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정빔만 가동…올해 말 세계 4곳 병원만 있는 '갠트리' 가동
갠트리 가동 현재 준비 중…올해 말부터 다른 암종도 치료 가능해

국내 최초로 중입자치료를 도입한 연세암병원. 현재는 수많은 암 중 전립선암만 중입자치료가 가능하다. 왜 그럴까?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윤홍인 교수는 <나는 의사다 1053회 - 꿈의 암치료 '중입자 치료' 치료 횟수? 부작용? 건강보험?|모~든 궁금증 해결해 드려요!> 편에 출연해 현재 중입자치료센터에 고정빔 치료실만 가동되고 있고, 이런 고정빔 중입자치료만 가동되는 상태에서 가장 수월하게 치료할 수 있는 암이 전립선암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윤홍인 교수는 "전립선암이 고정빔 중입자치료를 하기 가장 수월하다. 전립선의 해부학적인 위치와 그 주변 장기들을 다 고려했을 때도 다양한 각도가 필요 없이 왼쪽, 오른쪽 두 가지 방향의 빔이면 치료를 충분히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잘 할 수 있다"며 고정빔에 전립선암이 특화된 점을 강조했다.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암종이 국내에서 더 넓어지는 것은 올해 말이다. 올해 말과 내년 상반기 연세암병원이 갠트리 치료실 2곳을 순차적으로 가동하면 국내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암종은 모든 고형암으로 확대된다.

갠트리는 연세암병원을 포함해 일본 의료기관 2곳, 독일 의료기관 1곳 등 전 세계 4곳의 병원만 보유한 중입자치료기기다. 고정빔만 있으면 중입자가 한 방향에서만 나오는데, 갠트리가 있으면 빔이 나오는 곳이 회전해 여러 각도에서 쏠 수 있다. 

물론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한 해외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고정빔만 있는데도 다른 암종을 치료한다. 그런데도 연세암병원은 왜 전립선암만 치료하기를 고집할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윤 교수는 "고정빔으로 다른 암종을 치료하는 경우에는 환자의 몸을 돌려야 한다. 환자에게 좋은 각도를 생각해서 환자의 몸을 원통에서 돌린 상태로 고정을 해놓고 빔을 여러 군데에서 쏴야 되니까 환자도 불편하고 의료진도 업무로딩이 세 배 늘어난다"며 이런 까닭에 전립선암만 우선 치료를 빨리 시작하자는 방향으로 중입자치료 운영 전략을 짰다고 설명했다. 

연세암병원에 설치된 갠트리의 무게는 200톤으로, 지금까지 나온 갠트리 중 제일 작다. 현재 연세암병원은 갠트리 가동을 준비 중으로, 올해 말 갠트리 치료실이 문을 열면 하루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환자가 지금(하루 약 15명)의 2배인 30여명으로 늘고, 내년 상반기 두 번째 갠트리 치료실까지 문을 열면 하루 50여명까지 중입자치료를 받을 수 있다. 

중입자치료는 암종마다 치료 횟수가 다르지만 짧게는 4번에서 길게는 20번으로 끝난다. 방사선치료가 5주에서 7주, 주 5일간 진행되는 것에 비해서 치료 횟수가 훨씬 적은 것이다. 윤홍인 교수는 "치료 횟수를 이보다 더 줄이는 방향으로 연구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입자치료 횟수가 더 짧아질수도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현재 1회 치료 시간도 2분에 불과할만큼 짧다. 중입자치료 중 움직이면 안 되기 때문에 몸을 고정하고, 피부가 접히는 것도 중입자치료에 영향을 주므로 피부 접힘까지 세세히 신경 써야 하는 등 준비 작업에 20~30분이 걸리지만, 실제 중입자를 쐬는 시간은 암종에 따라 총 8~40분에 불과한 것이다.    

중입자치료는 입원할 필요도 없고, 방사선치료와 같은 모든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그 위험은 기존 방사선치료에 비해 훨씬 낮다. 윤 교수는 "어느 부위를 치료했느냐에 따라서 그 부위에 부작용이 다 생길 수 있다. 그런데 그 손상 범위가 기존의 치료보다 훨씬 더 작다"고 말했다.  

중입자치료의 최대 장벽은 '돈'이다. 치료비가 몇 천만원에 달하는 데다, 방사선치료라는 대체 치료가 있기 때문에 건강보험 급여가 요원한 까닭이다. 빛의 속도(초당 약 30만km)의 70%만큼 빠르게 가속한 탄소이온으로 치료하는 꿈의 암치료 '중입자치료'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중입자치료가 국내 암치료의 향방을 어떻게 바꿀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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