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제생병원 유정현 과장에게 듣는 '냉과 질염'

질염에 잘 걸리는 여성들이 있다. 항상 팬티라이너나 레깅스를 착용하고, 늘상 사우나에 가는 여성이 대표적이다. 또한 초콜릿 같은 단 것을 달고 사는 여성도 질염이 잘 생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분당제생병원 산부인과 유정현 과장은 유튜브 채널 '나는 의사다-노란 냉, 하얀 냉, 덩어리 냉이 나오는 이유는..?|진짜 질염으로 의심해야 하는 경우는 '이때'- [노노산부인과 ep147]'에서 "팬티라이너 안에는 비닐이 있어 통풍이 되지 않는다"며 팬티라이너, 레깅스, 올인원 속옷, 거들 같이 생식기 주변의 통풍을 막으면 질염 위험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늘상 사우나에 가는 것도 여성건강에 좋지 않다. 유 과장은 "질 안에는 원래 질산균이라는 질을 지켜주는 균이 있다. 그게 너무 물에 오래 앉아 있으면 죽는다"며 "질 주변을 자주 씻는 사람도 안 좋다. 예전엔 물을 짜 넣어서 씻는 질내세정기구를 판매한 적이 있는데, 그런 것은 정말 안 좋다"고 말했다. 

단 것을 좋아하는 여성에게도 질염 위험이 올라간다. 유정현 과장은 "항상 초콜릿을 달고사는 여성들은 소변에 계속 당이 나온다. 그러면 소변이 묻어서 그것 때문에 칸디다질염이 계속 재발한다"며 당뇨병이 있는 여성이 칸디다질염이 잘 걸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언제 질염을 의심할 수 있을까? 질 분비물(냉)은 항상 일정하지 않고 여성호르몬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질염인 것인지, 단지 냉이 많이 나오는 때인지 변별이 필요하다. 

유 과장은 "질 분비물은 여성호르몬에 따라 변한다. 에스트로겐이 올라가면 질 분비물이 좀 늘어난다. 물 같이 분비물이 늘다가 배란기 때는 계란 흰자나 맑은 콧물 같은 냉이 는다. 심한 사람은 덩어리로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배란이 되면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이 나오면서 질 분비물의 양상이 달라진다. 유정현 과장은 "세포가 약간 변해서 질 벽에서 약간 흰 분비물이 나온다.  그 흰 분비물이 나오는 게 정상"이라며 "그런데 그 색깔이 속옷에 묻는 색깔이어서 환자가 노란색 분비물, 초록색 분비물이라고 얘기하는데, 진찰하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과장은 질염을 의심해봐야 할 때를 "평소보다 질 분비물이 많을 때, 가렵거나 따가울 때, 냄새가 날 때"라며 그 외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질염이 의심될 때 병원에 가면 질 분비물에 대한 검사가 이뤄진다.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 항생제를 처방해주기도 한다. 유정현 과장은 "환자가 힘들어하면 보통 산부인과에서 제일 많이 쓰는 항생제로 먼저 처방한다. 그 다음에 와서 더 먹을 것인지, 말 것인지 분비물 검사 결과를 보고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병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질 분비물이 많은 여성도 있다. 바로 자궁경부에서 분비물을 생성하는 원주상피세포가 질쪽으로 노출된 '자궁경부미란'이 있는 여성이다. 

유 과장은 "자궁경부는 편평상피세포와 분비물이 나오는 원주상피세포가 연결돼 있다. 분비물이 나오는 세포가 자궁경부에서 질쪽으로 노출된 '자궁경부미란'이 있는 여성은 분비물이 조금 많다"며 "이런 여성이 만약 팬티라이너나 레깅스를 오래 입거나 하면 금방 질 안의 환경이 변해서 질염이 온다"고 말했다. 

이어 유정현 과장은 "이것은 병이 아니다"면서도 "가끔 고주파치료라고 해서 미란이 된 조직을 태우거나 냉동치료를 해서 세포가 새로 편평상피세포로 변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냉은 주는데 나중에 임신하려고 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젊은 여성에게는 그 치료를 꼭 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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