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OS가 알려주는 비뇨기암의 모든 것]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이찬호 교수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등 비뇨기계 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비뇨기계 종양의 경우 로봇수술 도입 이후 수술 성적이 좋은데다 양성자 및 중입자 치료기의 등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치료환경이 좋은 편이다. 더욱이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등 효과 좋은 항암제들이 나오고 있어 진행성 비뇨기종양의 경우에도 좋은 치료 성적을 기대할만 하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대한비뇨기종양학회와 <KUOS가 알려주는 비뇨기암의 모든 것>이라는 연재를 통해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등에 대한 환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예정이다.  

신장암은 콩팥에 생기는 암이다. 신장은 우리 몸 안의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아무런 증상없이 지내다가 암이 꽤 진행된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경우 최근 5년간 (2015~2019년) 진단된 신장암의 약 22%는 진단 당시 진행성 혹은 원격 전이가 동반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술적 치료로 완치가 가능한 국소신장암과 달리 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전이가 빈번한 진행성 신장암 및 전이 신장암의 경우 약물치료가 중요하며,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로 치료를 하게 된다.

암세포 증식에 필요한 혈관생성 억제시키는 ‘표적치료제’

신장암은 전통적인 세포독성 항암제의 효과가 부족하다. 다행히 2006년에 표적치료제가 소개됐고, 진행성 및 전이 신장암 치료의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다. 신장암은 전이가 일어나게 되면 증식을 위해 혈관 신생에 관련된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분비하는 특징을 보인다. 표적치료제는 이 혈관내피성장인자를 비롯한 종양세포 증식에 관련된 신호체계만을 표적으로 하여 정밀하게 억제하는 약물이다.

지난 10여년간 Sunitinib, Pazopanib, Axitinib, Cabozantinib과 같은 다양한 표적 치료제가 개발됐고, 해당 약물의 사용으로 전이 신장암 환우들의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하지만 표적치료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지 못하는 한계로 인해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질병의 진행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암세포 공격하도록 내 몸 면역세포 활성화시키는 ‘면역항암제’

2010년대 후반부터 기존 표적치료제의 단점을 극복하는 면역항암제가 소개되어 표준 치료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면역항암제의 원리는 우리 몸에서 발생한 암을 인식하고 공격 할 수 있는 면역세포, 특히 T세포를 활성화 시켜 암을 치료하는 것이다. 면역항암제의 정식명칭은 ‘면역관문억제제’로 대표적으로 PD-1을 억제하는 Nivolumab과 Pembrolizumab이 있고, CTLA4를 억제하는 Ipilimumab이 사용되고 있다. 면역항암제의 소개로 최근 진행성 및 전이 신장암의 치료 성적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면역항암제 치료효과 탁월한 신장암–‘병용요법’으로 효과 향상 가능

면역항암제는 현재 신장암을 비롯한 폐암, 간암, 부인과 암 등의 많은 고형암에서 적용되고 있다. 다행히도 신장암은 다른 고형암에 비해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우수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신장암의 경우 면역항암제 단독 사용시 반응률은 3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대장암의 반응률인 5%와 비교시 상대적으로 우수한 효과를 나타낸다. 이러한 효과는 두 가지 종류의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혹은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 시 반응률을 40~60%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기존의 대표적 표적치료제인 Sunitinib 단독 치료와 비교시 평균 30% 이상의 생존율 향상을 이룰 수 있고, 약 5~10%의 환자에서는 약물 치료만으로 완치가 보고 되고 있다.

​대표 표적치료제인 Sunitinib과 비교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효과
​대표 표적치료제인 Sunitinib과 비교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효과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 선택 기준–'위험도’·‘전이정도’ 따라 달라

면역항암제는 전이 신장암에서 기존의 표적치료제 대비 우수한 필수치료제이기는 하지만 약제 선택 및 사용에는 세심한 주의도 필요하다. 우선 전이 병변이 많지 않은 위험도가 낮은 환자(IMDC favorable risk)의 경우 표적치료제 단독 요법은 반응률 및 생존율 측면에서 병용 요법과 유사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 선택지가 되기도 한다. 일부 전이 비투명세포 신세포암에 있어서는 표적치료제인 Cabozantinib의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단독 요법 혹은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이 약제 선택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또한 신장암 원발부위에서 육종성 변화(Sarcomatoid differentiation)가 존재하는 환자에서는 Ipilimumab과 Nivolumab의 병용요법이 장기 반응률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진단 당시 전이 병변이 많은 중증도 이상의 위험도를 가진 환자(IMDC intermediate and poor risk)에서는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이 초기 치료에 안정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주거지 근처 경험 많은 의료진 선택

전이 신장암의 치료에 있어 약제 선택만큼 중요한 것은 주거지 근처의 경험 많은 의료진 선택이다. 우선 약제 투약 방법에 있어 표적치료제는 매일 일정한 시간에 경구투약이 가능하지만 면역항암제의 경우 2~4주 간격으로 주사로 투약해야 하는 차이점이 있어 단기간 병원 방문이 필수적이다. 또한, 표적치료제의 경우 설사, 고혈압, 수족 증후군과 같은 경증이지만 비교적 자주 나타나는 부작용이, 면역항암제의 경우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드물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심한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필요 시 언제든지 방문하여 질병 관리 및 부작용 관리가 가능한 주거지 근처의 경험 많은 주치의 선택이 필수적이다.

진행성 및 전이 신장암 치료에 있어 기존의 표적치료제와 함께 새로운 면역항암제의 도입으로 신장암 환우의 장기 생존이 가능해졌다. 적절한 약제 선택과 적극적인 치료로 신장암 환우들의 쾌유를 기원한다.

이찬호 교수
이찬호 교수

이찬호 교수는 부산대병원에서 전공의, 전임의, 진료교수 수련을 받고 현재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비뇨기종양 가운데 신장암, 전립선암, 요로상피암을 주로 다루며, 전이성 및 진행성 비뇨기종양 항암치료는 물론 로봇 및 복강경수술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현재 대한비뇨기종양학회 홍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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