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태반이 떨어지는 '태반조기박리'의 위험이 올라가는 때는 따로 있다. 응급으로 제왕절개를 통해 분만을 해야 하는 태반조기박리는 어떤 때 위험이 올라갈까? 

분당제생병원 산부인과 유정현 과장은 유튜브 채널 '나는 의사다-태반이 자궁에 남아있는 경우엔 어떻게 되나요..?|전치태반의 경우엔 무조건 자궁적출?!-[노노산부인과 ep138]'에서 "엄마가 혈압이 높을 때도 그렇고, 엄마가 어떤 지병이 있을 때나 충격을 받았을 때도 태반조기박리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반조기박리가 흡연과 관계된다는 보고도 있지만, 현재 태반조기박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모체의 고혈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반조기박리는 초응급 상황인데,  다행히 임신 7~8개월에 오는 것보다 주로 만삭에 많이 나타난다. 

태반조기박리일 때 나타나는 사인이 있다. 유정현 과장은 "태반조기박리가 올 때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엄마가 갑자기 배가 아프고 피가 비치기도 한다. 아니면 갑자기 태동이 줄어서 병원에 와보면 태반이 살짝 떨어져 있다"며 "매우 응급상황으로 제왕절개로 아기를 빨리 꺼내줘야 된다"고 말했다. 

태반조기박리 이외에 태반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또 있다. '잔류 태반'이 그 가운데 하나인데, 잔류 태반은 아기를 낳으면서 태반이 저절로 떨어져야 하는데 태반 조각이 자궁벽에 남아있는 것이다. 

유 과장은 "아기를 낳고 나면 태반이 잘 떨어졌나 확인한다. 태반에 구멍이 쏙 나있으면 아직 다 안 떨어졌구나 안다. 그것을 떼야 염증도 안 생기고 아기 낳고 오로(아이를 낳은 뒤 자궁과 질에서 배출되는 물질)가 빨리 끝난다. 그것이 남아 있으면 출혈이 길게 간다"고 말했다.  

이외에 태반이 자궁 위쪽이 아닌 자궁 아래쪽에 붙은 '전치태반'의 경우는 출산 뒤 자궁적출을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초래할 수 있다. 

유정현 과장은 "분만 뒤 자궁이 수축하면서 태반이 떨어진 자리가 지혈이 되는데, 자궁근육이 위쪽은 두껍고 아래쪽이 얇다. 태반이 밑에 있으면 근육이 얇은 쪽에 태반이 붙어있는 것이어서 근육이 수축해 혈관을 조이는 힘이 적다. 그래서 아기 낳고 나서 하혈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산모의 하혈은 굉장히 치명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30분에서 1시간 안에 여러 가지 치료를 해보고, 결국 모든 치료 방법이 효과가 없을 때는 자궁적출까지 시도된다. 

유 과장은 "그 부위를 꿰매도 보고, 레이저도 해보고, 자궁수축제를 써보고 갖가지를 해봐도 순식간에 피가 많이 난다. 그러면 보통 30분에서 1시간 안에 자궁적출을 결정하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다 자궁적출을 했었는데, 요즘은 자궁동맥색전술이라는 시술이 있다. 자궁동맥 양쪽을 막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자궁의 출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꼭 다 자궁적출로 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