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18일 약가협상 완료 발표…건정심 의결만 남아
식약처, 'HER2 저발현 유방암' 대상 적응증 확대 심사 중
최근 혁신 항암신약인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을 완료해 이르면 4월부터 급여가 적용될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8일 '약가협상 완료 약제 목록'을 통해 엔허투의 협상 타결 소식을 알렸다.
이달 말 개최될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의결되면, 4월부터 국내 환자들은 엔허투를 급여로 처방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2022년 9월 엔허투가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지 1년 반만에 급여권에 입성하는 것이다.
엔허투는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2차 이상 치료'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 환자의 3차 이상 치료'에 급여가 적용될 예정이다.
엔허투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2차 이상 치료에 기존 1세대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s, ADCs)인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트주맙엠탄신)'와 비교해 약 4배 더 긴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28.8개월 대 6.8개월, HR=0.33)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전체생존율의 유의미한 개선도 입증하며, 등장과 동시에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 환자의 3차 이상 치료에는 기존 구제화학요법(이리노테칸 또는 파클리탁셀) 대비 전체생존 및 무진행생존 개선을 입증하며, 한동안 신약 불모지로 불리던 HER2 양성 위암 치료에서 최후의 약제로 등극했다.
또 엔허투는 유방암 치료 분야에 'HER2 저발현'이라는 새로운 치료 기준을 최초로 확립하기도 했다. 2022년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2)에서 3상 임상인 DESTINY-Breast04 연구가 플레너리 세션 주제로 선정돼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 대상 효과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 엔허투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HER2 저발현 환자에서 기존 화학요법 대비 질병의 진행 혹은 사망 위험을 50%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한국에 엔허투가 도입되지 않았다.
해외 무대에서 엔허투의 치료 성과가 잇달아 발표되자, 급기야 환자들이 나섰다. 국민청원을 통해 신속한 허가를 촉구하는 청원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 그 이후에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식약처 허가 이후에도 엔허투는 국내 환자들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정부가 항암제 비용효과를 평가할 때 활용하는 ICER 임계값 5,000 미만에 엔허투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급여심사는 지연됐고, 그 사이 관련 국내 환자들은 1회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치료비용 부담해야 했다.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국민청원이 잇따르자 급기야 국정감사에까지 엔허투 급여가 안건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작년 말 혁신 신약에 한해 ICER 임계값을 탄력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엔허투가 그 첫 번째 사례가 됐다.
한편, 엔허투는 현재 식약처로부터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적응증 확대 심사 중이다. ASCO 2022에서 DESTINY-Breast04 연구로 기립박수를 받고 2개월 뒤인 2022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 받은 'HER2 저발현' 대상 적응증을 한국은 이제야 허가 심사 중인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HER2 저발현 유방암 대상 적응증이 연내 확대된다 해도 이제서야 급여권에 진입하게 된 엔허투의 급여기준이 또다시 확대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해당 환자들에겐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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