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보다 12배 무거운 중입자로 치료…입자 자체 장점 커
"암세포에서 에너지 폭발해 다른 신체 부위 영향 훨씬 적어"
방사선치료 효과 떨어지는 암종에서 더 좋은 치료 효과낸다

 

중입자치료를 위해 일본, 독일 등 해외를 떠돌던 암환자들이 올해 4월 말부터 해외원정을 나가지 않아도 되게 됐다. 연세암병원이 올해 4월 28일부터 꿈의 암치료기라고 불리는 강력한 암치료 옵션 '중입자치료'를 국내 최초로 시작한 까닭이다.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윤홍인 교수는 <나는 의사다 1052회 - 국내 최초 중입자 치료 첫 시작! X-선? 양성자? 기존 방사선 치료와 뭐가 다를까?> 편에 출연해 국내 중입자치료 도입 이유를 "양성자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상용화가 많이 되어 있고, 더 무거운 입자인 중입자까지 실제 환자에 더 적극적으로 이용되는 시대가 와서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암환자 치료에 양성자보다 12배 더 무거운 중입자를 더 적극적으로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윤홍인 교수는 "중입자는 입자 자체의 물리적 특성에 의해서 (다른 방사선치료처럼) 여러 방향에서 쏘지 않아도 X-선보다는 (암세포) 주변에 주는 영향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X-선은 피부 등을 통과하면 에너지가 살짝 올라갔다가 천천히 떨어지면서 종양이 있는 위치에 암세포가 도착하기까지 거쳐가는 신체 조직에 영향을 주고, 실제 암세포에는 아주 큰 에너지를 전달하지 못한다. 그래서 현재의 방사선치료는 다른 신체 부위의 부작용을 줄이고 암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X-선을 쏴서 암세포에만 에너지가 집중되게 하는 치료를 한다. 

반면 중입자와 양성자와 같은 고에너지 이온인 입자빔은 다르다. 윤 교수는 "중입자와 양성자 둘 다 '브래그 피크'라는 특징이 있어서 굉장히 낮은 선량으로 쭉 가다가 어느 시점(암세포에 중입자가 닿는 시점)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확 터트리고 에너지가 뚝 떨어진다"며 "그래서 주변에 주는 영향이 훨씬 적다. 확 에너지가 피크를 쳤다가 뚝 떨어지는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암치료 특성에 딱 맞춘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윤홍인 교수는 "중입자의 성질이 그렇다"며 "어떤 에너지 레벨이냐에 따라서 피크를 치는 거리가 다 있어서 그것을 다 측정해야 한다. (암이 몸 속에 위치한) 깊이에 따라서 다 맞춰서 미리 계획을 해놓고 중입자를 조사한다"고 치료 원리를 설명했다. 

중입자치료는 꿈의 치료기라고 하지만, 모든 상황에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방사선치료가 도움이 되는 암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여러 방사선치료 옵션 중 하나인 것이다. 

윤 교수는 "수술에 비교를 하면 수술도 로봇수술이라는 최신 수술기법이 있지만 수술이 안 되거나 수술이 의미가 없는 환자에서 로봇수술을 하지는 않는다"며 "결국 수술의 적응증이라는 범위 안에서 로봇수술을 할까, 그냥 다른 걸 할까 이런 걸 고민을 한다. 중입자와 양성자도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근거 중심으로 방사선치료가 도움이 된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적응증에 해당되는 환자 안에서 어떤 방사선치료를 하는 게 제일 도움이 되겠냐, 이것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현재 중입자치료가 수술을 대체할만큼의 치료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중입자치료가 수술을 대체하는 경우가 현실에서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1기 폐암은 수술이 원칙이지만, 1기 폐암 환자 중 수술을 거부하거나 고령이나 다른 기저질환으로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방사선치료 중 하나인 방사선절제치료를 하기도 한다. 

윤 교수는 "이 치료는 이미 표준치료 중 하나로 다 인정을 받고 있다"며 "이런 경우에는 중입자치료가 (방사선절제치료를 대체하는 것이) 가능하고 도움이 될 것이다. 똑같은 적응증으로 일본에서도 여러 중입자치료 관련된 연구를 진행해서 뛰어난 치료 성적을 이미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중입자치료는 최종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윤홍인 교수는 "(치료 결정은 여러 암진료과 의료진이 참여한) 다학제적인 논의를 통해서 결정해야 한다"며 "모든 옵션을 두고 가장 도움이 될 만한 치료를 잘 선택하는 게 지금은 가장 중요하다. 중입자치료는 안전하든지 아니면 '방사선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암종'에서 더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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