, 굴절검사, 전방각 검사, 세극등검사, 시야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세란병원 안과센터 박성은 과장은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근시가 동반된 경우에는 40세 이전에도 녹내장이 발병할 수 있어 반드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머리로 피가 몰리는 자세를 피하고, 한 눈에 녹내장이 있으면 다른 눈에도 생길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두 눈 모두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