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병원 피부과 김현정 교수에게 듣는 피지샘증식증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 환자도 '피지샘증식증' 잘 생겨
레이저치료 효과적…레이저치료 뒤 듀오덤 빨리 떼지 않아야
나이가 들면 울퉁불퉁 노란 점이 얼굴에 올라와 당혹스러운 경우가 적지 않다. 더구나 이 노란 점은 여드름처럼 짜도 해결되지 않다. 대체 이 노란 점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중년 이상에서 피지관의 확장과 피지샘 증식으로 얼굴에 주로 작은 황색구진 형태로 나타나는 '피지샘증식증'이다.
세종충남대병원 피부과 김현정 교수는 유튜브 채널 '나는 의사다-[언니네피부과]'에서 "피지샘증식증은 보통 여자는 그렇게 많지 않은데, 50대 이상 남자가 얼굴에 여드럼처럼 생겼는데, 짜도 짜지지 않는다고 해서 병원에 온다"고 설명했다.
피지샘증식증은 50~60대 남자들에게 흔한 또 다른 피부질환 표피낭종(피지낭종)과는 다르다. 표피낭종은 피부 아래 생기는 피부 각질과 부산물을 함유한 낭종으로, 그 안에서 산화가 일어나면 까만 점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와 달리 피지샘증식증은 털 구멍 옆에 피지를 만들어내는 피지샘 주머니가 점처럼 증식하는 병이다.
김현정 교수는 "피지샘 주머니가 가장 많이 커지고 피지가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시기가 사춘기다. 사춘기가 되면 안드로겐호르몬 때문에 피지샘에서 피지를 많이 만들어낸다. 그게 과도하게 나오면 여드름으로 간다"며 "그런데 나이가 50대를 지나면 피지가 많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이 피지샘 주머니가 자꾸만 점처럼 증식한다"고 말했다.
피지샘 주머니가 점처럼 증식하는 '피지샘증식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피부 조직검사를 해보면 조직이 뽀글뽀글한 모양을 하고 있고, 피부 겉에서보면 노랗게 보이는 것이 피지샘증식증의 특징이다. 또 피지샘이 커지면 피부 아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점점 위로 올라와 울퉁불퉁한 노란 점이 생기게 된다.
이같은 피지샘증식증은 고령에도 잘 생기지만,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사람에게도 잘 생긴다. 김현정 교수는 "보통 면역억제제로 사이클로스포린 계열을 먹는데, 이것 때문에도 피지샘이 되게 많이 증식을 해서 얼굴 전체가 마치 사마귀처럼 노랗게 울퉁불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피지샘증식증은 연고로 해결되는 피부병은 아니다. 김 교수는 "노랗게 튀어나와 있으니까 제거를 하기 위해 오는데, 안타깝게도 약을 발라서 얘를 없애는 방법은 없다"며 "피지샘 주머니가 뽀글뽀글 위까지 올라온 것이기 때문에 얘를 태워야 한다"고 말했다.
소위 점 빼는 이산화탄소레이저로 피지샘증식증 부위를 태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 치료법인데, 한 번이 아닌 두 단계에 걸친 치료가 추천된다. 김현정 교수는 "약간 빙산처럼 생겨서 위는 요만큼 밖에 없는데, 파다보면 노란 피지샘이 넓게 있다"며 "입구보다 조금 더 깊게 레이저로 피지샘을 녹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단계적으로 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인 것은 치료를 하면서 피부가 깊게 파이더라도 피지샘이 증식했던 자리인 까닭에 회복력이 좋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피지샘증식증이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 건조하지 않다. 기존에 피지샘이 많았던 사람들의 피지샘이 많이 증식하기 때문"이라며 "상처 회복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치명적으로 파여서 안 올라오는 게 아니라 옆에 있는 표피들이 잘 채워져서 매끈하게 된다"고 말했다.
치료를 통해 얼굴이 매끈하게 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대 3개월이 걸린다. 김현정 교수는 "치료 되는데 보통 한두 달 정도에서 세달 정도까지 든다"며 "이산화탄소레이저 후 듀오덤을 붙여주는데, 그것을 너무 조기에 떼지 않으면 피부가 천천히 잘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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